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이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경지를 선보이다
본문은 구어체로 작성된 리뷰 방송 대본을 AI를 활용하여 다듬은 글입니다.
'귀멸의 칼날' 시리즈의 팬이라면 누구나 손꼽아 기다렸을 최종 국면, '무한성편'이 드디어 스크린을 통해 그 장대한 서막을 열었습니다. 사실 저는 1기까지만 시청하고 잠시 멈춰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개봉 소식이 들려왔을 때도 그저 '개봉하는구나' 정도의 감흥이었죠. 하지만 심상치 않은 흥행 추세를 보고, 이 작품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며칠간 하루에 4시간씩 자며 나머지 시즌 전체를 정주행하고 극장을 찾았습니다.
모든 시즌을 섭렵하며 느낀 점이지만, '합동 강화 훈련편'은 솔직히 가장 보기 힘든 구간이었습니다. 물론 최종 국면을 위해 유대감을 쌓고 강해지는 과정이 중요하긴 하지만, 마지막 두 회차를 제외하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구간을 지나 마주한 '무한성편'은 그 기다림을 모두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대단했습니다.
'무한성편'까지 모두 본 지금, 최고의 시즌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무한열차편'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번 '무한성편'도 훌륭했지만, '무한열차편'을 통해 비로소 이 시리즈의 진정한 재미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1기만 봤을 때는 그저 전형적인 왕도물이라는 인상이 강했는데, '무한열차편'부터는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렌고쿠 쿄쥬로라는 캐릭터가 보여준 매력은 대단했습니다. 광기 어린 눈으로 "우마이!"를 외치는 모습부터 시즌 내내 거의 메인 캐릭터급으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이 깊은 정을 붙이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왕도물 장르를 볼 때 우리는 보통 마음 한편에 '주요 캐릭터는 고난을 겪을지언정 죽지는 않는다'는 무언의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귀멸의 칼날'은 렌고쿠를 장렬하게 전사시키는 파격적인 선택으로 그 믿음을 완전히 깨부쉈습니다. 이토록 공들여 구축한 매력적인 캐릭터를 단순한 전투 패배가 아닌, 완전한 퇴장으로 마무리하는 전개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충격은 이후 시리즈를 보는 내내 시청자의 마음가짐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렌고쿠의 죽음 이후, 귀살대와 혈귀의 전투가 벌어질 때마다 더 이상 안심하고 지켜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렌고쿠도 죽었는데, 다른 주(柱)라고 해서 안전할까?' 하는 긴장감이 항상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번 '무한성편' 역시 이러한 기조를 그대로 이어갑니다. 코쵸우 시노부와 상현 2 도우마의 전투가 대표적입니다. 보통의 왕도물이라면 시노부가 처절하게 당하다가 마지막 한 방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거나, 설령 지더라도 어떻게든 목숨만은 부지하는 전개를 예상하게 됩니다. 심지어 언니의 영혼이 나타나 힘을 북돋워 주는 장면은 승리를 위한 각성 클리셰의 전형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작품은 그 예상을 비웃듯, 도우마가 시노부를 흡수하며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게 합니다. 작품의 비교적 초반부에 시노부의 죽음을 배치함으로써, '이번 전투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며, 누구든 죽을 수 있다'는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관객을 몰입시켰습니다.
익숙한 서사, 그러나 압도적인 영상미
솔직히 말해 '귀멸의 칼날'의 서사 구조 자체는 매우 익숙한 왕도물의 정석을 따릅니다. 시즌마다 새로운 강적이 등장하고, 주인공 일행은 위기에 빠지며, 그 순간 각성을 통해 국면을 전환합니다. 각성 과정에서는 인물의 과거 회상과 구구절절한 사연이 펼쳐지고, 전투의 마지막에는 쓰러뜨린 적의 슬픈 과거 서사까지 보여줍니다. '싸움, 위기, 각성, 사연, 성장'으로 이어지는 패턴은 시리즈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하나의 공식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반복적인 구조와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회상 장면들은 일부 관객에게 피로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모든 것을 알면서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야기의 구조적인 단순함이 이번 극장판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줄거리 해석에 큰 에너지를 쏟지 않고, 그저 화면에 온전히 몰입하며 캐릭터가 보여주는 감정의 곡선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경지를 열다
이번 극장판을 보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지금까지 이보다 더 뛰어난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이 있었을까?" 하는 감탄이었습니다. '미쳤다'는 말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 압도적인 작화와 연출은 경이로운 수준입니다. 단순히 한두 장면에만 힘을 준 것이 아니라,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최상의 퀄리티를 유지합니다.
