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에 퇴근을 해서 네 시간 거리의 김해의 한 모텔로 향한다. 생각만 해도 피곤한 금요일 퇴근, 밤 이동, 주말여행을 계획했다. 겁도 없이. 발단은 여름이 가기 전에 워터파크를 한 번 더 가고 싶다는 아들들의 소망이었는데 지척에 있는 캐리비안베이가 입장료가 조금 더 비싸다며 굳이 김해에 있는 워터파크까지, 간 김에 부산여행을 겸하기로 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가족. 여행은 언제나 이렇게 시작하지.
열 두시 넘어 김해에 도착하여 잠만 자고 숙소의 조식당으로 갔더니 라면, 핫도그, 시리얼, 우유가 준비되어 있다. 엄마가 평소에 잘 안주는 음식으로 차려진 아침식사에 환호하는 아이들. 이 또한 여행의 재미. 요즘 알파벳을 배우는 둘째가 Thank you for coming이라고 쓰인 문구를 보고 너무도 당당하게 해피벌쓰데이라고 쓰여 있네라고 하여 파안대소하였다. 둘째의 천진함은 언제나 사랑이다.
김해의 아침은 화창하다. 구름 한 점 없는 높고 파란 하늘은 벌써 가을 하늘 같고 쨍쨍한 볕은 아직 여름이다. 워터파크에서 물놀이 최종본을 완성하기 딱 좋은 날씨. 남부지방에 와서 회 한 접시는 먹고 갈 수 있을까, 또 돈가스에 우동만 먹으려나. 설렘인 듯 설렘 아닌 주말 도깨비 여행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