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9.1-9.10)
2025년 9월 5일 금요일
새벽에 깨면 다시 잠들지 못합니다. 여행이 끝날 때면 잠을 좀 잘 런지요. 낯선 곳에서 살짝 긴장하나 봅니다. 숙면 취하기가 참 힘듭니다.
우리 부부는 오늘 로마 테르미니역(09:35)을 출발하여 피렌체 노벨라역(11:11) 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08시 05분
테르미니역 2층 난간에 기대 있습니다. 서 있는 체로 숙소에서 싸준 간단한 도시락으로 아침을 먹습니다. 조식 포함 된 숙소인데 매일 아침을 못 먹고 나가는 게 아쉬웠는데, 엊저녁에 '도시락 싸 달라.'라고 하기를 잘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비스킷, 잼, 오렌지주스가 있는 심플한 도시락입니다.
우리가 탈 AV9414 Trenitalia 열차는 10분 전까지 플랫폼 넘버가 나오지 않습니다. 당황스럽네요. 9시 30분, 전광판에 <'5 숫자>가 표기되네요. 5분 연착인 것 같습니다. 9시 35분 플랫폼 넘버가 '7'로 나타납니다. 서둘러 7번 플랫폼을 찾아 달려갑니다. 와우! 아담한 사이즈에 꽤 넓은 좌석이네요. 비즈니스좌석 느낌의 열차 내부에 상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듭니다.
14시 45분
인생에서 꼭 보고 싶었던 조각상이 눈앞에 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입니다. 힘이 넘치고, 자신감이 충만한 목동 다윗이 사람 크기의 3배 정도의 높이(5.17m)에서 약간 왼쪽 사선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360도 회전해 가며 그의 나체를 분석해 봅니다. 불끈한 팔뚝의 힘줄, 다리와 엉덩이 근육, 큰 머리에 강렬한 시선과 잘생긴 헤어스타일 누구라도 이 멋진 남성의 육체에 감탄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남자의 육체가 저렇게 아름다웠나요. 아! 똥배 나온 남성들이여 진정 반성할지어다.
우리 부부가 두 번째 머물게 된 피렌체 BB르스탄체델 두오모호텔은 호텔 이라기보다는 아파트형식의 숙소입니다. 스페인 알베르게 보다 약간 개선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무엇보다도 화장실이 작아서 씻는 게 불편합니다. 로마 숙박비가 좀 많이 들어간 것 같아 약간 저렴한 곳을 택했는데 아무래도 3일 정도 불편을 감수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 숙소의 강점은 메인 관광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두오모 성당, 시뇨리아 광장, 우피치 미술관, 베키오 다리 등이 걸어갈 수 있는 위치에 있고, 기차역인 산타 마리아 노벨라역이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습니다. 관광하기에는 최적의 위치입니다.
피렌체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T-bone 스테이크를 저녁메뉴로 정했습니다. 숙소 Inf. 에 있는 직원 분께 맛 집을 소개해 달라고 했더니, 'II Grande Nuti Trattoria'라는 곳을 맛 집으로 알려주네요. 구글 맵으로 근방에 도착했더니 익숙한 얼굴광고가 보입니다. 우리나라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나오는 이탈리아 예능인 알베르토입니다. 찐 맛 집인가 보네요.
음식을 너무 많이 시켰네요. 스테이크 양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습니다. 배 터지게 먹고 두오모 근처를 산책하고 들어왔습니다. 숙소가 큰길에 있어서 창을 닫았는데도 제법 소음이 들려옵니다. 피렌체 최고 중심지에서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를 자장가로 들으며 잠을 청합니다. 피렌체서의 첫날, 이탈리아에 온 지 어느덧 5일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