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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로 영어 '공부' 하지 않기

by SW




미드를 보면 나도 모르게 '공부'라고 느껴지는게 싫었다.

무엇을 하든 '재미'있어야 하며
내가 주체가 되어야 하고 부담스럽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라
요놈의 미드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영 족쇄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통대준비를 하면서도 미드를 가지고 요리조리 정말 다양하게 요리해봤었다.
자막을 끄고 봤다가 영어자막을 틀어서 보고 그 다음에 소리는 끄고 한글 자막만 켜보는등
별 방법을 다해봤지만 지속성은 제로 였다.

그래서 그 후로 미드를 끊고(?) 꽤 오랜시간을 지냈었다.




하지만 최근 여러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나만의 방법을 찾았다.

똭!!!! 내 스타일이었다.
부담스럽게 귀를 쫑긋하고 들리는지 안들리는지 주구장창 신경쓰고 있지 않아도 되고
자막을 껐다 켰다 난리법석을 떨 필요도 없으며
본 내용을 다시 돌리고 돌려서 아는 내용을 다시 꾸역꾸역 볼 필요도 없다.

바로
한글 자막을 1초 먼저 보고
영어 대사를 들을 것!

이것이야 말로 한영 동시통역의 모법답안을 끝없이 듣는 격!!!!!

귀보다 눈이 빠르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아는 단어, 아는 표현이 귀로도 들린다고.

사실 내가 몇 년동안 매일 해봤지만 모르는 단어, 모르는 표현은 10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5배 느린 속도로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그 시간에 차라리 스크립트를 열고 들리지않는
말이 무슨 말이었는지
눈으로 보고
못알아들은 영어단어나 표현을 외우는 편이 더 빠르다.

마찬가지로
미드에서도 모든 영어를 알아듣기는 어렵다.
'아는 영어는 들릴 것이고
그 표현을 알면 들리기도 한다.'는 생각으로 눈으로 1초먼저 자막을 보고 영어대사를 들어보자.

그러면 중간중간
"오! 이런 말을 영어로 이렇게 하는구나!" 라는 깨달음이 올 것이다.


어떤 대사에서는 한글 자막을 먼저 눈으로 훑은 뒤,
혹시 영어로 "~~~"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 되기도 한다.
그 때 바로 이어서 흘러나오는 대사가 나의 예상과 맞을 때의 그 희열이란.!!

나의 예상과 실제 대사가 다르다해도 손해볼 건 없다.
내가 학생분들과 수업할 때도 사용하는 기법(?) 중 하나인데,
내가 먼저 영어로 이렇지 않을까? 예상해보았다가 좋은 답안을 알게되면 처음부터 그 표현을 알게되었을 때보다 더 오래 각인된다.

이런식으로 미드나 영화를 보다보면
내용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들려야해 들려야해!! 알아들어야해!!!!!!!라는 스트레스도 없고
재미있게 영어를 체험해 볼 수 있다.

한 가지만 욕심을 내자면
영화나 미드를 본 뒤, 빠르게 어떤 내용이었는지 잠시만 떠올려보자.

그리고 그 줄거리를 생각하는동안

눈으로 본 한글자막과 귀로 들은 영어의 매칭이 와닿았던 하나의 장면은 생각날 것이고
그리하면
하나의 표현은 남을 것이다.

그 표현만,
가져가면 된다.

그것뿐이다.

더이상 욕심내지 말자.
그 때 부터 미드는 '공부'가 되니까.

p.s:
하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공식' (혹은 믿을만한) 자막일 것.

거기다가 플러스,
너무 심한 의역이나 오역이 없는 꽤 맛깔스럽게 영어의 뜻을 한국어스럽게 잘~ 풀어낸 자막이면 금상첨화.

음악도 그러하고 미술작품도 그러하듯 번역도 자막 번역도 나에게 맞는 스타일이 있다.

공신력있는 공식 자막 + 나와 스타일이 맞는 맛깔스러운 자막을 가진 영화 혹은 미드와 함께해보자.


[영변의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OR-QiPhecOLQmcWLRAjI-w/featu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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