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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웃사이드 더 시티 Apr 07. 2023

네 직분에 충실하라

성별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죄책감으로 억압하는 몰몬교

전 게시물에서 억압당하는 몰몬 여자들의 현실을 썼지만 이번엔 몰몬 남자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몰몬 여자들은 평생 남편에게 복종하겠다는 맹세 아래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계명을 받들어 직업 없이 가능한 한 많은 아이들을 낳으라는 교리에 굴복하며 삽니다.

하지만 몰몬 남자들 또한 종교에 의해 매우 억압된 삶을 살고 교회에 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엔 몰몬 남자들이 받는 정신 질환과 성교육, 성 소수자들이 받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선교사가 되기 위한 통과 의례 (通過儀禮)


어린 나이에 세뇌되었던 나는 매일 주일 학교에서 노래를 부르곤 했었다. “난 선-교사 되고 싶어! 선배 선교사들처럼 말이야! 선교사가 되면 어디로 가게 될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개종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젊은이들에게 애국심과 사명감을 심어주는 미국 군대처럼, 몰몬교는 어린 나이부터 남자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뜻과 교회의 대의를 이루기 위해 선교사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심어준다. 청년 남자들이 주님께 충실히 섬기며 선교하는 동안 많은 ‘축복’을 받고, 귀국 후 결혼 상대를 만날 수 있는 축복을 받는다고 말이다. ‘명예롭게’ 선교 사업을 마친 이 남자들만 결혼하기에 합당하다고 판정을 내리는데 감독과의 면접에서 건강 등 개인적인 사유로 해당 청년이 선교 사업 나가기에 적당하지 못하다고 판정받으면 선교사 되지 못한 남자들은 평생 결혼하거나 복음을 따라 살 자격이 없다는 낙인이 찍히게 된다.


선교 중 몰래 야동보다 걸렸거나 향수병에 걸려 ‘불명예롭게’ 귀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불명예롭게’ 귀환한 남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있다. 이 역시 죄책감을 심어주기 위한 도구일 뿐인데 욕구를 참지 못한 더러운 사람으로 죄책감을 심는다. 그 죄책감을 덜어내려면 감독을 만나 자신의 죄를 고백해야 하는데 죄를 저지른 경력이 있는 회원의 경우 성전 추천서 (몰몬교 성전에 들어갈 수 있게 허락받았다는 증명서)가 취소된다. 따라서 선교를 마치지 못한 남자 회원들은 더 낙오된다.


몰몬 남자들은 대체로 친구를 사귀거나 결혼 상대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결혼하더라도 몇십 년에 걸친 죄의식과 잠재적인 스트레스를 품고 살아와서  결혼 후 배우자와의 관계에 소홀해지거나 역으로 포르노 중독자가 되거나 간통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렇게 이혼하게 된 부부들 사이에서 태어난 몰몬 아이들은 더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 이들을 위한 몰몬교 내에서 운영하는 심리 상담소가 따로 있긴 하지만 교회 교리를 바탕으로 상담하는 것이다 보니 실증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상담이 불가하다.



몰몬교의 잘못된 성교육


<몰몬 여자로 산다는 것>에 언급했다시피 몰몬 여자들은 어린 나이 때부터 자신의 외모와 순결을 정죄하는 성교육을 받고 자란다. 몰몬 남자들 역시 자신의 본성이 매우 사악하다기 때문에 본성을 조절하는 교회 지도자들의 설교를 들어야 한다. 그들의 설교는 다음과 같다:

목숨보다 앞선 순결의 법

“이것을 기억하라 아들아. 네가 순결을 잃고 선교 사업에서 불명예롭게 귀환하는 것보다 네 시체가 관에 실린 채 명예롭게 귀환하는 것이 낫다”

- 마리언 지 롬니, 리아호나 잡지, 1981년 9월.



몰몬경 역시 순결의 법을 어기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죄인지 말한다:

몰몬경, 앨마서, 39:5-7


이 구절에 대해 논란이 많지만 딱 하나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몰몬교에 따르면 신이 보기에 가장 가증한 세 가지 죄들은 이와 같다;

첫째: 신을 부인하는 것. 

