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주독야독

『한국형 가치투자』 독후감

2025년 6월의 독서

by 야간선비
한 줄 소감 :
현역 가치투자자가 안내해주는 가치투자의 가치


『한국형 가치투자』, 최준철•김민국 지음, 이콘출판, 2023


이 책은 국내에서 자산운용사를 운용하는 두 사람이 공저한 책이다. 가치투자자들은 물론 국장에 적을 둔 사람이라면 다들 들어보았을 최준철, 김민국이 그 둘이다. 서울대 재학 시절 서로 뜻이 맞아 본격적으로 주식에 뛰어든 그들은 지금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주식 투자 방법은 셀 수 없이 많다. 마치 무협지에 수많은 문파들이 등장하는 것과 같다. 정답이 없으니 대신 방법이 많은 것이고, 그 수많은 방법들 중 일부는 돈을 벌고 싶다는 인간 욕망으로 인해 일종의 비급서로 여겨지며 유행을 만들기도 하고 리딩방 운영으로 돈을 빨아들이기도 하며 각종 금융범죄를 야기하기도 한다.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 부자가 되고 싶다는 본능은 사람들의 눈을 멀게 만들고, 입과 귀를 가볍게 만든다.


그 문파들 중 가장 재미없고 조용하며 소외받는 문파가 바로 가치투자일 것이다. 가치투자자들은 사람들이 몰려 성업을 이루는 백화점엔 들어가지 않는다. 그들은 조용한 뒷골목을 소리 없이 돌아다니며 값싸고 질 좋은 물건을 부지런히 주워 담는다. 존 템플턴이 주창했듯, 가치투자자들은 바겐 헌터로서 오직 고독하고 독립적인 사고와 투자를 이어간다.


이 책은 최근 은퇴를 선언한 워런 버핏, 얼마 전 타계한 찰리 멍거, 가치투자의 구약성경을 쓴 벤자민 그레이엄 등 가치투자계의 거물들이 세상에 남긴 철학과 사고방식을 기반으로 가치투자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며, 종목 발굴법, 적정가격 추정법, 포트폴리오 관리 기준 등 실용적인 내용들도 쉬운 설명으로 풀어내고 있다. 주식투자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 중 가치투자에 관심이 가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입문서가 되어줄 것이고, 주식투자 경험이 많은 이들에겐 내용이 쉽고 뻔할 수 있지만 가치투자자로서 뼈에 새겨야 할 금언들과 원칙들을 다시금 읽을 수 있으니 나쁠 것 없다. 나는 이 책을 총 3번 읽었다. 2023년 8월에 한 번, 지난주에 한 번, 그리고 오늘 한 번. 객장 3년 차 햇병아리인 나로서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고, 따라서 참고해야 할 서적이 한가득이다. 그 산적해 있는 책들 중 이 책을 찾아 읽었다는 것은 나에겐 행운이었다. 객장 1년 차 때 읽었을 때와 달리 3년 차가 되니 확실히 쉽게 읽히는 동시에 그 내용은 더욱더 와닿는다.


나에게 있어 가치투자는 단순 재테크 방식을 넘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가는 공부 방법이기도 하다. 그 공부하는 즐거움, 감겨있던 눈이 떠지는 개안의 기쁨에 비하면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률은 오히려 덤에 가깝다고 여겨질 정도다. 삶을 재미있고 풍부하게 꾸려나가는 가치투자자에게 이 책은 소중하다. 그래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어도 항상 만족스럽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무지의 즐거움』 독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