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니가나나 Jul 05. 2021

일기콘 25일 <살 찌우기 프로젝트>

결혼 10년 만에 앞자리가 두 번 바뀌었다. 물론 큰 쪽으로 말이다. 결혼 5년까지는 바뀌는 앞자리를 어떻게 해서든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물론, 모두 단기 다이어트였기에 보통은 요요가 왔고 일 년에 한 달은 다이어트하는 달로 정해놓고 초절식을 하며 몸무게를 유지하려고 했다.


서른이 넘어가니 다이어트를 하려고 적게 먹으면 피로감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어떤 때는 배가 고파 불멸의 밤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 나를 보고 남편은 "살쪄도 괜찮으니깐 먹어"라며 먹을걸 권유하기 시작했고 최고의 몸무게를 달성하고 말았다. 살쪄도 66만 입을 줄 알았던 내가 이제 66과 77 앞에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남편도 이제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몇 개월 전에 3d게임기를 사주며 복싱을 시키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 시간씩 일주일을 했더니 2kg가 빠졌다. '오~ 이거 효과 있는데?'라며 다이어트에 속도를 붙여볼까? 싶었는데...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다 쓰러지고 말았다... 남편은 "이제, 운동 무리해서 하지마 밥도 잘 챙겨 먹고"라며 다이어트 중단을 선언하면서도 "자긴 얼굴만 이뻐."라거나 "으이구 이 살을 어쩔래"라는 말을 하며 다이어트를 하라고 부추긴(?)다. 살을 빼라는 건가 싶어 복싱게임으로 운동을 하고 씻고 나왔더니 치킨에 생맥주를 시켜놨다. "도대체 어쩌라는 거지?"


이것뿐이면 다행이겠지만 저번주에는 허쉬 초콜릿 우유 한 박스에 다양한 종류의 과자 한 박스가 택배로 왔다. '왜 샀냐?'라고 물으니 "자기 편의점만 가면 허쉬 초콜릿 우유를 사 먹길래"란다. 결국 냉장고 음료 칸엔 허쉬 초콜릿 우유가 가득 찼다. 거기에 하루에 두 팩씩은 기본으로 먹는 거라며 먹을걸 강요(?)한다. 과자도 그렇다. 마트를 가면 내가 과자를 하나씩 꼭 집길래 먹고 싶을 때 마음껏 먹으라고 샀다는데... 이 정도면 살 찌라고 고사를 지내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다이어트를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라고 물으니 "자긴 얼굴이 백점이니깐 괜찮아."라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 이러다 77 88 사이에서 고민을 해야 할 판으로 치닫 될 것같아 불안하다.


아무래도 남편 내가 살을 얼마만큼 찌울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것 같은데.... 기필코 올 해는 풋풋한 20대 초반의 몸무게를 향해 달려봐야겠다. 혹시 모르지 20대 전성기 미모를 다시 갖게 될지도......................







작가의 이전글 일기콘 24일 <이력서 쓰기가 이렇게 힘든 건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