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9.1-9.10)
2025년 9월 4일 목요일
로마에서의 새로운 아침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성당들을 둘러보면서 이에 얽힌 교회와 황제들의 흥망성쇠 이야기를 듣는 일정입니다. 투어가 일찍 마무리되면 어제 갔었던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 일대를 다시 둘러보고 싶습니다. 두 곳의 잔상이 계속 떠오르는 것으로 봐서 아무래도 그냥 가면 안될 것 같습니다.
08시 20분, 87번 버스를 타고 콜로세오역을 지나서 Coin이라는 백화점 앞에서 가이드를 08시 20분에 만나기로 되어 있습니다. 일찍 도착했네요. 기다리며 식사로 카푸치노에 크루아상을 먹습니다. 이탈리아 카푸치노 맛 정말 감동적이네요. 자연적인 부드러움이라고 할까요. 뜨거운 액이 감미로운 느낌으로 미끄러지듯 목구멍을 통과합니다. 조금도 탁한 맛이 없고 담백하기만 합니다.
1. 산타 크로체 예루살렘 성당(성 십자가 성당)
이 성당은 콘스탄티누스대제의 어머니인 성녀 헬레나와 관계가 있는 성당입니다. 그녀가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그리스도의 십자가 조각, 못 등 예수님의 수난 물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도마의 손가락이 보관되어 있다는 점이 참 인상적입니다.
2. 산 조반니 라테라노 성당
이 성당은 두 명의 요한(세례 요한과 사도 요한)의 조각상이 외부서부터 두드러지게 보이고, 두 분 석상이 각각 6m 높이에 조각되어 있습니다. 발다키노(Baldacchino) 위에는 성 베드로와 성 바울의 두개골이 모셔져 있으며, 최후의 만찬에 쓰였다는 나무탁자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조반니는 요한이라는 말의 이탈리아식 표기이고, 라테라노는 이 성당을 짓도록 지원을 한 라테라노 집안의 명칭입니다. 이 성당은 313년 기독교가 공식 인정된 후 지어진 최초의 성당으로 지금의 교황에 해당하는 최초의 주교가 있었던 역사적인 성당입니다. 또한 바티칸이 무솔리니에 의해 독립 국가로 인정하게 된 라테라노조약이 서명된 곳이기도 하고, 아비뇽 유수 전까지 교황님이 거처하시던 곳이기도 합니다.
3. 산타 스칼라
이 성당은 빌라도의 법정에 들어서기 위해 예수님이 걸어 올라가셨다는 건물의 계단을 콘스탄티누스대제의 어머니 성녀 헬레나가 여기 옮겨놓았다는 사실 때문에 유명한 곳입니다.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오늘도 무릎을 꿇고 이 계단을 오르고 있고, 계단 끝에는 성물을 보관해 놓았던 큰 함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4. 산타 마리아 마죠레 성당
올해(2025년) 선종하신 프란체스코교황이 잠들어 계신 곳이 바로 이 '산타 마리아 마죠레 성당'입니다. 성당은 아래와 같은 성당축조의 전설이 전해집니다.
325년, 아들이 없어서 걱정하는 로마 귀족 조반니 부부의 꿈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내일 아침 눈이 내리는 곳에 성당을 지으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알려주었다. 다음날 아침 부부가 일어나 교황 리베리오(Liberius)에게 가서 꿈 이야기를 하자, 교황도 같은 꿈을 꾸었다고 말하며 눈 내린 곳을 찾았는데, 한여름 8월 5일 아침 에스퀼리노 언덕에 눈이 하얗게 내려있었다 는 것. 성모 마리아의 말에 따라 '눈의 기적'이 일어난 에스퀼리노 언덕에 성당을 지었다. 이 전설 때문에 '성모설지전(聖母雪地殿)'이라고도 부른다. 창건 당시에는 교황의 이름을 따서 리베리오 대성당(Liberian Basilica)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산타 마리아 마죠레 성당'과 관련된 전설(위키백과 발췌)
성당 위 양쪽 벽면에는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쭉 그려져 있습니다. 야곱의 장자권 및 양떼이야기, 모세가 손을 번쩍 들고 있었던 아말렉 군대와의 전쟁이야기, 여리고성을 무너뜨린 여호수아 등 스토리 하나하나를 가이드님이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해 줍니다. 잊어버리고 있었던 성경 속 인물들이 한 분씩 벽면에서 튀여 나와 그때 있었던 상황들이 재현되는 느낌이 들면서 순간 우리 부부는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됩니다.
성당에는 희년마다 열리는 성스러운 문, 발다키노, 교황의 제단 밑에 예수님이 태어나실 때 쓰였던 말구유 같은 성물들이 또한 보관되어 있습니다.
오전에 황제&교회를 테마로 하는 관광은 공식적으로 마감하고, 아내와 둘이 어제 못 가본 '콜로세움 내부모습, 팔라티노언덕, 포로 로마노 걷기' 투어를 아래 표를 별도 구매해서 관광했습니다.
1. 콜로세움 내부
콜로세움 내부를 관광하는 동안 끔찍한 느낌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바닥에 나무판자를 깔고, 모래를 덮어 맹수나 사람이 피 흘려 죽으면 신속하게 뒤 처리 했다는 가이드님 설명이 들려오는 것만 같았고, 지하에서 죽음을 기다려야 했던 고대 검투사들의 환영이 보이는 듯해서 걷는 동안 힘들었습니다.
2. 팔라티노 언덕에서 본 포로 로마노 걷기
로물루스가 로마를 건국했다고 알려진 팔라티노 언덕에서 책으로 보던 건물들을 한눈에 내려다봅니다. 티투스의 개선문, 베스타 신전, 셉티미오 세베루스의 개선문, 로스트리, 시저의 신전 등을 사람들이 개미처럼 걸으며 관광합니다. 아내 말처럼 역사 속 황제가 된 것처럼 우리 부부도 황제의 길을 멋지게 워킹합니다. 역사가 두 다리 아래서 힘차고,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오늘로 로마여행이 마무리됩니다. 마지막 식사로 숙소 근처 식당에서 해산물 요리를 시켰습니다. 지난 5일간 모든 피곤함이 잠시 멈춘 듯 우리 부부는 정신없이 음식을 먹습니다. 5점 만점에 4.8점의 점수를 주고 싶다는 아내의 평가를 블로그에 남깁니다.
스마트폰 좀비 '스몸비(Smombie)'로 세상에 나를 가두고 있는 현실로부터 신이 주신 영적능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사회적 굴레를 벗어나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로마여행은 우리 부부가 살아갈 인생에 또 하나의 멋진 나침판이 되어 주었습니다. 남이 가고 있는 길에서 멈춰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묻고 계속 걸어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로마의 마지막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