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억 원의 기대는 어떻게 재앙이 되었나
본문은 구어체로 작성된 리뷰 방송 대본을 AI를 활용하여 다듬은 글입니다.
'더 테러 라이브'를 통해 한정된 공간에서 숨 막히는 긴장감을 자아내며 한국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김병우 감독. 그가 누적 조회수 8억 뷰에 달하는 전설적인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원작 웹소설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한 웹툰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이미 거대한 팬덤을 구축한 이 IP의 영화화 소식은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312억 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와 675만 명이라는 높은 손익분기점은 이 프로젝트를 향한 기대감 이면에 깊은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베일을 벗은 영화는, 안타깝게도 그 우려가 현실이 되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스포일러를 포함하여, 이 영화가 남긴 깊은 아쉬움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아쉬움을 넘어선 CG와 액션
판타지 장르 영화에서 시각적 구현, 즉 CG는 관객을 세계관에 몰입시키는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하지만 '전지적 독자 시점'의 CG는 실망을 넘어 당혹감을 안겨주는 수준이었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요즘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의 시네마틱 영상이 오히려 더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러닝타임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괴물의 질감 표현은 어색하기 짝이 없었고, 배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지 못하고 겉도는 이질감이 심각했습니다. 과연 이 작품이 2025년에 개봉한 한국의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가 맞는지 몇 번이고 의심하게 될 정도였습니다.
더욱 의아한 점은 이번 작품의 CG를 담당한 회사가 'M83 스튜디오'라는 사실입니다. 이 스튜디오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승리호', '한산', '노량', '스위트홈' 등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시각 효과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 굵직한 작품들이 즐비합니다. 뛰어난 기술력을 입증해온 스튜디오가 어째서 이번 작품에서는 이토록 아쉬운 결과물을 내놓게 되었는지 그 배경이 궁금해질 따름입니다.
물론, CG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이야기의 힘이나 캐릭터의 매력 등 다른 장점이 뚜렷하다면 관객은 어느 정도 이를 감수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다른 요소들마저 큰 매력을 선사하지 못했기에, 이 조악한 CG 퀄리티가 더욱 도드라지게 느껴진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액션 연출 역시 처참한 수준을 면치 못합니다.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고유한 스킬을 사용하며 전투를 벌이는 장면들은 전혀 타격감을 전달하지 못합니다. 배우들의 움직임은 그저 허공에 허우적거리는 듯 보였고, 캐릭터 간의 합은 엉성하기 그지없었습니다. 특히 공중으로 붕 떴다가 빠르게 하강하며 적을 공격하거나, 적의 몸통 위에 올라타는 등의 장면들은 마치 어린 시절 보았던 특촬물(전대물)을 연상시키는 어색함으로 가득했습니다.
스킬이 발현될 때의 시각 효과는 번쩍거리기만 할 뿐 그 파괴력이나 무게감이 전혀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편집 역시 속도감과 박진감을 살리는 데 실패했으며, 끊임없이 눈에 거슬리는 CG는 액션 시퀀스가 주는 쾌감을 앗아갔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비슷한 소재를 다룬 '나 혼자만 레벨업'이 실사화가 아닌 애니메이션화를 먼저 선택한 것이 얼마나 현명한 판단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나혼렙' 실사화를 진행 중이며 배우 변우석이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는데, '전독시'의 결과물을 보고 나니 이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를 위한 영화인가?
기술적인 문제와 더불어 가장 안타까웠던 지점은, 이 영화가 과연 어떤 관객층을 목표로 만들어졌는지 그 방향성이 매우 모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질문은 '대체 누구를 위해 만든 영화인가?'였습니다.
우선, 원작의 팬들을 위한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팬들이 작품의 핵심으로 여기는 중요한 설정과 캐릭터들의 고유한 매력이 상당 부분 각색되거나 훼손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원작을 깊이 있게 탐독하지 않은 저로서 팬들이 분노하는 모든 지점을 정확히 짚어낼 수는 없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을 살펴보면 원성이 자자한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는 이를 '작품에 대한 모독'이라고까지 표현할 정도였으니, 결국 가장 큰 지지자여야 할 팬들이 가장 먼저 등을 돌리는 관객층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그렇다면 원작을 접하지 않은 새로운 관객을 타겟으로 했을까요? 이 또한 성공적이지 못합니다. '미션', '코인', '성좌', '스킬' 등 게임적 요소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관객에게 이러한 설정들은 다소 유치하고 작위적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 '신과 함께' 시리즈가 '효'와 '용서'라는 세대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감정을 내세워 폭넓은 관객층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전지적 독자 시점'은 새로운 관객과 맺을 만한 정서적 연결고리를 마련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게임 문화에 익숙한 관객층을 노린 것일까요? 이 관객층은 이미 높은 수준의 게임 그래픽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화려한 시각 효과에 눈높이가 맞춰져 있습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의 CG와 액션 완성도가 이들의 기준을 만족시키기란 솔직히 힘들어 보입니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
영화는 표면적으로 '혼자만으로는 세상을 구할 수 없으며, 모두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 진정한 해답'이라는 공동체적 가치를 전달하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합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관객의 머릿속에 남는 것은 '인생은 결국 아이템 빨이다'라는 허무한 생각뿐입니다.
더 좋은 스킬, 더 많은 코인, 더 강력한 아이템을 가진 자가 생존하는 서바이벌 구조 속에서 협력과 연대의 가치는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얄팍한 구호로만 남습니다. 또한, '잘못된 시스템 안에서 결국 피 터지게 싸우는 것은 평범한 시민들'이라는 사회 비판적인 시선을 담으려는 의도 역시 엿보이지만, 이러한 메시지는 엉성한 연출과 설득력 없는 서사 속에서 힘을 잃고 공중으로 흩어져 버렸습니다.
결론적으로 '전지적 독자 시점'은 거대한 원작의 명성과 막대한 자본에 기댔을 뿐, 정작 한 편의 영화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완성도를 놓친 작품입니다. 조악한 시각 효과와 힘없는 액션, 그리고 방향성을 상실한 서사는 그 어떤 관객층도 만족시키기 어려운 결과물을 낳았습니다.
영화는 대놓고 후속작을 암시하며 막을 내리지만, 과연 이러한 완성도로 675만 명이라는 손익분기점을 넘어 다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한국 영화계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연일 흘러나오는 지금, '전지적 독자 시점'의 도전은 무모함을 넘어 무책임하게까지 느껴집니다. 3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허무하게 스크린 위에서 터트려버린 이 영화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실패 사례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습니다. 부디 제2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혹시 이 영화를 관람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셨는지 댓글을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