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을 얻고 우리는 무엇을 잃었을까?
무의식적으로 살다가 한 번쯤 '아 맞다.' 하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제목처럼 편안함에 습.격.을 당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우리는, 적어도 나는 좀 더 편안한 것에 나도 모르게 몸과 마음이 자석처럼 끌려간다. 그 편안함은 내가 요구하지 않았더라도 내 주위 도처에 널려 있고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는 자연스럽게 편안함 쪽으로 몸이 간다. 가장 쉬운 예는 계단보다 에스컬레이터가 편하고 조금 걸어도 되는 길도 차를 타고, 배가 고프지 않아도 먹고 싶었던 것이 있으면 먹고, 힘든 산행보다는 멋지고 편안한 관광지를 선호하고..
누가 시켜서 그런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된다. 점점 편한 것에 길들여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편안함을 얻는 대신 무엇을 잃었을까? 그 잃어가는 것들도 서서히 나도 모르게 삭제되고 있을 것이다. 점점 움직이지 않으니 근육은 퇴화하고 질병에 시달리기도 하고, 물론 약이 또 좋아져서 그런 것쯤은 의료의 힘을 빌리면 되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정신적으로도 나태해지고 있는, 그래서 몸이 아픈 사람만큼 마음이 아픈 사람들도 늘고 있는 듯하다.
저자는 극한의 상황인 알래스카에서의 순록 사냥에 나선다. 고립된 곳에서 최소한의 자원을 가지고 순록을 사냥하는 일을.. 제대로 씻지도, 먹지도, 자지도 못할 수 있는 그 과정을 통해서 그는 그동안 편안함 속에서, 도시의 소음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왔던 삶에서 잊고 있었던 것들, 놓치고 있던 것들을 깨닫는다.
진정한 배고픔과 죽을 수도 있다는 극한 상황 속에서 죽음을 생각하고 사냥으로 얻게 된 순록의 무게를 감당하는 짊(?)을 옮겨야 하는 피할 수 없는 극한의 상황과 그러한 불편함 뒤에 찾아오는 성취와 더불어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오히려 그러한 일을 겪어 봤기에 안락함과 편안함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될 수도 있었다고 한다.
치열한 하루를 , 일주일을 보내고 나면 쉬고 싶어진다. 쉬는 것이 편하게 누워 맛있는 것을 먹고 잠을 자고 이러는 것이라 생각하며 그 안락함에 기대를 한다. 그런데 막상 휴일에 그러고 나면 오후가 되면 왠지 더 찌뿌드하고 하루 종일 내가 뭘 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히려 귀찮더라도 운동을 하거나 몸을 움직이고 나면 그 시작이 어려웠을 뿐 하고 나서는 더 뿌듯함을 느끼는 그런 경험은 있을 것이다.
견디기 힘든 정도 고강도 운동을 하고 그것을 이루어냈을 때의 성취감은 몸에도, 마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날이 춥다고 지금 핑계를 살짝 대고 있기는 하지만 내 삶의 방식을 조금 바꿔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못해, 힘들어 '하는 포기보다는 '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보다는 그래 '일단 해 보자' 하는 결심을 하기로 한다.
'물론 편안함과 편리함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인 '행복하고 건강한 삶'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를 늘 진보시키지만은 않았다. 점점 과도하게 편안하고 풍족함이 넘치는 환경에만 머물렀던 우리의 지난날은 아무도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이제 인류는 심오하고 깊이 있는 경험을 할 기회가 극히 제한되었다. 마땅히 겪어야 할 경험들은 더 이상 우리의 삶과 아무 관련이 없어졌다. 이는 의심할 여지없이 인간을 변화시켰고, 그 방향이 늘 최선은 아니었다. (p. 40)'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편안함에 익숙해서 우리의 자연스러운 동작들과 신체 능력을 점점 잃어버리고 있다. 의식적으로 불편함을 감수하고 목적 있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즉 편안함이 점점 우리의 삶에 침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밀어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갈수록 더 약하고 병든 존재가 될 것이다.(p. 395)'
'"만약 우리가 매일 똑같은 일만 반복한다면, 나중에 삶을 돌아볼 때 그 스크랩북은 텅 비어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더 많은 경험을 해야 하죠. 그래야 우리의 스크랩북에 더 많은 기억이 남고, 그러면 시간이 의미 없이 흘러간다는 느낌이 들 수가 없습니다. 새롭고 의미 있는 경험을 할 때는 모든 순간들이 머릿속에 기억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게 되는 거죠." (p. 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