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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들

by 나이트 시네마
본문은 구어체로 작성된 리뷰 방송 대본을 AI를 활용하여 다듬은 글입니다.
리뷰 영상 : https://youtu.be/JWGOS5D5qDo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화려한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 시상식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와 다양한 논란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요. 단순한 수상 결과 발표를 넘어, 시상식 이면에 숨겨진 흥미로운 뒷이야기들을 더욱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에밀리아 페레즈>, 최다 노미네이트 : SNS 논란과 싸늘한 관객 반응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작품 중 하나는 바로 <에밀리아 페레즈>였습니다. 비영어권 영화로는 전례 없이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영화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죠. 특히 주연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연기 부문 후보에 오른 트랜스젠더 여성 배우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가장 큰 논란은 주연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의 과거 SNS 발언이었습니다.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하하는 내용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고, 이는 영화의 오스카 캠페인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습니다. 뒤늦게 해당 글을 삭제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습니다.


배우 개인의 논란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엇갈렸습니다. 초반의 긍정적인 반응과는 달리, 관객들의 반응은 점차 싸늘해졌고, 로튼 토마토 관객 점수는 16%라는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아노라>, 칸에 이어 아카데미까지 석권: 네온 배급사의 안목

<에밀리아 페레스>와는 극명하게 대조적으로, 영화 <아노라(Anora)>는 이번 시상식의 최대 수혜자였습니다.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그리고 여우주연상(마이키 매디슨)까지 주요 부문을 휩쓸며 총 5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특히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마이키 매디슨은 유력 후보였던 <서브스턴스>의 데미 무어를 꺾고 깜짝 수상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데미 무어를 응원했던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마이키 매디슨의 연기 또한 훌륭했기에 이견은 없습니다.

마이키 매디슨이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는 장면과 영화 <서브스턴스>에서의 데미 무어를 교묘하게 편집해서 만든 영상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더 젊은 배우가 수상을 하면서 <서브스턴스>의 서사가 완성된 것이 아니냐는 농담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노라>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모두 석권한 단 4편의 영화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1945년작 <잃어버린 주말(The Lost Weekend)>

1955년작 <마티(Marty)>

2019년작 <기생충(Parasite)>


그리고 이번 <아노라(Anora)>가 그 영광의 주인공입니다. 특히 <기생충>과 <아노라> 모두 네온(NEON)에서 배급했다는 점은 네온의 뛰어난 안목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플로우>, 라트비아를 들썩이게 한 작은 기적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에서는 라트비아에서 제작된 작은 규모의 애니메이션 <플로우(Flow)>가 픽사의 대작 <인사이드 아웃 2>와 같은 강력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라트비아에서는 최초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것도 모자라 수상까지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저희가 <기생충> 수상했을 때 분위기보다 더 뜨거웠다고 하니, 그 위상을 짐작할 만합니다.

뉴스 앵커들이 고양이 티셔츠를 입고 진행을 하고

수도 리가 광장에 플로우 조형물이 설치되고

전시된 트로피를 구경하기 위해 줄을 서고

공항 면세점에 기념품 가게까지 생겼다고 하니, 그야말로 <플로우>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플로우>는 오는 3월 19일 국내 개봉 예정입니다. 저는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 미리 감상했는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에이드리언 브로디, 수상만큼 논란이 된 그의 돌발 행동들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브루탈리스트(The Brutalist)>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 역할을 맡아 두 번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수상은 기쁨보다는 논란으로 얼룩졌습니다.

수상자가 발표되자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무대 위로 올라가면서 씹고 있던 껌을 여자친구 조지나 채프먼에게 던졌는데, 이 행동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추후 인터뷰에서 "삼킬 수도 있었지만 그 생각을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무례하다'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너무 놀라면 뇌와 몸이 굳어버리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겁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나온 행동 같기도 하지만 경솔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더 큰 논란은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도중에 발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수상자들에게 약 45초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고, 이를 초과하면 음악을 틀어 연설을 마무리하도록 유도합니다. 수상 소감이 길어지자 아카데미 측에서 관례대로 연설 종료를 알리는 음악을 재생했는데, 브로디는 "제가 이걸 처음 하는 게 아닙니다. 간단히 끝내겠습니다. 음악을 꺼주세요"라고 요청하며 무대 위에서 음악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오케스트라가 그의 요청에 따라 음악을 멈추는 장면이 펼쳐졌죠. 음악이 멈춘 후에도 브로디는 약 1분 이상 수상 소감을 이어나갔고, 결국 총 5분 동안 진행되어서 아카데미 역사상 가장 긴 수상 소감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수상 소감에도 인터미션이 필요했던 게 아니냐고 농담을 하기도 하고, 자기중심적이고 과시적인 수상 소감이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브로디와 관련된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건은 할리 베리와의 키스입니다.

