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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보리 Jul 12. 2020

기억에 남는 여행 있으신가요?

혼자 부산 여행 갔던 짧은 이야기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비도 오고 울적하니까. 저는 원래 지금쯤 부산에 있어야 하거든요. 

해마다 이맘때쯤 (10일~12일) 벡스코에서 열리는 K-핸드메이드 페어 부산을 갈 예정이었어요. 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때문에 올해 여행은 포기했고 지금은 방구석입니다.

2년 전에 처음으로 혼자 부산여행을 갔어요. 여행을 마지막으로 가본 게 언제일까 아득할 정도로 여행을 안 다니다가 2년 전 퇴사를 하면서 절친한 동생에게 이끌려 4월에 일본을 갔다 왔고, 조금 용기가 생겨 7월에 부산을 혼자 가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가족여행이든, 친구들과의 여행이든 자주 가는 분들이라면 이런 저의 용기가 이해가 안 갈 수도 있겠네요. 당시의 저는 마음이 많이 아팠고 익숙한 공간을 벗어난다는 자체가 너무 힘든 일이었습니다.

저에게 혼자 여행의 용기를 준 동생이 가르쳐준 대로, 교통편을 알아보고 호텔 예약도 알아서 했습니다. 해보면 진짜 별 거 아니었는데 그동안 망설이고 버렸던 세월이 아깝더라고요. 제가 가려는 행사는 벡스코에서 했기 때문에 가까운 비즈니스호텔로 숙소를 잡았어요. 

둘째 날에는 부산 사는 지인을 만나 밥도 얻어먹고 함께 행사장도 돌아다녔어요. 꼭 보고 싶은 부스가 있었는데 사장님이 많이 바빠서 일방적인 인사만 하고 더 구경하고 지인분이랑 헤어지고 좀 더 돌아다니고 숙소로 돌아왔어요.

셋째 날에는 혼자 영도에 가서 맛집도 가고 가고 싶었던 카페도 가고, 서면에 가서 영화도 보고 국제시장거리를 누비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부지런히 도 다녔네요. 숙소를 기차역 근처로 옮겨 하룻밤을 더 묵고 아침부터 동네를 또 한 바퀴 돌고 돌아왔습니다. 이 혼자 여행의 기억이 좋아서 작년에는 엄마와 또 부산을 다녀왔었어요. 일정이 좀 꼬이긴 했지만 엄마도 좋아하셨죠. 

2년 전 여행 때는 일정을 짜지는 않았어요. 그럴 여력도 없었거니와 그저 쉬고 싶다는 마음뿐이어서 어디를 꼭 가야 한다, 무엇을 꼭 먹어야 한다 라는 것에 크게 관심도 없었거든요. 혹시나 저처럼 혼자 여행을 가본 적이 없거나, 여행을 가고 싶은데 남들 다 가는덴 가고 싶지 않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분들에게 소소한 추천을 몇 개 해드릴게요.

1. 내가 간 동네의 극장에서 영화보기

2. 그 동네에만 있는 멀티샵, 소품샵, 서점 찾아가기

3. 지하철이나 버스 타고 옆동네에 가보기

4.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한 바퀴 돌기

5. 동네에서 아침 먹기

정말 사소하지만 아주 오래 기억에 남아요. 

어서 마음 놓고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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