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아빠 투자 불변의 법칙』 독후감

2026년 1월의 독서

by 야간선비
한 줄 소감 :
이게 정말 가능하다면 부자 되는 건 시간문제인데, 진짜 문제는 이게 정말 가능한 투자방법인가 하는 것이다


『부자 아빠 투자 불변의 법칙』, 타짱 지음, 박선영 옮김, 큰숲, 2025


이 책은 독서 관련 팟캐스트를 듣다가 알게 된 책이다. 저자의 이력부터 상당히 특이하고 드라마틱하다. '타짱'이라는 필명의 저자는 일본의 마취과 의사이자 주식 투자로 50억 엔(한화 약 500억 원)의 초거대 자산을 일군 슈퍼 개미다. 이렇게 자신의 모든 후손들을 책임질 수 있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으나 아뿔싸, 직장암 말기인 것을 뒤늦게 발견하게 된다. 의사로서의 지식과 경험을 과신한 나머지 자신의 몸에 나타났던 전조증상을 그저 피곤해서일 거라고 치부해버린 탓이다. 앞으로 길어야 1~2년 정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그에게는 두 딸이 있다. 딸들을 위해 그는 자신의 주식 투자에 관한 철학과 방법론을 남겨주기로 한다. 그렇게 쓴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의 실명도 공개되지 않고 집필 배경 또한 '이게 사실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드라마틱해서 (그것도 너무 뻔하디 뻔하게 말이다) 살짝 믿음이 가진 않지만 일단 읽어보았다. 책은 여느 주식 책과 마찬가지로 초반부에는 저자의 인생과 가치관이 담겨 있고, 중후반부에는 구체적인 투자 방법론이 기술되어 있다.


내가 이 책에 호기심이 동했던 이유는, 지금 해오고 있는 주식투자법에서 지적인 답답함과 분명한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덧 객장 4년 차이자 가치투자 추종자로서 이래저래 주식 시장에 발을 걸치고 있는데, 어느새 가치투자에서 흔히 말하는 '밸류 트랩'에 빠져버렸다. PER과 PBR과 ROE 등 각종 투자지표를 확인하고,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를 뒤져보고서, 이런저런 모든 조건에 최대한 부합하는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 안전마진을 확보한 뒤에, 해당 종목에 돈을 묻어놓고서 해당 종목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시황 분석, 원자재 가격 예측, 환율 전망 등은 사실상 하늘만이 알 수 있다는 불가지론 입장을 고수하며, 배당금 받으며 기다리다 보면 시장의 랜덤 워크 random walk로 인해 주가가 올라간다는 방식만을 고수해오고 있다. 이 방법의 장점은 웬만해선 돈을 잃는 일이 없다는 것이나, 분명한 한계는 주가가 영원히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량적인 분석으로 '저평가된 사실' 자체를 파악할 순 있으나, 미래에 계속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장기적인 내재가치를 꿰뚫어 보지는 못하는 방법인 것 같다.


이 책에서도 먼저 가치투자의 개념과 방법을 설명해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기는 한다. 지금 당장엔 별다른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회사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의 가치가 대단히 높은 자산가치주, 실적이 올라가는 데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수익가치주를 설명해 준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투자 대상은 시클리컬가치주이다. 각 업계마다의 순환되는 시황이 있으니, 불황기에 바닥에서 사서 호황기에 꼭대기에서 파는 것을 반복하면 아주 빠르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들이 모두 주목하는 성장주가 아니라, 경기순환에 따라 성장하는 주식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한 투자법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에 관해 구체적인 설명과 투자 예시도 함께 보여준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머리가 좀 트이는 느낌이긴 하다. 지표와 정량평가에 빠져 정작 제대로 된 수익을 못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고, 현재 적자를 내고 있지만 경기순환에 따라 흑자로 전환할 것이 분명한 기업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확실한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적자 내는 기업은 쳐다도 안 봤던 내 입장에서는 '적자 나는 기업이 오히려 보물창고'라는 저자의 설명이 눈에 확 들어왔다.


... 그러나 이 시클리컬가치주 투자를 과연 내가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강한 의문이 든다. 경기순환이라는 것을 과연 정확히 예측할 수가 있는가? 시장을 움직이는 변수가 한두 개가 아니거늘, 그리고 내가 제대로 아는 업종이랄 것도 딱히 없거늘, 그 순환의 파도 위에 내 서핑보드를 기민하고 민첩하게 잘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인가? 몇 번 성공할 수도 있겠으나, 한 번 실패하면 그 침몰로 인한 고통은 엄청날 것일 텐데 말이다.


나와는 정반대의 방법을 구사하는 저자의 설명에서 새로이 배운 것도 많으니 일단 이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저자의 투자법은 나 같은 초보운전이 당장 따라 할 수는 없는 운전방식이지만, 경기순환이라는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읽을 줄 아는 눈을 길러야 한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으니 꽤나 도움이 된 책이다. (참고로 책에 간간히 오탈자가 눈에 띄어 거슬리는 점이 매우 아쉽다)

매거진의 이전글『삼체 0 : 구상섬전』 독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