둘째: 살인하는 것. 

셋째: 순결의 법을 어기는 것 (자위, 혼전 관계, 동성애, 간음 등)

이런 교리 때문에 몰몬 남자들은 본성을 억누르며 자연스럽게 불안증에 걸린다. 결혼 때까지 순결을 지키기 위해서 본성을 억압하다가 결혼하면 마침내 성관계를 가질 수 있게 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 (동성애자들 포함)은 지옥에 떨어진다.



몰몬교의 동성애자들을 향한 증오


1960-1980년 흑인 인권 운동이 벌어진 가운데에 몰몬교는 미국 헌법 제1조에 따라 흑인 남자들의 신권을 거부하며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또한, 성 소수자들의 인권 역시 거부하며 흑인 차별과 비슷한 입장을 취해왔다. 1995년 9월 몰몬 교회가 발행한 ‘가족: 세상에 전하는 선언문’에는 교회가 바라는 바람직한 가족상을 기재했는데 성차별적인 발언뿐만 아니라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스러운 발언들을 기재했다.


우리는 순결에 관한 성약을 어기거나, 배우자나 자녀를 학대하거나, 가족의 책임을 이행하지 않는 사람들은 언젠가 하나님 앞에 심판받게 것을 경고한다. 더 나아가서 가족이 붕괴될 때 개인과 지역 사회, 국가에 예언자들이 예언했던 재난이 닥칠 것을 경고한다. 세상의 책임이 있는 시민들과 정부 관리들에게 사회의 기본 단위로서 가정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따를 것을 요청한다.

-가족: 세상에 전하는 선언문, 1995년



‘가족이 붕괴될 때’는 무슨 뜻일까? 2008년 몰몬교는 동성 결혼이 통과되지 않도록 교인들이 낸 몇백만 달러의 십일조를 미국 주민 발의안 제8호에 쏟아부었다. 몰몬교 안에서 가족이란 하나님 계획의 핵심이며 동성애자들은 아이들을 낳지 못하고, 입양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계획을 무너뜨리는 계획이라고 가르친다. 이보다 몇백 년 전을 거슬려 올라가 보면 히틀러가 유대인들에게 비슷한 발언을 했었다.

1918년 1차 세계대전은 독일의 항복으로 끝나면서 패전국들은 해체되거나 엄청난 금융 위기에 닥쳤다. 독일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전쟁을 일으킨 주범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었지만 전쟁이 끝나면서 2개의 나라로 갈라지는 바람에 독일은 전쟁 주범으로 처벌당하게 됐다. 베르사유 조약으로 인해 독일은 전쟁 부채를 떠안고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금융 가치가 하락했다. 이 어지러운 나라를 전복하려는 극좌, 극우 후보자들이 등장했는데 그중 히틀러가 있었다. 독일의 권력을 장악하려는 히틀러는 나치당 후보자로써 독일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유대인들을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이 독일을 경제적으로 몰락시켰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오늘은 내가 선지자 될 것이요… 유럽 안팎에 있는 유대인 금융업자들이 다시 세계 대전에서 쇠퇴하는 데 성공한다면 온 세상의 공산주의화가 아니라 유대인들이 전멸될 것이다!”

-국가의회 의사당에게 전한 선언문, 1939년 1월 30일


히틀러뿐만 아니라 트럼프도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 성 소수자들을 약쟁이, 범죄자, 성범죄자 등으로 취급하는 수법을 쓴다.

“멕시코는 최고의 사람들을 보내고 있지 않아요… 그들은 마약과 범죄, 강간범들만 보내고 있죠. 착한 사람들도 몇 있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2015년 6월 16일


악명 높은 히틀러와 트럼프의 공약은 몰몬교가 세상에 전하는 관점과 유사하다. 소수자(2차 세계 전쟁 당시 유대인, 동성애자, 남미 이민자)들이 신이 택한 위대한 나라(미국, 독일)를 몰락시킨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이민과 결혼을 막아야 한다는 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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