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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멋쟁이 한제 Oct 22. 2023

에어쇼 구경.

평화를 기도하며

청명한 가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서
성남에 에어쇼 구경을 왔다. 입장권을 구매한 것은 아니고 성남공항 근처 탄천에 돗자리와 캠핑의자를 놓고 앉아 간식을 먹으며 블랙이글스의 멋진 비행을 관람한다.

우와 하는 탄성과 감탄의 박수가 절로 나온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먹는 아침부터 편의점 삼각김밥과 과자를 맘껏 먹을 수 있어 더 신이 난 모양이다.

하늘은 맑고,
햇볕은 따스하고,
바람은 상쾌하다.

파란 하늘을 수놓은 비행기를 보며 인간의 인간다움을 생각해 본다. 똑똑한 머리로 눈부시게 과학을 발전시켜 날개도 없는 인간들이 새들도 깜짝 놀랄 에어쇼를 하늘에서 펼친다. 인간은 이렇게나 놀라운 존재.

비행기가 내어 놓은 하얗고 빨갛고 파란 연기들, 굉음에도 환호하며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며 지구 반대편, 똑같은 전투기의 비행으로 눈물짓고 공포에 젖은 사람들이 떠오른다.

인간의 인간다움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뉴스를 통해 보며 그저 안타깝고 화가 나던 굉음과 연기를, 그저 축제로 즐기는 내 모습이 문득 부끄럽기도, 감사하기도 한순간.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전투기는 무서운 것이 아니고 신기하고 멋진 문명의 산물이라고 여길수 있길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

전투기가 폭탄과 물자가 아니라 기쁨과 환호를 주는 존재가 되기를.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파란 하늘을 보며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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