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7.18)
우간다에서의 3일 차입니다. 오늘은 루가지(Lugaz)를 떠나 두 번째 사역지인 포토포탈(Fort Portal)로 이동합니다. 이곳으로부터 서쪽 방면으로 10시간 차로 이동해야 하는 포트포탈(Fort Portal)은 우간다에서 비교적 여행자들이 많이 찾아오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루가지(Lugaz)처럼 전기나 물이 부족한 곳이라고 하네요. 솔직히 말하면, 어제저녁부터 숙소에는 물이 나오지 않아서 빗물을 통에다 받아서 대충 씻었고, 오늘 아침에는 물을 부으면 부풀어 오르는 타월로 얼굴만 대충 닦았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하는 고양이 세수네요.
포토포탈(Fort Portal)에서 제가 맡은 사역은 아이들과 야외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과자 따먹기, 발목에 묶인 풍선 터트리기, 줄넘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등 액티브 한 게임을 아이들과 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제대로 따라줄지 걱정스럽지만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9시 40분,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와 짐차가 동시에 출발합니다. 기븐트리학교(Given Tree School) 아이들이 모두 나와서 우리를 배웅합니다. 아이들이 손을 흔들고, 노래를 부르고, 어떤 아이는 큰 눈에 눈물방울이 맺혀 있습니다. 모두 하나가 되어 찬양합니다. "축복합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축복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주님이 이들과 함께 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비포장도로를 덜컹거리며 가던 차가 고속도로에 들어서는 거의 100km로 질주합니다. 13시 45분, 새벽부터 권사님들과 선교사님께서 정성껏 준비하신 김밥이 오픈됩니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버스 안에 가득 채워지네요. 금방 아프리카의 낡은 버스는 소풍 때 웃고, 떠들며 엄마가 싸주신 김밥으로 마냥 즐거워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갑니다. 상상해 보세요. 아프리카의 끊임없이 펼쳐지는 초원에서 풍겨오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새벽부터 엄마의 사랑이 듬뿍 담긴 김밥을 한입 씹었을 때 느껴지는 진한 감동을.
한참을 달리던 차는 뿌연 먼지를 날리며 황톳길로 들어섭니다. 차가 심하게 요동칩니다.
주유소에 가야만 볼일을 볼 수 있습니다. 네번째 화장실 방문입니다. 국민학교 때 푸세 식 화장실, 특히 연석으로 소변 쏘는 데와 서 있는 데를 구분한 옛날 화장실에 부슬부슬 비가 내립니다. 오줌을 싸며. 파노라마처럼 군대시절이 떠오르네요. 지릉 내가 코를 찌릅니다.
20시 20분, 차는 포토포탈(Fort Portal) 센터입구쯤에서, 깊은 웅덩이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교사님은 급히 근처 주민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어쩔 수 없이 우리 일행은 차에서 내려 센터까지 걸어갑니다. 주변은 이미 칠흑같이 어둡고, 땅바닥은 온통 진흙이라 깜빡 실수로 엎어지기라도 하면 온몸이 진흙 범벅이 될 판입니다.
사방이 꽉 막히고, 앞을 분간하기 난감한 상황에서 집사님 한분이 핸드폰으로 찬양을 틀어 마음의 평안을 줍니다. 잠깐의 찬양이 두려움을 몰아내고, 밤하늘의 별을 온전히 바라보게 합니다. 은혜입니다. 믿음의 눈으로 보니 모든 것이 감사입니다. 몇 분 지나자 주민들의 도움으로 차가 웅덩이를 무사히 빠져나와서 도보로 이동하는 우리 일행을 따라옵니다.
루가지(Lugaz)에서 9시 40분 출발한 차는 포토포탈(Fort Portal) 선교센터에 총 11시간 이동해서 도착했습니다.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다리가 저리고, 허리가 아프고, 온몸이 무겁고 힘들어지네요. 새로운 사역지의 시작부터가 만만치 않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역사가 쓰여질까요? 이제 시간은 자정을 넘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