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불러내는 방법, 음악

by 박은정 변호사



나의 플레이리스트는 기본적으로 '한곡 반복'으로 설정되어 있다. 재생목록에 올라와 있는 음악은 여럿이지만, 한 곡을 일주일 내내 듣다가 지겨우면 다른 곡을 찾아 헤메고, 또 그러다 다른 그 한 곡만 또 주구장창 듣는 걸 좋아한달까.


이 습관이 꽤나 좋은 때가 있는데, 바로 음악이 순간을 불러낼 때이다. 음악이란 참으로 인간의 감각을 자극하는지라, 음악과 시간이 결부되면 그 음악만으로도 그 순간을 추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여행지에서도 마찬가지로 한 곡만 반복해서 듣는다. 인위적으로 꼭 어떤 노래를 들어야겠다, 이렇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꼭 그 시절 즈음에 듣게 되는 음악이 있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한곡 듣기가 가능하다.


신곡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일 수도 있고, 지나가다 어쩌다 접하게 된 음악일 수도. 어쨌든 그렇게 꽂히게 된 음악을, 여행을 하면서 혼자 들을 수 있는 시간 내내 듣게 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그 때 내가 본 장면과 분위기, 감정이 모두 그 음악에 묻는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 우연히 'Alan walker' 노래를 듣게 되면, 나는 곧장 2018년 가을의 런던으로 떠날 수 있다. 그 때도 오늘처럼 비가 와서 축축했고, 뭔가 모를 외로움 반, 해방감 반이 공존했다. 런던 튜브를 타러 가는 길의 분위기와 장면이 마치 어제처럼 떠오르게 하는 마법.


가끔 특정 여행지가 그리울 때, 어떤 사람이 생각 날 때, 그 시절이 묻은 곡을 듣는다. 음악이란 건 참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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