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드만의 작은 서재 Aug 27. 2023

"엄마. 생신 축하드려요"

이부자 오 모녀의 강화여름여행

엄마의 생신은 한 여름이고, 아빠의 생신은 한 겨울이다.

그래서 핑계김에(?) 엄마, 아빠 생신 때마다 여름, 겨울 가족 여행을 간다. 처음에는 장소 정하고 일정 짜고 메뉴 정하고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장소도 멀지 않은 곳의 펜션 (강화도의 한 펜션)을 정해 놓고 해마다 그곳으로 간다. 메뉴도 삼겹살 바비큐에 강화풍물시장에서 산 장어구이로 통일이다.  그러다 보니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이 매우 간단해졌다. 매년 같은 곳에서 같은 메뉴여서 조금 질릴 것 같지만 그래도 해마다 새롭고 좋은 것은 우리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도 그렇게 떠나게 된 '엄마 생신 기념 여름 가족 여행' ( 좀 길다)이었다.

언니네가 장을 보고 (마실 것과 주전부리), 혜진이네가 엄마 아빠 모셔오기와 장어 담당 ( 둘 중 하나만 하라고 했더니 하던 대로 한다고 해서 다 하라고 했다) 막내 태윤이가 케이크와 행사 담당이었다.

나는 빠진 거 공수하기 담당.

3시에 펜션에 모여 간단히 담화를 나누며 간단히 맥주 한 잔을 즐긴다.  모여서 인원 점검을 해 보니 이번 여행은 열외 없이 모두 참석이었다.  덴마크에 있는 현진이네 4 식구를 제외한 16명이 모두 모였다.

이렇게 모이기도 힘든데 (조카들 일정이 맞지 않아 간간히 한 두 명이 못 오기도 했었다.)

모인 김에 엄마 생신 기념 촬영을 먼저 했다.  최대한 재미있게.. ^*^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인 먹방 시간이다.

아빠가 이번에 사위들, 손주들 실컷 먹인다고 장어를 6kg나 쏘셨다. 초벌 구이 된 장어를 굽고 제주도에서 공수해 온 오겹살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구워준 제부와 태윤이 덕분이 모두 맛있게 식사를 했다.



그리고는 본격적인 물놀이다.

이 펜션의 좋은 점이 앞의 풀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 깊은 풀장은 아니지만 바다를 내려다보며 발도 담그고 간단히 물놀이하면서 맥주도 마실 수 있는 그런 점이 강점이다.

시원하게 물놀이하면서 음악도 듣고 이야기도 나누도 장난도 치고..

이날은 아빠가 기분이 좋으셨는지  '아 목동아'부터 '뜨거운 안녕'까지 노래 부르시고 마이크를 이어받은 엄마도 한 곳 뽑으셨다. (진짜 마이크가 아니라 육성 마이크.)



그렇게 풀 주변에 어둠이 내릴 때까지 놀다가 들어가서 씻은 후

사위와 엄마 아빠는 본격적인 스포츠(?)를 즐기신다. 고우하고 스톱하시는 거  ^*^

조카들은 자기 네 끼라 모여 보드게임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또 한쪽에서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원하는 것(?)을 마시며 이야기와 웃음꽃을 피운다.


이 패턴이 항상 똑같은 여행이다.

그런데 해마다 새롭고 재미있다. 이야기의 주제는 그때그때마다 바뀐다. 했던 얘기 또 하면서 웃는다.

옛날 얘기하면서 웃는다.  뭐가 재미있다고 깔깔 웃는다. 이럴려고 이 여행을 하는거다.

엄마 아빠의 그늘 아래서 맘 놓고 웃고 떠들고 싶어서...그렇게 밤을 지새우다가 각자 편안한 잠자리에서 잠이 든다.


아침에는 엄마의 달그닥거리는 소리에 깬다. 어젯밤 마무리 못한 뒷설거지와 우리 아침밥을 챙기시는 엄마의 그 달그닥거림 소리가 푸근하고 좋다.

엄마가 차려주는 아침 먹어야지... 하며 잠을 더 청한다.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해마다 하는 이 여행을 되도록이면 오래 하고 싶다.

건강한 엄마,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이 여행을.. ^*^

매거진의 이전글 세 커플의 무모한(?)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