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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시대를 초월한 범죄 스릴러의 걸작

by 나이트 시네마 Mar 18. 2025
본문은 구어체로 작성된 리뷰 방송 대본을 AI를 활용하여 다듬은 글입니다.
리뷰 영상 : https://youtu.be/rX5wIJq5uEc


범죄 스릴러의 정수로 손꼽히는 <양들의 침묵>을 롯데시네마 재개봉을 맞아 감상 하였습니다. 평소에 롯데시네마를 자주 방문하는 편은 아닙니다.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작이거나 롯데시네마에서만 사용 가능한 예매권이 있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죠. 주로 저의 생활권에서는 메가박스 접근성이 가장 좋기 때문에 굳이 다른 영화관을 찾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양들의 침묵> 관람을 계기로 앞으로 롯데시네마를 더 자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관람 전, 예상치 못한 유쾌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화 감상 전 에피소드

영화관에 입장하려고 줄을 섰는데, 제 바로 앞의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 두 분에게 직원분이 신분증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요즘에는 고등학생들이 화장도 잘하고 옷도 성숙하게 입어서 구별하기 쉽지 않으니 신분증 검사를 할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원분이 갑자기 저에게도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신분증 검사는 정말 오래전, 거의 10년도 더 된 일이라 너무나 당황스러웠습니다. 순간 큰 소리로 "네? 저 마흔 살인데요?"라고 외쳐버렸고, 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물론 저까지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알바생은 멋쩍게 웃으면서 규정상 절차라고 설명했지만, 저는 그저 제가 신분증 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에 너무나 기분이 좋아서, 싱글벙글 웃으며 신분증을 보여주고 영화관으로 입장했습니다. 그 알바생을 칭찬 게시판에 올려주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기분 좋게 매점에서 팝콘과 콜라를 샀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약간 후회했습니다. <양들의 침묵>은 음식을 먹으면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고전 명작의 힘, 시대를 초월한 긴장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정말 재미있게 감상했습니다. 사실 저는 주변에서 고전 명작 영화를 추천해 줄 때, 막상 보고 나면 크게 만족하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영화 자체의 재미보다는, 늦게 영화를 좋아하게 된 제가 그동안 놓쳤던 명작들을 챙겨 본다는 일종의 숙제처럼 생각하며 영화를 감상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추천받은 명작 영화를 보고 나면 항상 "그 당시에는 굉장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와서 처음 보는 입장에서는 그냥 그렇다"라는 다소 평가를 내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양들의 침묵>은 달랐습니다. 30년이 지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촌스럽거나 지루하지 않았고, 오히려 현대 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에 몰입했고, 일부 장면에서는 숨 쉬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극도의 긴장감을 느끼며 감상했습니다. 이미 30년이나 지난 작품이고, 워낙 유명한 영화다 보니 다양한 분석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저는 간단한 감상평 위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양들의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영화를 보기 전에, 저는 제목인 <양들의 침묵>의 의미에 대해 궁궁금했습니다.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주인공인 한니발 렉터가 얼마나 대단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인지는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왜 제목이 '한니발 렉터'가 아니라 <양들의 침묵>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에서 '양'은 약자를 상징하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클라리스의 과거 트라우마에 등장하는 양은, 부모님을 여의고 친척 집에 맡겨진 어린 클라리스가 새벽에 도살당하는 울음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난 후 목격하게 되는 존재입니다. 클라리스는 도살장에서 양 한 마리를 구하기 위해 안고 도망치지만, 결국 붙잡히고 맙니다. 이때의 기억은 클라리스에게 깊은 트라우마로 남게 됩니다. 영화는 클라리스가 버팔로 빌에게 납치당한 캐서린을 구출하는 과정을 통해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클라리스의 과거에 등장하는 양의 울음소리와, 버팔로 빌의 아지트 지하 우물 속에 갇혀 있던 캐서린의 절규가 묘하게 겹쳐 들리는 듯했습니다. 어린 시절, 클라리스는 양을 구하지 못했고, 양의 울음소리를 멈추게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캐서린을 구원함으로써, 그녀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게 됩니다. 약자인 캐서린의 절규가 멈추는 동시에, 클라리스 내면에서 오랫동안 울려 퍼지던 어린 시절 구하지 못했던 양의 울음소리도 비로소 멈추게 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한니발 렉터가 클라리스에게 전화로 "양들의 울음소리가 멈췄는지"를 물어보는 대사는, 클라리스가 트라우마를 극복했는지를 확인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고, 캐서린의 울음소리가 멈췄는지를 확인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클라리스가 FBI 요원이 된 동기에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것도 있겠지만, 연약한 존재들이 고통받는 세상을 침묵시키고 정의를 실현함으로써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브런치 글 이미지 2

