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한제가 되려 합니다.
브런치를 작년 8월에 시작하며 생각한 필명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남자 셋과 사는 여자.
사실에 입각한 작명이었고, 나의 사는 모습을 잘 표현해 주는 말이라 생각했습니다.
3월, 새 학기, 새 봄을 맞으며
저도 뭔가 헌 것을 바꾸고 새것이 갖고 싶어 졌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바꿀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남편, 아이, 집, 차, 직업, 수입, 성격, 습관,
뭐, 모두 바꾸겠다면 바꿀 수야 있겠지만 아주 힘든 여정이 되겠지요.
굳이 바꿀 이유도, 그 만한 에너지도 없으니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필명을 바꾸었습니다.
멋쟁이 한제 라는 것은
학창 시절, 제가 온전히 저로 존재할 때 친구들이 부르던 별명이었습니다.
그 옛날 싸이월드 대문을 장식하던 나의 상징이기도 했고요.
잊고 있었는데 문득 그 별명이 생각났어요.
내가 온전히 나로 존재하고 싶다는
이제 애들 조금 컸다고 감히 욕심을 부려 보고 싶은가 봅니다.
그래서 바꿨습니다. 까짓 거, 필명이라도 바꿔야지 제가 뭘 더 바꿀 수 있겠어요.
아무도 모르실 줄 알았는데 그래도 브런치 글벗님들 몇 분께서 알아봐 주시네요.
알아봐 주셔서 감사드려요.
남자 셋과 사는 여자보다는 오로지 나, 내 친구들이 나를 부르던 이름으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
더 좋은 글이 될지, 그때의 나처럼 게으르고 무뎌져 글 쓰는 것에도 그리 될진 모르겠습니다.
멋쟁이 한제.
이상, 그리워서 다시 부른 이름, 바뀐 필명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