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침묵과의 대화
'이 어둠은 나를 두렵게 한다. 나는 정말 두렵다. 그런데 이것은 차분하고 조용한 두려움이다. 불안함이 없는 두려움. 하지만 나는 진실로 두렵다. 이것은 다만 한 마디 말일뿐이지 않은가. 나의 내면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일종의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서로 연결되지 않은 수많은 움직임, 헝클어진 움직임, 거칠고 불규칙적이며 고 루지 않은 움직임들이다. (p.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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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귀에 들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귀를 기울인다. 내게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을 때, 나는 들을 수 있다. 이 또한 무의미한 말장난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이렇게 말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 나는 듣고 있다. 정적을, 아무 소리도 없는 고요함을,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적어도 신의 목소리와는 거리가 먼 소리를. (p.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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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인다는 말, 순백색이라는 말, 빛을 발한다는 말의 의미도 사라진 것 같다. 마치 모든 것의 의미가 사라진 것 같다. 의미라는 것, 그렇다, 의미라 는 것 자체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모든 것은 단지 거기 있을 뿐이고, 그것들은 모두 의미 그 자체다,(p.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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