보통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보이는 '작화 붕괴(작붕)'가 이 작품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개그 장면에서 의도적으로 단순화된 작화는 있지만, 원거리의 인물을 대충 묘사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캐릭터의 이목구비를 흐리게 처리하는 식의 타협이 전혀 없습니다. 모든 프레임에서 장인 정신마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특히 이 작품의 백미는 2D와 3D를 절묘하게 결합한 배경과 인물의 움직임입니다. 보통 두 기술을 혼용하면 이질감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귀멸의 칼날'은 그 경계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습니다. '무한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비현실적이고 기괴하게 변화하는 공간은 3D 기술로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구현되었고, 그 안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들은 2D 고유의 느낌을 유지한 채 공간에 완벽하게 녹아들었습니다. 이는 '무한열차편'에서 보여준 기술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모습입니다. 제작사 유포테이블(Ufotable) 특유의 다이내믹한 카메라 워크와 감각적인 연출은 전투 장면 그 자체만으로도 극장에서 볼 가치를 충분히 만들어 줍니다.
아카자를 용서할 수 없는 이유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과도한 회상 장면과 함께, 가족애나 동료애를 내세우는 신파적인 요소도 분명 존재합니다. 특히 상현 3 아카자의 서사는 많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과거의 기억을 되찾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내지 못한 스스로를 미워하며 자신의 기술을 자신에게 사용하는 모습은 처절하기 그지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의 과거와 마지막 "여보"라는 대사에 눈물을 흘렸다고 하지만, 저는 감정이입을 할 수 없었습니다. '무한열차편'에서 우리의 렌고쿠를 죽인 장본인이 아카자이기 때문입니다. "렌고쿠 죽인 놈의 사연은 궁금하지 않아", "이미지 세탁하지 마라"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며 눈물이 나오려다 쏙 들어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무한성편'을 먼저 보고 시리즈를 정주행한 분들은 '무한열차편'에서 오히려 아카자를 응원하게 된다는 후문도 들려왔습니다.
젠이츠를 향한 애정과 아쉬움
캐릭터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저의 최애는 아가츠마 젠이츠입니다. 제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가장 '인간적'이기 때문입니다. 귀살대의 다른 인물들을 보면 다들 어딘가 하나씩은 광기에 차 있습니다. 우부야시키를 만나 귀살대가 되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그저 사회 부적응자나 '미친 놈들'로 불렸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젠이츠는 평소에 시끄럽고, 여자를 밝히고, 겁도 많지만 바로 그런 모습이 그의 압도적인 전투력과 대비되며 큰 매력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벽력일섬 자세를 취하며 입에서 하얀 입김이 새어 나오는 순간은 매번 심장을 뛰게 합니다.
이번 '무한성편'에서 형과의 대결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젠이츠의 서사를 다뤄준 것은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분량 면에서 다소 홀대받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팬심에서 비롯된 자격지심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캐릭터들의 서사에 비해 소외당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결정적으로, 시노부의 사망 소식은 까마귀들이 확성기처럼 떠들고 다녔으면서 왜 젠이츠가 상현 혈귀를 쓰러뜨린 사실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것일까요? 이 점을 깨닫고 나니 괜히 더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번 1편에서는 다른 주들이 그저 뛰기만 하다가 끝났으니, 남은 2편에서 그들의 서사를 어떻게 풀어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부디 후속편에서는 젠이츠를 제대로 챙겨주길 바랍니다. 원작에 없더라도 각색해서라도 챙겨주길,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생각입니다.
마무리하며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이 시리즈가 왜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는지 다시 한번 증명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익숙한 패턴에 대한 비판마저 잠재우는 경이로운 비주얼과 연출, 깊은 의미나 메시지를 찾기보다는 거대한 스크린 앞에서 작품이 선사하는 순수한 시청각적 즐거움에 온몸을 맡겨볼 수 있는 체험. 이 모든 것이 이 작품이 가진 대체 불가능한 매력일 것입니다.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인 만큼,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들도 큰 기대를 가지고 기다려 보겠습니다.
에필로그
사실 제가 이토록 '귀멸의 칼날'에 과몰입하게 된 데에는 지인의 공이 큽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아마 안 보고 넘어갔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정주행을 시작하자 매일같이 "어디까지 봤어?", "어땠어?"라며 진행 상황을 체크했고, 제가 극장 예매를 하자 상영 시간에 맞춰 "이제 들어갔어?"라며, 영화가 끝나자마자 "어땠어?"라고 연락하는 등 끊임없는 채찍질을 해주었습니다.
심지어 묻지도 않았는데 "지난번엔 IMAX에서 봤는데 오늘은 돌비에서 봤다", "4DX로 보니 어떻더라"라며 5회차를 뛰는 동안 모든 상영 포맷에 대한 감상을 계속해서 저에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 열정적인 영업 덕분에 저 역시 좋은 작품을 놓치지 않고 즐길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모든 포맷을 섭렵한 그분의 최종 결론은 'IMAX가 최고였다'고 하니, 관람을 고민하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