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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애정과 얕은 과시 사이에서

누군가의 부족함을 비웃는 당신에게, 혹은 상처받은 당신에게

by 나이트 시네마

영화라는 매혹적인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콘텐츠를 만들어온 지난 4년 동안, 저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반응들을 경험했습니다. 최근 몇 차례 솔직한 고백을 통해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저는 2000년대 이전에 제작된 영화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의 반응은 흥미롭게도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놀랍게도, 가장 흔하게 접했던 반응은 저를 향한 무시와 질책이었습니다. "그 유명한 영화도 아직 안 보고 뭐 했냐?", "그런 기본적인 영화도 섭렵하지 않고 어떻게 영화 관련 콘텐츠를 만들 생각을 했느냐?"와 같은 말들이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가벼운 농담처럼 던졌지만, 어떤 이들의 눈빛에서는 진심으로 저를 얕보는 듯한 감정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활동 초기에는 이러한 말들에 쉽게 주눅이 들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했습니다. 마치 제가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느껴졌고, 영화에 대한 저의 열정마저 의심하게 되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더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더 이상 그러한 반응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 계기는 바로 진정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제가 아직 보지 못한 명작들이 많다는 사실에 오히려 부러움을 표현하며, 마치 자신이 발견한 보물을 나눠주듯 좋은 영화들을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들이 추천해준 영화를 감상하고 그 사실을 알리면, 마치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기뻐하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습니다. 그들의 눈빛에서는 어떤 평가나 판단도 찾아볼 수 없었고, 오직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동지를 만난 기쁨만이 가득했습니다. 이러한 만남들을 통해 저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저를 무시하고 조롱했던 사람들은 사실 영화 그 자체를 사랑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단지 남들보다 영화 몇 편을 더 많이 봤다는 사실을 자신의 인생 최대 업적이자 우월함의 근거로 삼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우월감을 바탕으로 타인을 깎아내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 했던, 어쩌면 자기애의 한 형태였을지도 모릅니다.


반면, 진정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달랐습니다. 그들에게 영화는 경쟁의 도구나 과시의 수단이 아니었습니다. 영화는 그 자체로 즐거움이고, 함께 나누고 싶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입문자를 만났을 때, 자신이 먼저 걸어온 길을 안내해주고 싶은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자신이 조금 더 많은 경험을 쌓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으스대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은 결국 우리 삶에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자신이 사랑하는 분야에 새로이 발을 들인 사람을 만났을 때 마치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기뻐하며 따뜻하게 맞이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그 분야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한 진심은 언제나 통하고, 결국에는 긍정적인 관계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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