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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멋쟁이 한제 Nov 03. 2023

은행나무 한 그루

아직은 초록.


은행나무 한 그루만

아직 초록이다.


햇빛, 바람, 물은

한없이 공평할 것만 같은데

그 와중에 더 주고, 덜 줌이 있었을까.


아니면 나무끼리 다툼이 있어

챙겨 먹고, 못 받았을까.


아니면 그냥 이런 나무, 저런 나무 있는 것일까.


중간에 한 그루,

아직 초록을 보며


저건 느림일까 여유일까 늦됨일까 생각하다가

아, 젊음 일수도 있겠다 싶어

피식 웃음이 났다.


찬란한 가을을 뽐내는 옆 나무가

말라갈 때

그 나무는 비로소 그의 찬란함을 빛내리라.


나는 아이들에게

공평한 햇빛이고, 바람이고, 빗물이었을까.

어떤 걸 벌써 노랗게 익게 하고

어떤 건 아직 초록으로 머물게 한

편애의 시선은 없었나 생각해 본다.


아이들은 아직도 파랗게 어리니

저마다의 속도로 자라고 자라서

초록의 의기양양함을,

노랑의 찬란함을,

마지막엔 처연함도 아름답게 빛나기를 바라며


나라도

세상 공평한 따스함을 품어야겠다 생각하는,



운전 중 신호대기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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