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단기 선교(4일 차)

(2025.7.19)

by 밤안개

우간다 단기선교의 4일 차입니다. 새로운 선교지 포토포탈(Fort Portal)의 아침해가 떠올랐습니다. 아침에 빗물로 간단히 샤워를 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항상 물을 마시고, 씻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인가요? 화장실 물은 지하에서 끌어온 물인데 아주 진한 흙탕물이 나옵니다. 할 수없이 밖으로 나와 빗물을 길어서 쓰거나, 마당에서 씻어야 합니다. 평생 빗물에 이렇게 감사할 줄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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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 포토포탈(Fort Portal)에서의 선교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작은 예배당은 이미 아이들로 가득 찼고, 앉을 자리가 없는 사람들은 문밖이나 창문틀에 턱을 괴고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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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만 250명 정도 모인 듯합니다. 선물을 250개 쌌으니까 대략 그 인원은 된 것 같습니다. 나중에 파악된 인원은 어른 아이 합쳐서 409명 이였습니다. 여기 아이들에게 최고의 반응을 보인 것은 인형극입니다. “깔깔깔깔, 낄낄낄낄” 아이들은 조그마한 인형이 검은 천막에서 튀여 올라 음악에 맞춰 입을 짝 벌려가며 춤추는 것을 보고는 완전 포복절도를 합니다. 어떤 아이는 인형한테 다가가서 만져보려 하네요. 신기한 가 봅니다. 돌과 나무, 풀과 곤충, 동물들만 있는 아프리카에서 처음으로 인형을 봤으니 난리에 또 난리가 날 수밖에요. TV나 유튜브 등 문명의 접촉이 제한되어 있는 여기 아이들에게는 인형극이 문명국의 다른 어떤 동영상보다 흥미진진한 이벤트였을 거라 짐작됩니다.


야외활동의 최고는 줄넘기였습니다. 긴 밧줄을 늘여서 회전을 하면 두 아이씩 들어가서 줄을 넘는 이 단순하고, 친근한 놀이가 여기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특이점은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들이 훨씬 잘한다는 점인데, 남자아이들 중에는 10개를 넘기는 아이는 거의 없는데 좀 성장한 여자아이들은 수두룩하게 10개 이상씩 해냅니다. 템포 맞추는 건 아무래도 여자들이 감각적으로 남자들보다 훨씬 뛰어난 것 같습니다. 우리 팀에서도 "바바와 빙구니~~" 노래를 김집사님이 도저히 감을 못 잡아서 옆에 허권사님께 구박받으며, 개인레슨을 받았지만, 막상 무대 위로 올라가면 여전히 음정, 박자가 무시되고 있습니다. ‘아 남자들이여! 템포, 리듬 감각을 깨울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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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루가지 기븐트리 성경학교에서 첫 사역을 시작으로 오늘 포토포탈(Fort Portal) 선교까지 힘겹고, 지친 일정들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이제 우리 사역도 중간쯤을 지나고 있네요. 처음에는 준비한 태권무의 동작이 틀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것에 온 정신이 쏠려졌다면, 이제는 점차 선교나 여기 계신 분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선 김ㅇㅇ, 이ㅁㅁ 선교사님의 섬김과 활동들을 떠올립니다. 이분들은 왜 문명이 주는 질적 풍요를 저버리고, 이 먼 곳, 검은 대륙에 와서 전기도 물도 부족한 불편한 삶을 택하셨을까요? 누구나 한 번뿐인 인생을 살아갑니다. 높은 지위나 명예를 갖고도 여전히 목말라 물불 가리지 않고 누군가를 디디고 올라서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오히려 이런 지위와 명예에 눈길도 주지 않는 이도 있습니다. 우리는 양쪽 끝에서 어느 때는 세상을 바라보며, 어느 때는 관념과 꿈에 이끌려 왔습니다. 주님 말씀을 향해 눈을 들어봅니다.

<잠 11:24-25>

24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 이니라 25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윤택하여지리라


지위와 권위를 쫓아 부자가 되어도 가난하게 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나를 내려놓고 남을 섬겨도 윤택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주님의 셈법이네요. 내가 알지 못하고, 내가 계산하지 못하는 하나님의 측정방법으로 세상을 살아가길 소원합니다. 아직은 선교사님처럼 이 척박한 땅에서 '헌신과 봉사로 살아가라.' 하면 저는 주저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짧은 여행을 통해 수북이 쌓인 밥에 삶은 고기조각 하나만 있는 손으로 밥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이가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서울서 싸 온 많은 맛있는 음식과 선교지에서 준비해 주신 제육과 삼계탕을 바라보며 깨작거리며 젓가락질을 하는 제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줄넘기 하나에 이렇게 즐거워할 수 있는 아이들을 보며 재미있는 TV프로가 없어 투덜거리던 제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남을 윤택하게 함으로써 나를 더욱 풍요하게 하는 성경의 숨겨진 진리를 나는 평생 간직하고자 합니다. 그분들처럼 실천적인 삶을 살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그런 마음으로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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