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필수 요리: 채수우려내는 법
채식요리의 문을 열어주는 '채수'
채식을 한다고 해서 모든 요리를 다시 배울 필요는 없다. 몇 가지만 바꾸고 다시 배우면 충분히 채식을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스텝에서는 국물요리의 핵심이 되는 '채수'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물론 채수 만드는 법을 알았다고 요리까지 잘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채식을 하면 요리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럴 때 가장 어려운 요리가 바로 국물요리다. 국물요리의 핵심은 소위 '육수'인데, 채식을 하면 해산물이나 고기로 우려내는 '육수'를 쓸 수 없으니 난감하다.
그러나 '채수'를 쓰면 우리가 원래 먹었던 미역국, 뭇국, 콩나물국, 된장찌개 등을 채식을 하기 전과 동일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나는 채수를 내는 법에 익숙해지고 나서부터 모든 국과 찌개 심지어 조림까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쉽게 만들 수 있었다. 요리의 신세계를 맛보는 기분이었다. 낯설게 느껴지기만 하는 '채수'라는 요리에 익숙해지자. 분명 유용할 것이다.
맨 아래 채수로 만드는 '버섯매운탕' 영상을 보면 '채수'로 만드는 국물요리에 대한 이해를 더 잘할 수 있다.
만능 채수를 배우자!
육류 위주의 오래된 식습관이 요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들었다. 고기 없이는 아무 음식도 할 수 없다는 두려움까지 생겼다. 특히 국물 요리가 그렇다. 대부분의 국물요리는 해산물(멸치 등)또는 육류로 우려낸 육수로 만든다. 그러다 보니 채소만으로도 국물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애초에 하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채식에 관한 다양한 책과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미역국 혹은 된장찌개 채수만으로도 충분히 맛있게 끓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채수는 특별한 어떤 맛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밋밋한 국물을 맛있게 만들 만큼 감칠맛이 있고 뒷맛이 깔끔하고 담백하다. 또한 채수를 배워두면 국이나 찌개, 조림, 덮밥소스 등의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만능'이다. 꼭 알아두자!
모든 채소는 채수용이다.
대부분의 채소는 끓이면 감칠맛이 배어 나오므로 어떠한 채소를 채수용으로 사용해도 나쁘지 않다. 채수용 채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된장찌개에 감자를 넣고 끓이면 그 자체가 국물을 우려내는 채소이자 맛있는 건더기다. 된장찌개에 무를 넣을 수도 있다. 그러면 국물이 깔끔하고 감칠맛이 나면서 텁텁한 맛이 사라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국물음식의 개념에서 벗어나서 여러 채소를 다양하게 넣어보자. 더욱더 풍미 있고 감칠맛 나는 국물요리를 할 수 있다.
모든 채소는 껍질째 우려내자.
채수를 낼 때는 껍질째 사용해야 제대로 된 국물을 우려낼 수 있다. 당근, 양파, 대파, 무는 깨끗이 씻어서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많은 영양소가 껍질에 있고 이 껍질에서 감칠맛이 우러난다. 특히 파는 뿌리까지 다 넣어서 끓이자. 파뿌리에 높은 함량으로 포함된 알리신 성분은 인슐린의 정상적인 분비를 돕는 작용을 통해 당뇨 예방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뼈를 건강해주는 무기질인 칼슘이 풍부하다.
채수의 기본
채수를 잘 내려면 채수를 낼 때 좋은 감칠맛과 풍미를 내주는 채소에 대해 알아두면 좋다. 여러 채 소를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매번 그렇게는 하기 어렵다. 그래서 감칠맛을 많이 내주고 쓰기 유용한 채소들을 모아서 소개한다.
1. 주로 쓰는 채수 재료: 다시마와 대파
이 두 가지 식재료만 있으면 모든 국과 찌개를 끓일 수 있다. 많은 식재료가 필요 없다. 딱 두 가지다. 다른 채소에 비해 양은 적지만 감칠맛의 수준이 월등히 높다. 다른 채소가 없으면 다시마 만이라도 끓여서 채수를 우려낼 수 있다. 그만큼 다시마의 감칠맛은 참 진하다. 다시마는 국물을 우려낸 뒤 버리지 말고 그대로 먹어도 된다.
*다시마는 조림을 할 때도 넣어주면 감칠맛이 배어 나와 조림이 더 맛있어진다. 다시마는 부피가 작지만 감칠맛이 좋기 때문에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 늘 구비해두도록 하자!
2. 맛이 업그레이드 되는 채수용 식재료: 무
우리 집의 대부분 국과 찌개에는 무가 들어간다. 심지어 미역국에도 무가 들어간다. 이상할 것 같지만 전혀 이상하지 않다. 국물의 텁텁한 맛을 완화시켜준다. 따뜻한 국물 함께 부드럽게 씹히는 무의 식감이 좋다. 무를 넣자. 특히 가을과 겨울 무는 값이 싸고 아주 맛있다. 면역력까지 덤으로 챙겨주는 고마운 채소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모든 국과 찌개에 넣어보자.
3. 고급 채수용 식재료: 생표고버섯, 마른 표고버섯
생표고
채수를 우려낸 뒤에 다른 식재료를 넣고 한 번 더 끓일 때 넣으면 버섯향을 그대로 살리면서 국물에 고급스러운 풍미를 더 한다.
마른 표고
채소를 우려내기 시작할 때부터 같이 넣고 끓인다. 편으로 썰어서 말린 것도 있고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서 말린 것도 있다. 말린 버섯은 풍미가 더 깊다. 그리고 쓰기 편하다. 채수로 우리는 동시에 건더기로도 먹을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
4. 채수의 구원투수: 표고버섯 가루
한oo이나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는다. 채수를 우려 낼 식재료가 부족할 때 넣어서 감칠맛을 낼 수 있다. 또는 감칠맛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넣어서 감칠맛을 보충할 수 있다. 다만 가루형태이기 때문에 텁텁함을 느낄 수도 있다. 분말형이기 때문에 물이 끓기 시작하면 조금씩 넣어서 섞어주자. 저장이 편리해서 한 번 사두면 오래 쓸 수 있다.
채수 끓이는 법
1. 물 300ml/다시마 5장(가로/세로 3cm) 넣고, 대파는 한 뿌리(뿌리 째) 넣는다.
2. 냄비의 뚜껑을 닫고 물이 끓는 순간부터 20분 정도 끓이면 된다.
3. 감칠맛이 나고 약간 소금을 넣은 듯한 간간한 맛이 나면 완성.
채수는 국, 찌개, 조림, 덮밥용 소스 등의 모든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 육수 대신 채수를 사용하는 것일 뿐 모든 요리의 조리법은 같다. 요리에서 육수를 걷어내면 '진짜 맛'이 보인다. 요리 안의 다양한 식재료의 맛이 골고루 느껴진다. 그만큼 육수는 음식의 맛과 향을 많이 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요리가 맛있다고 느낄 때는 모든 식재료의 맛이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낼 때다. 그런 조화의 핵심에 '채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