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부부 배우가 연기한 권태와 애증, 그리고 파멸의 기록
본문은 구어체로 작성된 리뷰 방송 대본을 AI를 활용하여 다듬은 글입니다.
최근 '서브스턴스', '어글리 시스터'와 같은 영화들이 연이어 주목받으며 '바디 호러'라는 장르가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영화 '투게더'는 '관계'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통해 서늘하고 깊은 공포를 선사하는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다소 의아하게도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지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는 청소년 관람불가로 상영되었을 만큼 이 영화가 주는 시각적 충격과 심리적 압박감은 상당합니다. 지금부터 스포일러를 포함하여 영화 '투게더'의 인상적인 지점들을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점프 스케어와 심리적 압박의 공존
영화 '투게더'가 공포를 연출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관객을 순간적으로 놀라게 하는 '점프 스케어' 기법입니다. 영화 전반에 걸쳐 간간히 사용되는데, 대부분은 흠칫 놀랄 정도의 수준이지 소스라치게 놀랄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단 한 장면, 여자 주인공 밀리가 감염된 후 반투명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자 주인공 팀과 대치하는 장면만큼은 예외입니다. 다른 장면에서는 조용히 놀라던 극장 안의 관객들도 이 장면이 시작될 때의 점프 스케어에서는 실제로 "으악!" 하는 비명을 지를 정도로 강력한 충격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된 공포는 점프 스케어보다는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공유되면서 발생하는 감정과, 징그럽고 잔인한 장면에서 오는 불쾌한 감각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많은 관객이 가장 보기 힘들었던 장면으로 꼽는 것은 화장실에서 벌어지는 성관계 장면일 것입니다.
성관계가 끝난 후 두 사람은 당연히 분리되어야 하지만, 그들의 성기는 서로에게 붙어 떨어지지 않는 끔찍한 상황에 놓입니다. 그것을 억지로 떼어내려고 할 때의 고통이 스크린을 넘어 관객에게까지 생생하게 전달되며 절로 몸을 움츠리게 만듭니다. 하필 이 장면에서 영화는 15세 관람가라는 등급이 무색하게 남자 주인공의 성기를 클로즈업하여 보여줍니다. 딱 붙은 상태에서 억지로 떼어내려 하자, 마치 만화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처럼 성기가 고무처럼 길게 늘어나는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과 경악 그 자체입니다. 이 장면을 기점으로 '이 영화가 정말 15세 관람가가 맞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랫킹'의 섬뜩한 상징
영화는 초반부부터 남자 주인공 팀이 들려주는 '따뜻한 전등 위에서 서서히 죽어간 쥐' 이야기를 여러 번 강조합니다. 쥐가 전등의 안락하고 따뜻한 온기에 취해 자신이 타 죽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죽어갔다는 이 이야기는, 주인공 커플인 팀과 밀리의 관계를 보여주는 핵심적인 상징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관계 전체가 서서히 병들고 파괴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전등의 따스함이 관계의 편안함을 의미한다면, 그 위에서 무의식적인 파멸을 맞이하는 쥐의 모습은 습관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가는 커플의 위태로운 모습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여담으로, 이때 전등 위에서 여러 마리 쥐의 꼬리가 뒤엉킨 사체가 발견되는데, 이는 처음에는 영화적 설정처럼 보이지만 사실 실제로 존재하는 '랫킹(rat king)' 현상입니다. 쥐와 같은 설치류들이 서로 꼬리가 엉킨 채 발견되는 현상으로, 털이나 피, 진흙 등에 의해 꼬리가 엉겨 붙거나, 겨울철 체온 유지를 위해 뭉쳐 잠을 자다가 자신도 모르게 꼬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상태로는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해 대부분 죽은 채로 발견되며, 기괴한 모습 때문에 전근대 유럽에서는 재앙의 전조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팀은 심지어 자기 방 전등 위에서 쥐 사체가 썩어가는 냄새조차 맡지 못했다고 말하는데, 이는 관계의 무감각 상태가 얼마나 치명적인 파멸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경고하는 영화의 핵심 메시지와 맞닿아 있습니다.
