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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멋쟁이 한제 Mar 02. 2023

아빠,

얘가 입학을 했어.

아빠.

내가 스물, 아빠가 예순일 즈음
이런 얘길 했었지.

내가 마흔이면 아빠가 여든이라고,

그랬더니
아빠가 징그럽다고,
아빠 그전에 죽을 거라고,
나는 안 된다 했는데,
내가 마흔이어도, 아빠가 여든이어도
아빠 내 옆에 있으라고.
아빠는 웃으며 싫다고 했지.

첫 애를 낳고도 비슷한 얘기를 했어.
얘가 학교에 가면
내가 마흔이네, 아빠는 여든.

그때도 아빠는 웃으며 싫다고 했어.
징그럽다고.

오늘 그 애가 학교에 갔어.
나는 마흔이고 아빠는 진짜로 내 옆에 없고.

아빠 막내가 마흔이야.
징그럽다는 말이
혹시 내가 나이 먹은 게 징그럽단 거였어?

아빠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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