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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여전히 '아멜리에'를 사랑할까?

팍팍한 현실에 인류애를 충전해 줄 영화

by 나이트 시네마
본문은 구어체로 작성된 리뷰 방송 대본을 AI를 활용하여 다듬은 글입니다.

https://youtu.be/TOgv_kN2I0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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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나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고, 삭막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잊고 지냈던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한 편의 동화 같은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파리를 배경으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던 한 여성이 다른 사람들의 삶에 소소한 행복을 선물하면서 결국 자신의 행복까지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린 영화 '아멜리에'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을 만큼 사랑스러운 작품이지만, 단순히 예쁘기만 한 영화는 아닙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결핍된 가치일지도 모르는 '여유'와 '인류애'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살아 숨 쉬는 디테일

'아멜리에'는 디테일이 살아있는 캐릭터 설정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영화는 마을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성격을 사소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나열하는 내레이션을 통해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 아멜리에는 크림 브륄레의 단단한 윗면을 숟가락으로 깨는 것과 자루에 가득 담긴 곡식에 손을 푹 찔러 넣는 촉감을 좋아합니다.


이러한 디테일한 설정들은 인물들을 입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느끼게 만들어 관객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아멜리에의 부모님에 대한 묘사 역시 흥미롭습니다. 아버지는 공구함의 공구들을 완벽하게 정리하는 것에서, 어머니는 핸드백 속 소지품을 전부 쏟아냈다가 다시 차곡차곡 정리하는 것에서 낙을 느낍니다. 이는 두 사람이 깔끔한 성격이라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정해진 규칙과 자신만의 질서 속에서만 안정감을 느끼는 모습으로 비치기도 합니다. 어쩌면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두려워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투영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부모님 밑에서 자란 아멜리에는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심장이 빨리 뛴다는 오진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투신한 관광객에 의해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으며 아멜리에의 세계는 더욱 견고해집니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여정의 시작

그러던 어느 날, 아멜리에는 자신의 집 욕실 벽 안에서 수십 년 전 한 소년이 숨겨둔 낡은 보물 상자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이 상자의 주인을 찾아 돌려주고,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아보겠다고 결심합니다.


자극적인 사건 사고 소식이 넘쳐나 '인류애가 상실되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에게, 낯선 이를 위해 상자 주인을 찾아 나서는 아멜리에의 순수한 여정은 그 자체로 큰 위로와 힐링을 선사합니다.

타인의 삶에 스며드는 작은 친절과 기적들

이 일을 계기로 아멜리에는 주변 사람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뼈가 유리처럼 쉽게 부서지는 병 때문에 평생을 집 안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유리인간' 할아버지에게는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간접적으로나마 선물하고, 직원에게 까칠하게 구는 과일 가게 주인을 몰래 골탕 먹이며 작은 복수를 감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남편을 잃고 실의에 빠진 아파트 관리인에게는 죽은 남편이 보낸 것처럼 꾸민 가짜 편지를 만들어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


그녀의 작은 친절은 나비효과처럼 퍼져나가며 주변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킵니다. 다만 아멜리에의 모든 선의가 긍정적으로만 비춰지는 것은 아닙니다. 담배 가게에서 일하는 소심한 동료에게 사랑을 이어주는 과정에서, 그 상대로 집착적인 성향을 보이는 남성을 엮어주는 장면은 의도의 순수함과는 별개로 과연 올바른 행동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기기도 합니다.


한편,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시점입니다. 신문 1면을 보던 가게 손님이 "이렇게 젊고 예쁜데 죽다니"라며 안타까워하자, 아멜리에는 "늙고 못생기면 죽어도 돼요?"라고 되묻습니다. 이는 단순히 말꼬리를 잡는 질문이라기보다는,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그녀의 연민과 애정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팍팍한 현실 속, '여유'라는 키워드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키워드는 바로 '여유'였습니다. 아멜리에가 보여주는 모든 행동,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삶의 방식은 '여유'가 없다면 불가능한 것들입니다. 우연히 발견한 낡은 상자의 주인을 찾아주려는 노력, 지하철 포토부스에 버려진 증명사진들을 수집해 앨범을 만드는 취미, 그리고 그 앨범을 우연히 손에 넣고 사진 속 인물들의 사연을 상상해보는 행위까지, 이 모든 것은 사실상 굉장히 비생산적이고 쓸데없는 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당장의 생계를 걱정하고, 무언가에 쫓기듯 정신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행동들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바로 그 '여유'에서부터 낭만과 친절, 그리고 인류애가 시작된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다른 사람의 표정을 살피고, 그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며, 작은 행복을 선물하는 모든 행동은 결국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바쁜 일상에 치여 사는 현대인들에게 타인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팍팍한 현실에 지쳐 내 인생 하나 챙기기도 벅찬 우리에게, 세상을 대하는 아멜리에의 태도는 더욱 비현실적이고 아름답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옥같은 명대사들

이 영화는 마음에 와닿는 명대사가 많습니다.


"당신 없는 오늘의 삶은 어제의 찌꺼기일 뿐."이라는 대사는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공허하고 무의미하게 만드는지를 아름다운 문장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또한, "손가락이 천국을 가리킬 때 바보는 손가락을 쳐다보죠."라는 대사는 현상에만 집착한 나머지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꼬집으며, 우리가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마침내, 자신의 행복을 찾아 나선 아멜리에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찾아주던 아멜리에는 마침내 자신의 행복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녀는 증명사진 앨범의 주인인 '니노'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상처받을 것을 두려워하며 좀처럼 용기를 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격려와 도움, 그리고 스스로 만들어낸 작은 기적들을 통해 마침내 용기를 내어 자신의 사랑을 쟁취합니다. 타인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던 아멜리에가 마침내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진정한 행복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그리고 스스로 능동적으로 행동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요소들

똑단발 헤어스타일과 커다란 눈망울, 사랑스러운 미소를 가진 배우 오드리 토투는 '아멜리에'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완벽한 캐스팅이었습니다. 그녀의 발랄하고 엉뚱한 매력은 영화의 동화적인 분위기를 잘 살려주었습니다.


또한, 영화 내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내레이션은 관객이 아멜리에의 생각과 감정에 깊이 몰입하게 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했습니다. 많은 분량의 내레이션을 사용하면서도 완성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데, '아멜리에'는 그 어려운 일을 성공적으로 해낸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일 것입니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음악 역시 영화의 몽환적이고 따뜻한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우러져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합니다. 다만, 마냥 동화 같은 영화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성관계에 대한 묘사나 성인용품점 장면 등이 등장해, 순수한 동화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 지점입니다.

우리 곁에 숨겨진 행복을 발견할 시간

영화 '아멜리에'는 팍팍한 현실에 지친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함께 삶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주는 작품입니다. 타인에게 건네는 작은 친절이 얼마나 큰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진정한 행복은 결국 혼자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임을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소소한 행복들이 무수히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릅니다. 많은 분들이 '인생 영화'로 꼽는 '아멜리에', 여러분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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