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내가 스물, 아빠가 예순일 즈음
이런 얘길 했었지.
내가 마흔이면 아빠가 여든이라고,
그랬더니
아빠가 징그럽다고,
아빠 그전에 죽을 거라고,
나는 안 된다 했는데,
내가 마흔이어도, 아빠가 여든이어도
아빠 내 옆에 있으라고.
아빠는 웃으며 싫다고 했지.
첫 애를 낳고도 비슷한 얘기를 했어.
얘가 학교에 가면
내가 마흔이네, 아빠는 여든.
그때도 아빠는 웃으며 싫다고 했어.
징그럽다고.
오늘 그 애가 학교에 갔어.
나는 마흔이고 아빠는 진짜로 내 옆에 없고.
아빠 막내가 마흔이야.
징그럽다는 말이
혹시 내가 나이 먹은 게 징그럽단 거였어?
아빠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