기괴한 신체 융합
주인공 커플은 시골로 이사한 뒤 SNS에 "여기 크게 한 발 내딛다"라는 희망적인 메시지와 함께 사진을 올립니다. 하지만 그들이 마음속으로 정말 남기고 싶었던 말은 "잠시 죽으러 왔습니다" 혹은 "잠시 죽었다 돌아갈게"와 같은, 관계의 종말을 암시하는 섬뜩한 농담이었습니다. 이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대외적인 이미지와 관계의 종말을 향한 무의식적인 속마음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며, 앞으로 닥칠 끔찍한 비극에 대한 복선으로 작용합니다.
영화 후반, 두 사람의 몸이 만화 '드래곤볼'의 퓨전처럼 하나로 합쳐지는 장면은 유쾌함 대신 기괴함과 경악만을 남깁니다. 이 신체 융합은 플라톤의 '향연(Symposium)'에 등장하는 인간 기원 신화에 대한 끔찍한 변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본래 한 몸이었던 인간이 신의 노여움을 사 둘로 나뉘었고, 그래서 평생 자신의 반쪽을 찾아 헤맨다는 낭만적인 신화가 이 영화에서는 어떻게 개인의 독립성을 파괴하고 서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괴물이 될 수 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영화 내내 언급되던 실종된 커플이 동굴 속에서 기괴하게 합쳐진 채 발견되는 장면은 이를 더욱 강조합니다. '서브스턴스'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기괴하면서도 슬퍼 보이는 모습인데, 한쪽의 목에 칼이 꽂혀 있는 것으로 보아 합쳐지기 전 자살을 시도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쪽이 죽더라도 신체 융합은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된다는 사실과 함께, 관계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어느 한쪽이 관계를 끝내려 해도 그 정신적, 물리적 결합은 끔찍한 형태로 지속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제작 비하인드
마이클 생크스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17살에 만난 연인과 16년간 관계를 이어오면서 느꼈던 "이 관계에서 나 자신을 잃어버리면 어떡하지?"라는 개인적인 두려움과 고민에서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주인공 커플의 신체적 결합은 관계 속에서의 정체성 및 독립성 상실이라는 추상적인 공포를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시각화한 것입니다.
실제 부부인 데이브 프랭코와 앨리슨 브리를 주연으로 캐스팅한 것은 신의 한 수였습니다. 단 21일이라는 짧은 촬영 기간 동안 하루에 최대 9개의 씬을 찍는 강행군 속에서도 두 배우는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오랜 관계에서 오는 권태와 애증, 그럼에도 서로를 놓지 못하는 복잡한 감정을 생생하게 연기했습니다.
감독은 실종된 커플의 남자 '사이먼' 역으로 직접 카메오 출연을 하기도 했으며, VFX 아티스트 경력을 살려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특수효과를 직접 담당했습니다. 복도에서 밀리가 기괴하게 끌려가는 장면은 곡예사와 앨리슨 브리의 연기를 정교하게 합성한 결과물입니다.
한편, 주연 배우 앨리슨 브리는 최근 인상 깊게 본 영화로 '어글리 시스터'를 꼽으며, 극 중 팀의 입에서 머리카락을 뽑아내는 장면이 '어글리 시스터'의 촌충 토해내는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투게더'는 '베러 하프'라는 다른 작품과 육체적으로 융합되는 커플이라는 설정, 플라톤의 '향연' 대사 인용, 심지어 스파이스 걸스의 '2 Become 1'이라는 동일한 노래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표절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이에 감독은 2019년에 이미 작가 협회에 시나리오를 등록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독창성을 주장하며 반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건강한 거리감의 필요성
결론적으로 '투게더'는 바디 호러라는 장르를 통해 '함께'라는 이름 아래 너무 가까워진 나머지 서로를 잠식하게 된 관계의 비극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의존이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는 대신, 헌신이 가져올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 또한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이 영화가 기괴하고 끔찍한 방식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핵심 메시지는, 부부, 연인, 가족을 포함한 모든 공동체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적당한 거리감과 각자의 독립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온전히 설 수 있는 두 사람이 만날 때 비로소 진정으로 건강한 '함께'가 가능하다는 소름 끼치는 진실을 전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영화는 모든 종류의 관계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과 상대방 사이의 거리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매우 인상 깊은 작품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나요? 그리고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자유롭게 의견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