200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브로디가 당시 시상을 맡았던 할리 베리에게 갑작스럽게 키스를 했던 사건이 있었는데요, 할리 베리는 이후 인터뷰에서 계획된 키스가 아니었다라고 밝혀서 논란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할리 베리가 브로디에게 다가가 조지나 채프먼에게 양해를 구한 뒤 브로디에게 키스를 하며 복수를 완성했습니다. 할리 베리는 인터뷰에서 "21년 동안 기다려온 순간이었다"고 밝히며 유쾌하게 상황을 마무리했고, 브로디 역시 유쾌하게 받아들였습니다. 20년 묵은 앙금을 쿨하게 털어내는 두 배우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맥컬리 컬킨, 동생 키어런 컬킨의 수상에 감격

맥컬리 컬킨이 동생 키어런 컬킨의 남우조연상 수상에 대한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습니다. 맥컬리 컬킨은 인터뷰에서 시상식 당일 남우조연상 발표 순간만 집중해서 시청했다고 밝히며, 동생의 수상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하네요. "당연히 예상했다. 그가 수상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고 말하며 동생의 수상을 확신했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키어런 컬킨은 영화 <리얼 페인(Real Pain)>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며 이번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맥컬리 컬킨은 동생의 성공적인 커리어를 지켜보며 감동을 나눈 것으로 보입니다. 형제애가 돋보이는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추모 영상, 시간 제약의 아쉬움

또한 추모 영상 코너에서는 미셸 트라첸버그와 토니 토드 등 여러 유명 인사들이 누락되어 SNS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추모 영상 코너가 매년 논란이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제한된 시간 때문인데, 매년 수많은 영화계 인사들을 기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방송 시간의 제약으로 일부 인물들이 제외될 수밖에 없긴 합니다. 이번에는 챈스 퍼도모, 알랑 들롱, 올리비아 핫세 등의 배우들이 누락되었는데요, 물론 한해동안 세상을 떠난 모든 배우들을 언급하기는 힘들겠지만 몇몇 배우들은 대체 왜 누락된거지 싶긴 하더라고요.

시청률 상승, 영화 산업 회복의 신호탄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시청률이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영화 산업의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올해 시상식은 총 1,97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아 전년 대비 약 1% 증가했으며, 이는 2021년 팬데믹으로 인해 최저치인 1,040만 명을 기록했던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온 결과입니다. 특히 18-49세 연령대의 시청률이 전년 대비 19% 상승하며 젊은 층의 관심을 끌어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또한, 약 165만 명의 시청자가 모바일 기기나 PC를 통해 시상식을 관람하였다는 통계가 나와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시청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SNS에서도 아카데미에 대한 언급량이 그래미와 슈퍼볼을 처음으로 넘어섰다는 점은 이번 시상식이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음을 보여주고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의 시청률 2,360만 명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현재의 상승세는 영화 산업과 시상식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만찬, 경쟁을 넘어선 화합의 장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후보에 오른 배우들이 시상식 후 만찬을 즐기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세바스찬 스탠(남우주연상 후보, <어프렌티스>)

에드워드 노튼(남우조연상 후보, <컴플리트 언노운>)

콜먼 도밍고(남우주연상 후보, <싱 싱>)

데미 무어(여우주연상 후보, <서브스턴스>)

가이 피어스(남우조연상 후보, <브루탈리스트>)

랄프 파인즈(남우주연상 후보, <콘클라베>)

제레미 스트롱(남우조연상 후보, <어프렌티스>)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충분히 인정받은 배우들이죠. 만찬 자리에서 보여준 여유로운 모습은 진정한 1류 배우로서의 품격을 느끼게 해준 것 같습니다. 시상식의 경쟁과 긴장감을 뒤로하고 서로의 노력을 격려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하니 아카데미 시상식의 또 다른 아름다운 순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마무리

매년 기대와 논란 속에서 관객들에게 영화 외적인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글로벌 영화계의 큰 이벤트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앞으로도 영화와 영화인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역사를 기대하며,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도 놓치지 않고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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