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자에서 종교 마약상이 되기까지
지난 글에 언급했던 마약 중독자 P가 신천지라는 신종 마약을 찾아 한국까지 오게 되었고, 그가 이 땅에 옴과 동시에 나는 그들의 타겟이 되었다.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숨이 멎어 사망까지 갔다가 신의 은총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나 그 이후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빛을 보게 되었다는 그는 나에게 큰 표식으로 다가왔다.
그의 마약 부작용과 종교 강요로 많은 고통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마약에서 벗어나기 위해 종교에 올인하는, 회개의 마음으로 하나님에게 다가가려는 방황하는 어린양으로 바라봤다. 그래서 그의 잘못을 묵인했다. 그가 수수께끼의 교회를 다니면서 마음을 다잡고,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 나에게도 좋은 뜻을 전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새 신자가 된 지 얼마 안돼 어리버리했던 나는 그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었고, 그의 끊임없는 거짓말과 종교적 가스라이팅에 중독되어 지독한 마약에 빠진 것처럼 내 영혼은 나날이 죽어갔다. 나 스스로를 끊임없이 부정하며 무기력해져 갔고 그가 믿는 종교가 나를 구원할 수 있는꺼라는 착각마저 들었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영역에 이르러 연을 끊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내게 남긴 마약과 신천지라는 악영향에서 벗어나는 데는 그가 재활 치료를 받았던 것만큼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가 신천지의 본부인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아서의 모습에 가까웠다. 오랜 기간 동안 재활 치료를 받느라 사회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된 알바들을 전전했지만 아서가 틈틈이 조크 노트를 쓰며 코미디언으로서의 꿈을 키워가듯이 그 또한 음악 가사를 쓰며 뮤지션이 되고자 하는 소소한 꿈을 가진 청년이었다. 진심으로 그의 꿈을 응원했고 앨범을 발매하면 내게도 CD를 달라고 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그의 이상 행동들은 악화되어 갔고 전문가가 아닌 나로서는 그의 행동들이 너무도 충격적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를 천국(신천지)에 데려가야 한다며 교리를 강요하던 광적인 모습들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거짓말들에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아서가 앓았던 감정실금처럼 전혀 웃을 상황이 아닌 심각한 상황에서 haha라며 웃던 모습들, 그의 집에 잔뜩 쌓여있던 갖가지 약물들과 폭력적 행동, 우울증, 망상과 같은 부작용 증세들을 보며 그에 대한 편견은 더욱 짙어져 갔다.
언제 한 번 그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네가 캐나다 같은 부유한 복지 국가가 아니라 시리아나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 것 같냐고. 시리아 난민들과 홈리스, 나라의 존속을 잃어가는 홍콩인들과 함께 살았던 나로서는 그가 마약을 하고 사이비 종교에 심취한 이유가 그저 자신의 외로움을 정당화하기 위한 핑계로 보였다. 전쟁으로 인해 한 순간에 살던 마을이 사라졌던 시리아 난민이나 민주주의를 잃어가는 홍콩인들의 애환은 그가 겪은 애환과는 비교 불가 대상이었으니까.
축복받은 나라에서 중산층 백인으로 태어난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마약과 반사회적 집단을 따라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자신의 위장 교회를 숨기던 그를 사회의 규범을 따르지 않는 반사회적 위험인물로 판단했고, 나는 그를 정죄하게 되었다. 밑의 동영상에서 머레이와 아서의 대화는 우리 둘의 대화를 떠올리게 한다.
머레이는 조커에게 살인을 정당화하고 자기 연민하지 말라며 냉정하게 얘기하고, 조커는 머레이에게 너도 끔찍하다고 분노를 표출한다. 이에 머레이는 세상 사람 모두가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끔찍한 것은 아니라고 얘기하고 더 들으려 하지 않는다. 아서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정죄하는 머레이의 말에 다시 한번 상처 받아 방아쇠를 당긴다.
나는 머레이처럼 P가 어두운 얘기를 할 때마다 이제 그만 하라고, 세상 탓 남 탓하지 말고 밝은 면을 보라고 얘기했었고 네 부작용이 심각하니 캐나다로 돌아가 재활 치료 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어쩌면 그가 필요했던 건 현실적인 냉정한 조언보다는 따스한 관심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가 신천지에 더 빠져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고립되고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청년들의 마음을 교묘히 파고드는 양의 탈을 쓴 이리의 집단이니까.
이제 그를 돌이키기엔 너무 늦어버린 것 같다. 뮤지션이 되는 꿈을 꾸던 청년은 사람들을 속여 악한 종교로 끌어들이는 종교 마약상으로 거듭났다.
조커로 변한 P의 뿌리를 보기에는 그를 알고 지낸 기간이 너무 짧았고 그 뿌리 속에 깊이 베인 마약과 사이비 종교에 대해 나는 너무 무지했다. 또 그의 철저한 거짓말 속에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가려내기엔 너무 혼돈스러웠다.
그들의 표적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내 개인 정보와 루트는 모두 그들에게 공유되어 가는 곳마다 신천지인들에게 포섭되었고, 회사 앞까지 매일 미행을 와서 나는 두려움에 떨면서 출근 한다.
보다 못해 그의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이단상담소에 데려갈 것을 권고했으나 (알고보니 어머님과 친구들도 신천지) 자신이 협박 당하고 인권 침해를 받고 있다는 허위 신고를 했고 한국에서의 불법 대마 흡연까지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거 자료들을 제출하겠다고 하니 내 이메일과 연동 계정들까지 해킹하고야 말았다. 그 계정에는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금융 정보, 주민등본, 가족 등본 등 내 모든 정보가 들어있었다. 그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범죄의 영역에 들어섰다. 신천지에 중독된 나머지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양심마저도 마비되어 마침내 그는 자신의 악을 합당화하는 조커가 되었다.
더 이상 그의 범죄를 동정하기엔 나는 너무 많은 피를 흘렸고 이제 그는 나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다. 혼자서 그만의 세계에 갇혀 자신이 받았던 상처들을 되뇌며 방아쇠를 당기려 하고 있지만 정작 그의 마약 부작용으로 인해서 고통받고 그의 종교 단체에 타겟이 되어 집단 스토킹과 사기, 해킹, 모해 위증 등의 피해를 받고 있는 상대편의 입장은 보지 못하고 있다.
그가 정말로 싸워야 할 대상은 제발 재활치료와 이단 상담 좀 받으라고 뜯어 말렸던 내가 아니라 캐나다 국민들을 속여 오피오이드를 남발한 제약 회사와 육체 영생 따위를 지껄이며 심신이 미약한 자들을 미혹하는 신천지임을 아직까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 물론 사람들의 냉대에 그가 조커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를 망가뜨린 건 자신들의 이익에 눈이 멀어 시민들을 현혹하고 악에 빠뜨린 두 거대 카르텔에 있다.
오피오이드로 사망한 인구는 약 50만명, 신천지에 미혹된 사람은 약 30만 명, 신천지의 코로나 확산 여파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273명이다. 그의 말대로 그가 정말로 하나님의 사명을 받아 누군가를 구원하고자 했다면 나같은 개신교 신자가 아니라 그처럼 오피오이드에 중독된 사람들과 종교 사기 피해자들, 코로나 피해자들이어야 하지 않을까?
맹목적인 믿음으로 인해 눈이 가려져있던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고 스데반을 돌팔매질당하게 해 죽였다. 바울이 다마스쿠스에서 하나님을 만나 눈을 뜬 것처럼 같은 이름을 가진 그 또한 언젠가 진실을 깨닫고 눈뜨게 되는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