둘째를 고민하는 부부에게

행복 더하기

by 홍작가

우리도 처음부터 둘째를 낳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만 잘 낳아, 어서 길러서 우리 인생 찾자는 그런 생각이었죠. 하지만 인생은 정말 모르겠더군요. 그 생각은 어느새 바뀌어 있었습니다. 저는 '첫 째에 대한 사랑으로 둘째를 낳는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하루하루 첫째가 자라며 우리 부부에게 주는 기쁨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겠죠. 아이와 함께 만들어가는 추억이 상상에 상상을 더했습니다. 그리고 늘 이야기했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행복한데, 아이가 한 명 더 있으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주변의 영향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제 아내의 친구는 남매를 기르고 있는데 가끔 그 집에 놀러 가 보면 두 아이가 눈앞에서 즐거이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예뻐 보였죠. 그런 모습이 둘 째에 대한 마음을 더 크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두려움도 있었죠. 누구나 그렇듯 첫 째를 기를 때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준비를 하지만 사실 준비한 만큼 제대로 육아에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사람을 기르는 일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인생에서 처음 겪는 일인 만큼 매 순간 당황도 많이 합니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하나하나 배워가는 것이죠. 저는 지금도 기억합니다. 갑자기 열이 40도로 올라 다급히 아내의 전화를 받고 운전대를 급히 잡았던 때를요. 100일도 안된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아서 새벽 내내 안고 있었던 때도 있었죠. 언제 잠들지 모르는 아이를 돌보며 몰려오는 졸음과 쌓여가는 피곤함을 견디며 괴로워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다가 품에서 잠든 아기는 침대에 내려놓으면 깨기 일쑤이기도 했죠. 맞벌이를 하면서 온갖 피곤을 이겨내며 첫째를 키웠던 순간들이 마치 트라우마처럼 떠오릅니다. 사실 온통 힘들었던 순간들이죠. 이런 기억이 둘째 임신이라는 생각의 발목을 잡기도 했습니다. 둘째를 낳으면 다시 그 일을 반복해야 하는데 자신이 없었습니다. 또한 제가 낳고 싶어 해도 아내의 마음이 제일 중요하기도 했습니다. 육아는 함께 하는 것이지만 임신부터 출산 그리고 그 이후의 육아까지 제일 힘든 사람은 바로 아내입니다. 남편도 힘들지만 정신적인 것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까지도 고스란히 모두 감당해야 하는 아내의 고충과 어려움을 남편들은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이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우리 잘할 수 있을까.


하지만 육아에 대한 모든 걱정은 둘째를 낳는 순간 모두 사라졌습니다. 우리 부부의 눈에는 오직 아주 작고 귀여운 예쁜 아기만 보였습니다. 이때 우리는 인생을 다시 사는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첫 째를 기르며 누리지 못했던 '육아의 기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생명 탄생 그 자체가 가져다주는 기쁨도 컸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의 작은 손과 발, 꼬물거리는 아주 작은 움직임까지 세밀하게 느껴졌습니다. 아기의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이 그저 신기하고 새로웠으며 생명의 신비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상하죠. 분명 다시 시작하는 육아는 어렵고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기쁘고 즐거웠으니까요. 아마도 첫 째를 길러본 '경험의 힘'때문이었겠죠. 첫 째때 이미 시행착오를 다 겪었기 때문에 둘 째 육아는 제법 능숙하게 해냈습니다. 그렇다고 육아 자체가 아예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첫 째를 기를 때와 마찬가지로 잠 못 자고 수유하고 트림시키고 재우고 하는 과정 등은 똑같았지만 모든 육아의 상황이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처가 수월했습니다. 마치 실무자에서 관리자의 입장이 되었다고 할까요.



