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속에서도 스스로를 보살피는 일

코로나19 감염 후기

by 몰드브 회사원



“회원님 제가 코로나에 걸려서 2주간 수업을 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헬스장 P.T 수강날이었다. 저녁 수강 시간 직전 P.T 트레이너 선생님께 코로나에 걸렸다고 문자가 왔다. 결국 왔구나. 다음 날 날이 밝자마자 집 앞 병원에서 PCR 검사를 진행했고 격리 통보 문자를 받아든 채 집에 복귀했다. 그렇게 노력했는데 내 차례인 게 억울했다.



코로나 발생 직후 철저하게 관리해서 절대 코로나에 걸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비말감염이 가장 강력한 전염경로라고 계속 보도되었기 때문에 식사시간이 제일 치명적이었다. 회사에서 동료 직원들과 식사를 할 때 보조로 이용하도록 수저를 추가로 배치했다. 인당 2개씩. 어느 직원이 식당에서 2인당 한 개씩 배분되는 된장국을 보조 배치한 숟가락으로 덜어서 떠먹기가 어렵다며 그냥 같이 먹자고 제안했다. 쿨하게 알겠다고 말하고 그 날 된장국을 먹지 않았다. 너는 그래라 나도 그럴테니.



외출을 자제하고 집과 회사 사이클을 반복했다. 약속이 원래도 별로 없었지만 어찌 됐든 외출을 자제했다. 헬스장이 코로나에 걸리기 쉬운 장소라고 해 헬스장에서는 물을 마시기가 싫었다. 하지만 트레이너 선생님이 운동 한 세트가 끝날 때마다 물 마시는 시간을 살뜰히 챙겨주어 억지로 물을 마셨다. 무슨 심보인지 대놓고 유난스레 보이는 건 싫어 ‘코로나 때문에 물 안 마실래요’라고 차마 이야기하지 못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 빨대가 달린 물통을 구매했다. 물을 먹는 데에 마스크 아래로 공기와 최소한 접촉만 있으면 좀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황당한 생각에서 기인한 소비였다. 하지만 트레이너 선생님이 코로나에 걸렸으니 헬스장에는 얼마나 많은 바이러스가 떠다녔을까. 얼마나 많은 감염자가 활보하고 있었을까. 그 소비는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은 것이었겠지. 그렇게 회사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에 걸렸다.



7일 동안 집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일도 하고 지겨울 때쯤 스트레칭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몸도 아프고 밥 해먹기 너무 귀찮아 매 끼니를 배달 음식으로 때웠다. 그 와중에 편의점 배달로 후식도 챙겼다. 모든 불편을 배달로 해결하는 불편-배달-불편-배달 사이클로 집에 쓰레기는 계속 쌓이는데 치우기는 왜 이렇게 귀찮은지. 남은 음식물과 쓰레기 잔해들을 고대로 둔 채 침대에 눕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식기를 치우는 일이 격리 기간 동안 계속됐다.



게으름이 지겨워질 때 쯤 격리 기간이 끝났다. 하지만 코로나의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장염에 걸렸다. 쥐어짜는 배를 부여잡고 비틀대며 병원으로 향하는 길, 비위생적인 환경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리라. 스스로를 돌보는 일이 우선이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자 비장해졌다. 코로나 대비보다 중요한 게 밥 먹고 바로바로 치우기, 쓰레기 방에 방치하지 않기였다니. 2주간의 동굴 생활을 끝내고 남겨진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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