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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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는 태양아래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은 '역사의 시간'을 체감하기에 좋은 100년이었다. 그토록 많은 것이 사라지고 생겨난 100년은 없었다." (책소개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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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역사를 배울 때 항상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근대사, 현대사는 자세하게 다루지 못하고 끝나버렸던 기억이다.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배우며 그 해에 일어났던 주요한 사건들, 그 사건들의 의미와 장단점등을 일률적으로 외우고 옳고 그름을 맞추는 식의 역사공부를 했다.
이 책은 그러한 부담(?)에서 벗어나 20세기에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있는 그대로 읽어 내려갈 수 있어서 좋았다. 지식 소매상 유시민 작가의 스토리탤링에 어느새 빠져들어 마치 영화나 소설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20세기에는 세계전쟁도 2차례나 있었고, 이데올로기의 대립(공산주의, 민주주의, 사회주의 증)으로 인한 냉전, 그 과정에서 생겨난 비극(히틀러, 팔레스타인. 베트남 등)도 존재했다. 책소개의 말처럼 많은 것들이 생기고 사라졌던 시기였다.
하늘 아래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들도 있지만 팔레스타인, 핵무기 등은 여전히 진행 중인 역사의 시간이다.
21세기는 과학 문명의 발달로 앞으로 우리가 어떤 역사를 써 내려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역사의 시간'은 '우주의 시간'과 같은 무한한 것이 아님을 인식하고 스스로 개발한 핵무나 기후 온난화 등으로 인해 인류가 절멸하는 날이 오지 않고 문명의 발달이 우리 삶의 풍요로움으로 이어지고, 그리하여 훗날 21세기를 이야기할 때 20세기와 같은 치열함이 아니라 공존, 연대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젊은 날 지명수배를 피해 골방에서 써 내려갔던 책.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돼서 덕분에(?) 유학도 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때의 초판이 다시 전면개정되어 30여 년 후에도 읽힐 수 있는 것은 유시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한다.
이후로 그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를 읽어보려 한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Yuval Ilarari)는 지구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인 호모사피엔스가 신이 되려고 한다면서, 힘은 세지만 책임의식은 없는 신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인간이 당장 신이 된다면 틀림없이 그런 신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인간이 신이 되리라고 보지 않는다. 인류가 유전자를 조작해 생명을 창조하고 파괴하는 능력을 확보할 때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핵전쟁이나 기후변화로 그 이전에 절멸할 확률보다 높다는 보장이 없다. 만약 절멸의 운명을 피하는 데 성공할 만큼 인류가 현명해진 다면 어느 정도 책임의식을 지닌 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예상치 못한 결론에 이르렀다. 어떤 경우든 우리가 아는 '역사의 시간'은 머지않아 끝난다. 논리적으로는!
(p. 386)'
'전쟁의 원인은 다른 데 있었다. 20세기까지 살아남았던 역사의 괴물, 갈 수만 있었다면 '달도 삼켰을 제국주의'였다. 군사력으로 다른 지역의 다른 인간집단을 정복하고 지배한 행위는 인류 역사에 늘 있었다. 그러나 근대의 제국주의는 알렉산드로스·카이사르 · 칭기즈칸의 정복전쟁과 달랐다. 거대한 식민지를 거느린 영국과 프랑스는 단순한 군사대국이 아니라 산업혁명을 이룬 자본주의 강국이었다. 한발 늦게 식민지 쟁탈전에 뛰어든 독일·일본·미국도 마찬가지였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의 발전과 관련이 있었다. ('사라예보 사건'中) p.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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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인간의 '필요(need)'가 아니라 지불능력이 있는 소비자의 '수요(demand)'에 응답한다. 아무리 절박해도 가난한 사람의 요구는 경청하지 않으며, 돈을 가진 고객의 요구는 무엇이든 들어준 다. 무일푼의 실업자는 아이들 먹일 감자를 구할 수 없었지만 부자가 반려견에게 스테이크를 먹이는 데는 아무 어려움이 없었다.('대공황'中) p.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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