아이들은 부모에게 끝까지 기쁨이 된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한 임직원 분이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둘 째는 커가며 점점 더 저와 아내에게 큰 기쁨이 됐습니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 그 자체가 기쁨이었고 보람이 었죠. 여기에 첫 째의 기쁨까지 더해져 우리가 처음 상상했던 것보다 그 이상의 기쁨을 지금은 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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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첫 째와 둘 째는 4살 차이가 나지만 함께 잘 어울려 지낸다. 오른쪽: 아빠와 첫 째 딸의 행복한 시간


뿐만 아니죠. 저희는 둘째를 '복덩이'라고 여깁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좋은 일들일 생겨난다고 합니다. 둘째를 키울 생각에 집도 넓히고 차도 넓혔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기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아내와 고민하고 함께 공부한 결과였습니다. 아마 둘째가 생기지 않았다면 더 나은 삶을 위한 환경 조성에 시간과 노력을 시간을 더 앞당겨 쏟아붓지 않았겠죠.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살 수 있는 기회도 생겼죠. 첫 째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부모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기 때문에 과감히 경제활동을 내려놓고 그동안 모아둔 경제적인 힘으로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키웠습니다. 저와 아내가 늘 꿈꾸던 생활이었죠. 아이들은 늘 온종일 엄마 아빠와 함께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무척 힘든 일이지만 아이가 태어나는 동시에 세상의 축복도 함께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축복이 어떤 식이든, 적어도 이 말은 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둘째를 낳는 일에 가장 큰 핵심은 바로 '부부가 진정으로 둘째를 원하는가'입니다. 제 주변에는 다들 둘은 낳으니까 하는 생각으로 둘째를 갖는 경우를 봅니다. 물론 아기를 여러 이유로 가질 수 있겠지만 진정으로 원해야 아이를 낳아도 잘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진정으로 아기를 원하는 감정이 중요하죠. 그래야 의무적으로나 혹은 적당히 일처럼 육아를 하지 않고 애정을 가지고 마음을 다해 최선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를 낳기 전 저희 부모님(본가) 특히 어머니는 가끔씩 둘째를 가질 생각이 있는지 물으시거나 둘째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시곤 하셨습니다. 저는 늘 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딱 잘라서 이야기했었습니다. 아기를 갖는 일이 절대로 누군가의 요구에 의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는 오직 부부, 두 사람의 몫이자 선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IMG_1938.jpg 유치원 등원 준비를 하는 동안 첫 째 딸 얼굴에 로션을 발라주는 남편


또한 한 가지 둘째를 갖게 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부부간의 육아에 대한 신뢰와 기대입니다. 특히 남편에 대한 신뢰죠. 아내는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신과 함께라면 둘 째도 낳아서 잘 기를 수 있을 것 같아"라고요. 제 아내 친구에게도 둘째를 낳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를 물어보니 역시 마찬가지였죠. 첫 째를 함께 기르며 쌓인 육아에 대한 신뢰가 둘 째의 출산까지 영향을 준 것이었죠. 첫 째를 함께 기르면서 쌓아온 좋은 추억과 기쁜 순간들이 빚어낸 결과가 아니었을까요. 출산의 바탕에는 결국 부부간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낳는 것도 기르는 것도 모두 부부의 몫이니까요. 육아가 아무리 힘들어도 부부간의 사이가 좋고 행복하면 힘든 육아를 잘 견디며 기쁨을 느낄 수 있죠. 육아가 힘든 건 참아도 부부간의 사이가 좋지 못한 것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지 않을까요. 육아를 하며 서로 많이 사랑하고 즐기세요. 둘 째에 대한 기회로 이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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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둘째를 생각하고 있다면 꼭 낳으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둘째를 낳아 기르는 일 자체가 첫 째 양육과 맞물려 힘들기는 하지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어느 정도냐면 셋째를 생각해볼 정도로요. 결국 인간의 모든 행위는 '행복'에 맞춰져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행복하고 싶어서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일을 하고 마는 것이죠. 저와 아내는 행복을 위해 둘째를 선택했고 그 선택을 매우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온통 육아의 어려움만을 이야기 하지만 아이를 기르며 누리는 기쁨과 행복은 그 어려움보다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고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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