반면, 한니발 렉터 입장에서 '양', 즉 약자는 '먹어 치워서 침묵시켜야 할 대상'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렉터에게 인간은 그저 먹잇감일 뿐이며, 자신의 초월적인 존재감을 확립하고,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 약자들을 '침묵'시켜야 할 대상으로 여깁니다. 그는 식인 행위를 통해 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되는 존재들을 지배하고, 자신의 우월성을 증명하려 합니다. 렉터에게 '침묵'은 절대적인 권력과 통제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한니발 렉터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버팔로 빌 역시 제목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니발 렉터는 버팔로 빌을 묘사하면서, 그가 원래부터 광인이 아니었지만, 어린 시절의 학대로 인해 만들어진 광인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버팔로 빌과 피해자인 캐서린의 관계를 살펴보면, 캐서린이 '양'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버팔로 빌 또한 사회적인 약자, 즉 '양'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클라리스의 총에 맞아 버팔로 빌이 숨을 거두면서, 영화 제목인 '양들의 침묵'이 비로소 완성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버팔로 빌은 사회의 무관심과 혐오가 낳은 괴물이며, 그의 끔찍한 범죄는 사회가 외면한 '양들의 비명'이 낳은 비극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영화의 중심축을 이루는 세 인물, 클라리스, 한니발 렉터, 버팔로 빌 모두에게 '양'은 약자를 의미하지만, 각자 다른 방식으로 그들을 침묵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제목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양들의 침묵>이라는 제목은 영화의 주제와 등장인물들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담고 있으며, 매우 훌륭하게 지어진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니발 렉터: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매력적인 악역의 탄생

이 작품을 이야기하면서, 안소니 홉킨스가 연기한 한니발 렉터 박사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모두 공감하시겠지만, 그의 카리스마는 정말 대단합니다. 영화에서 잡아야 하는 범인인 버팔로 빌이 렉터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가려질 정도입니다. 역대 최고의 빌런을 꼽는 투표를 하면, 한니발 렉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안소니 홉킨스는 눈빛, 표정, 말투 하나하나를 통해 관객을 압도하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렉터는 분명히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클라리스와 멘토와 멘티의 관계처럼 보인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는 단순히 범죄 수사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클라리스의 내면을 꿰뚫어 보고, 그녀의 사건 해결을 도움으로써 결과적으로 그녀의 내면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렉터는 클라리스의 내면을 정확히 파악하여 그것을 약점으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녀가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렉터와 클라리스의 첫 대면 장면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긴장감을 극대화하면서도, 두 인물 간의 미묘한 심리적인 교류를 훌륭하게 표현한 명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라리스의 내면을 꿰뚫어 보려는 렉터와, 이에 굴하지 않고 냉정하게 대응하는 클라리스의 팽팽한 대결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긴장감이 넘쳤습니다.

인상 깊었던 명장면
브런치 글 이미지 5

자연스럽게 인상 깊었던 명장면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렉터와 클라리스의 첫 대면 장면 외에도, 렉터의 탈옥 장면은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입니다. 렉터의 탈옥 장면은 그의 뛰어난 지능과 잔혹함을 동시에 보여주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불안감과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이 장면의 강렬함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는 경찰관이 렉터일 것이라는 예측은 했지만, 예측하고 보는데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화 후반부의 버팔로 빌 아지트 장면 역시 뛰어난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처음에 버팔로 빌의 아지트에 벨이 울리는 장면과 FBI 요원들이 주택을 습격하기 위해 준비하는 장면을 교차 편집으로 보여주는 연출은, 사실 FBI 요원들이 습격하려는 집이 버팔로 빌의 집이 아니라는 것과, 버팔로 빌의 아지트에 벨을 누르는 사람이 클라리스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너무나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당시에는 놀라웠을지 모르겠지만, 현재에는 너무나 많이 사용된 뻔한 트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은 긴장감이 엄청났습니다. 버팔로 빌의 아지트 지하에서 펼쳐지는 클라리스와 버팔로 빌의 대결 장면 또한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긴장감이 넘쳤습니다. 클라리스에게는 낯선 어두운 지형이라는 설정 때문에, 그녀가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긴장하는 모습이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어 더욱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특히 버팔로 빌이 야간 투시경을 쓰고 클라리스의 뒤에서 서서히 다가가는 장면은,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긴장감이 뛰어났습니다. 


렉터의 탈옥 장면이나 버팔로 빌 아지트 장면에서 진정으로 놀라운 점은, 요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점프 스케어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극한의 긴장감을 조성했다는 것입니다. 알프레드 히치콕은 "공포는 폭발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폭발을 기다리는 데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양들의 침묵>은 바로 그 폭발을 기다리는 긴장감을 훌륭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최근 영화들은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영화는 놀래키는 장면 없이도 관객들의 온몸에 힘이 들어가게 만드는 압도적인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잔인한 장면에 대한 완급 조절 역시 뛰어납니다. 훼손된 시신의 모습을 시도 때도 없이 자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만 절제된 방식으로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충격과 공포를 극대화합니다. 초반에 클라리스가 한니발 렉터를 만나러 갈 때, 한니발 렉터가 살해한 간호사의 사진을 클라리스에게 보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사진의 뒷면만 화면에 나오게 하고, 자세한 묘사는 대사로 처리합니다. 만약 사진을 직접적으로 보여줬다면, 순간적인 시각적 충격은 컸겠지만, 이렇게 감춰진 상태에서 말로만 설명하니,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심리적인 충격을 더욱 배가시키는 효과를 낳았습니다. 절제를 통해 충격을 극대화하는 연출 기법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범죄 스릴러의 정수, 영원히 기억될 명작
브런치 글 이미지 6

앞서 이야기한 것들을 종합해 보면, <양들의 침묵>은 뛰어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열연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낸 범죄 스릴러 장르의 걸작입니다. 특히, 안소니 홉킨스는 한니발 렉터라는 매력적인 악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압도적인 존재감을 각인시켰습니다. 조디 포스터 또한 클라리스 스탈링의 복합적인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남성 중심 사회에서도 강인하면서도 지적인 여성 FBI 요원의 모습을 훌륭하게 그려냈습니다. 아직 <양들의 침묵>을 보지 못했다면, 이번 재개봉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감상해 보시기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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