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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닉샘 Nick Sam Mar 22. 2019

아이들은 원래 잘 놉니다

[모임후기] 미래를만드는교육읽기 45차 - 놀이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미교독 마흔다섯 번째 모임의 기록을 남깁니다.


테마 : 아이의 놀이를 위해 어른은 무엇을 할까?
일시 : 2019년 2월 27일(수) 19시 30분
장소 : 온더레코드 (서울 혜화역 근처)
참석 : 11명


반갑습니다


‘아이의 놀이를 위해 어른은 무엇을 할까?’라는 질문을 함께 나누기 위해 이번 모임에도 다양한 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대안학교를 졸업한 대학생, 북유럽 교육을 공부하시는 창업가, IT교육을 진행하시는 프리랜서 선생님,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선생님, 사회복지 관련 일을 하시는 청년, IT 개발자 아버지, 놀이 환경을 점검하고 놀이 실험에 대한 지원 관련 일을 하시는 어머니 등..


다양한 시각에서 놀이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놀이의 추억


서로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마치고 각자의 어린 시절의 놀이 추억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린 시절 놀이를 나눈 것은 서로 간의 공감을 위한 스몰 톡 smaill talk이었습니다. 하지만 11명의 놀이 추억을 나누자 의외의 결과가 생겼습니다. 서로가 자란 놀이 환경과 즐겼던 놀이가 너무나도 달랐던 것입니다.


산골의 자연에서, 동네 골목에서, 하천 주위 공사(?) 환경에서 심지어는 공단의 폐자재 사이에서 놀며 자란 분도 계셨습니다. 또한 집에서 조용히 건담 프라모델과 같은 만들기를 즐기셨던 분도 계십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놀이에 ‘부모와 어른’의 기억은 없다는 공통점. 놀이의 환경도 주제도 달랐지만 대부분 어른의 간섭과 개입 없이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신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공감대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놀이’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놀이


현재 우리 아이들의 놀이와 놀이 환경은 어떨까.


학원에 가느냐 놀이 시간이 부족한 아이들, 아이들이 오지 않은 놀이터, 스마트폰과 게임에 빼앗기는 놀이 시간... 가이드북과 많은 기사를 통해 접할 수 있는 현실은 보통 이렇습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의 사례를 돌아보니 훨씬 더 다양한 측면에서 놀이의 현실을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함께 나눈 이야기들은 아래와 같은 것들입니다.


* 놀이터의 안전이 논란이 되지만, 동네와 골목 자체의 안전 문제로 거리에 아이들의 바깥활동이 어렵다.

* 스마트폰과 게임은 늦은 시간까지 학업에 내몰리는 아이들에게 중간중간 짧은 휴식 시간을 위한 아이들의 유일한 도피처가 된다.

* 온라인의 유해성과 오프라인 놀이의 필요성을 논하기보다는 어느 쪽이든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우선이다.

* 시골과 자연 속의 놀이 환경을 바라지만 막상 시골의 아이들일수록 더 다양하지 못한 놀이 환경에 갈증을 느끼고 스마트폰과 디지털 게임 등으로만 빠져들 수 있다.

* 디지털(온라인) 환경에 노출을 막는 것보다는 적절한 노출 시기와 사전 교육이 다 중요하다.

* 다양한 놀이나 놀잇감보다는 함께 놀 친구가 더 필요하다.

* 부모는 아이에게 놀이를 제안하기보다 아이를 지켜보며 아이의 성향과 관심 파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아이들은 원래 잘 논다.


서로의 이야기에서 꼬리를 물고 생겨나는 새로운 사례와 새로운 생각, 새로운 인사이트에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되었습니다. 아이들의 놀이 현실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어른의 역할, 즉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아이들의 놀이을 위해 어른은 무엇을 할까?


아이들의 자유롭고 건강한 놀이를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속에 자리 잡은 어른의 역할을 포스트잇에 쓰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아이를 믿고 지켜보며 아이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 바람직한 놀이란 없다. 어른이 잘 놀면 아이도 잘 논다.
* 함께 놀 친구, 이웃, 가족, 공동체 만들어주기.
* 자연을 접하며 놀 수 있게 해 주기.
* 한발 물러서서 기다려주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기.
*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기.
* 아이가 놀이의 주인이 되고 어른은 아이의 손님이 되어주기.

아이마다 가정마다 놀이의 환경과 놀이의 방법은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대화를 통해 아이의 놀이를 위한 어른의 역할은 그 다름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어떤 구체적이 놀이의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아이의 놀이 시간과 선택권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닿았습니다. 또한 이런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가족들이 더 많이 함께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끝으로 이번 모임의 소감을 나누며 대화를 마무리했습니다. 부모님 한 분이 던지신 질문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대화를 나누는 모임에 아이들이 함께 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맞습니다. 아이들의 놀이, 아이들의 교육, 아이들의 미래를 제대로 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생각과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마음의 경종을 울리는 질문이자 소감이었습니다. 그리고 희망을 느꼈습니다.

미교독 모임을 하고 있는 이 시간, 지금 당장 아이이와 가족이 함께 할 수 없음이 늘 아쉽습니다. 하지만 곧 미교독의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를 기대하고 또 마음을 다집니다.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쌓여가며 함께 하고 싶은 것들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짐을 느낍니다.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주는 것 그리고 다양성과 함께 함의 가치를 공감하는 가족들이 우리 주위에 더 많아지기를 희망해봅니다. 곧 그런 가족들이 삼삼오오 함께 하는 다양한 공동체에 대한 희망을 가져봅니다.

긴 후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모임은 3월 27일 ‘디지털 리터러시’라는 주제와 함께 합니다.

그럼 곧 다시 만나요!
늘 감사합니다.


*미교독 페이스북 페이지 www.facebook.com/redumf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함께 하는 미교독 본모임은 새로운 배움을 찾는 교육자을 위한 라이브러리 ‘온더레코드’의 공간 지원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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