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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결 Oct 03. 2023

한 편의 시가 되어 가을은 바다를 부른다

웃음은 자락이 되어 바람에 날리니 피어난 꽃내음에 가을이 오기를 망설인다. 가을의 서린 바람은 모두의 바람을 싣고 날아다니며 낯선 이들의 콧구멍을 간질이고는 이내 떠난다. 그저 기분 좋은 추억이 되어 앞으로 다가올 다정함을 위해 자리를 비우곤 인사하며 떠나간다.

자연은 보며 드는 생각은 평온한다. 자연스러운 게 제일 아름다운 걸 깨달은 건 아마 내비치며 너울지는 빛을 이내 깊었던 내 마음에 볕이 들었음을 느껴을 때다. 사계절마다 변해가는 아름다움의 형태에 그 본질이 형태가 변한다 하더라고 변하지 않는다는 걸 사계절을 가진 나라에서 깨닫는다.

아이의 손짓과 몸짓은 아비를 따라가고 동무와 같은 형제의 손을 맞잡고 걸어간다. 너울지는 시간의 파도에서 인과 연이 만나 부모와 자식으로 엮이고 주어진 걸 따라가면서도 그 안에서 스스로 얽히고 파도에 쓸려내려 가며 우리는 단단해진다. 그 잔해는 반짝이는 모래와 조개껍질의 오색 빛깔이 되어 한 인간의 삶이 되고 파묻혀 나오고 싶지 않을 때 우리는 사랑을 한다. 사랑의 다른 말은 이젠 기억이라 찬란했던 그때를 추억하면 한 편의 바닷가가 펼쳐진다. 빛을 충분히 받아야 찍히는 필름 카메라처럼 나의 작은 해변은 일조량을 채울 때까지 그저 빛나기를 기다리며 반짝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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