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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드만의 작은 서재 Sep 08. 2024

[리뷰] 그 여름으로 데려다줘 - 줄리안 맥클린

나의 특별한 날은 내가 만드는 것..


올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웠다. 하지만 '다 지나간다'라는 말처럼 어느샌가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한 기운을 느끼면서 이제 이 여름도 이별을 고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름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 이야기의 배경이 아름다운 토스카나의 한 여름이고 지금 읽기에 딱 좋았던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이태리, 토스카나, 와이너리, 출생의 비밀, 막대한 유산, 가족, 이해와 화해, 새 출발...
이러한 단어의 의미들이 모두 녹아있는, 재미도 있고, 감동과 함께 다시 한번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이다.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밝혀진 출생의 비밀, 하지만 그것은 끝까지 비밀로 해 달라는 엄마의 부탁,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친부로부터 받게 된 유산 ( 토스카나의 와이너리) 피오나는 이 불확실한 모든 것의 실체를 알기 위해 이태리로 항하게 되고 그곳에서 진실과 더불어 자신의 내면에 잠자고 있던 스스로의 참모습을 찾게 된다.
일단 눈앞에 펼쳐진 포도밭의 장관을 상상하고 그 포도로 만들어진 와인의 맛을 머릿속으로 음미해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그 안에서 일어난 한 여름밤의 꿈과 같은 사랑의 이야기는 와인과 곁들이는 달콤함이었다. 물론 달콤함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괴로움과 번민의 씁쓸하고 떫은맛도 있었다. 하지만 와인은 숙성이 되고 그 숙성되는 만큼 더 향기롭고 가치 있는 와인이 되듯이 그들도 그 힘겨움 속에서 자신보다는 상대방을 위해 그것을 참아내고 배려함으로써 더욱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어낸 듯하다. 하지만 그 또한 일종의 욕심일 수 있어서 아쉬움이 남기도 하는 마지막이기도 했다.
여름이 가기 전에 유럽 여행을 한 번 더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책 읽기여서 더욱 좋았다.


'"왜 사람들은 좋은 걸 누리기 위해, 특별한 날만을 기다리는 걸까요? 자신만의 특별한 날을 만들어서 언제든 만끽할 수도 있을 텐데요."
( p. 154)'

'소크라테스가 말했죠. 무언가를 아는 것은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에서 시작한다고요. 삶에 있어서 저는 아직 배울 것이 많은 학생일 뿐이에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p. 153)'

'그동안 나는 되도록 후회 없는 삶을 살려고 애썼다. 그렇지만 이제는 후회도 내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나는 한낱 인간일 뿐이니까. 아무리 애쓴다 한들 후회라는 감정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그 감정에 매몰되지 않기로, 그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나는 대체로 내 삶이 흘러가는 과정을 받아들여 왔다. 그러니, 내가 가지고 있는 용서라는 미덕과 후회라는 감정까지도 나의 인간성이라 여기며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아침, 내가 받은 축복을 마음속으로 되새기면서. ( p. 469)'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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