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한 그루만
아직 초록이다.
햇빛, 바람, 물은
한없이 공평할 것만 같은데
그 와중에 더 주고, 덜 줌이 있었을까.
아니면 나무끼리 다툼이 있어
더 챙겨 먹고, 못 받았을까.
아니면 그냥 이런 나무, 저런 나무 있는 것일까.
중간에 한 그루,
아직 초록을 보며
저건 느림일까 여유일까 늦됨일까 생각하다가
아, 젊음 일수도 있겠다 싶어
피식 웃음이 났다.
찬란한 가을을 뽐내는 옆 나무가
말라갈 때쯤
그 나무는 비로소 그의 찬란함을 빛내리라.
나는 아이들에게
공평한 햇빛이고, 바람이고, 빗물이었을까.
어떤 걸 벌써 노랗게 익게 하고
어떤 건 아직 초록으로 머물게 한
편애의 시선은 없었나 생각해 본다.
아이들은 아직도 파랗게 어리니
저마다의 속도로 자라고 자라서
초록의 의기양양함을,
노랑의 찬란함을,
마지막엔 처연함도 아름답게 빛나기를 바라며
나라도
세상 공평한 따스함을 품어야겠다 생각하는,
운전 중 신호대기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