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짧은 이야기
<드라큘라> 여전히 멋지고 섹시한 게리 올드만
어릴 적 빌라에 살았었다. 언덕길을 따라 쭉 내려가면 사거리 코너에 비디오 가게가 있었다. 초등학교 때는 그 비디오 가게에서 알록달록 쫄쫄이를 입은 오형제 히어로물 시리즈와 서태지와 아이들 공현 실황을 빌려다 보는 게 낙이었다. 우연히 영화 <드라큘라>를 빌려보고는 남들 다 키아누 리브스 미모를 찬양할 때 혼자 게리 올드만에 빠져 <불멸의 연인>과 <레옹>으로 그의 연기를 더 찾아보게 되었다.
중학생의 눈에 베토벤의 로맨스를 그린 <불멸의 연인>이 어떻게 그려졌는지도, <레옹>의 미치광이도 어떻게 보였을지 기억은 안 나지만 그렇게 좋아했던 걸 보면 매력이 넘치는 배우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다크나이트를 좋아한다면 그를 짐 고든으로 더 기억하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게리 올드만 그는 여전히 멋지고 섹시하고 훌륭한 배우다.
<로미오와 줄리엣> 첫사랑의 아이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중학생 때 친구의 영업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배우를 알게 되었다. 당시의 레오는 말 그대로 미친 미모였다. 제임스 딘의 현신이라는 리버 피닉스가 키아누 리브스와 열연한 <아이다호>를 통해 훌륭한 연기로 대중에게 알려졌었는데, 그가 마약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고 레오가 그의 뒤를 잇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참고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조커>의 히어로 호아킨 피닉스가 그의 친동생이다.
다시 돌아와서, 친구의 영업 영화는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 디카프리오에 대해서 잘 몰랐던 나는 극장에서 그가 등장하는 첫 장면에서부터 영화의 매력에 빠졌고 이후로도 계속 레오의 영화를 찾아봤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홀린 듯이 지하상가에서 십자가 목걸이를 샀고, 영화 전체가 담긴 CD를 사서 중얼중얼 대사를 따라 외우기도 했다. 물론 그 비디오 가게도 주야장천 드나들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를 대중에게 알리는 가장 큰 작품이었지만 동시에 독이 되기도 했다.
헐리우드는 그를 얼굴 천재로만 여겼지 그의 연기력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 <타이타닉>을 통해 남우주연상을 노렸으나 이게 레오의 오스카 비극의 시작이었다. 그의 외모도 좋아했지만 연기에 대한 집중력을 보고 더 좋아했던지라 팬으로서 너무 안타까웠다. 헐리우드는 이미 <길버트 그레이프>로 그를 아카데미 조연상 후보에 올렸던 적이 있었으면서 그의 연기를 인정하지 않다니!
<타이타닉>이 나왔던 비슷한 시기에 맷 데이먼,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굿 윌 헌팅>이 나왔었다. 맷 데이먼과 벤 에플렉이 함께 <굿 윌 헌팅>의 각본을 썼는데 바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다. 헐리우드도 이미 꼰대들 천국이라 고졸에 혼혈인 레오보다 하버드 대학 출신의 천재적인 맷을 더 좋아했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헐리우드에서 레오는 늘 악동에 사고뭉치였고 이슈메이커였다.
이후 레오는 여러 번 헐리우드 남우주연상의 후보에 올랐지만 매번 탈락해야만 했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인간의 극한을 보여준 <레버넌트> 로 결국 아카데미는 레오에게 트로피를 안겨주었다.
그의 영화 중 좋았던 영화를 꼽으라면 <인셉션>과 <위대한 개츠비>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둘 다 참 안타까운 캐릭터였는데 레오가 역시나 연기를 잘해줘서 재밌게 봤었다. 레오가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많이 오래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