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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진 Sep 11. 2024

나 혼자, 후쿠오카_3

이천이십사년 팔월 일일

온몸이 천근만근이다. 정신은 하나도 없다.


캡슐호텔의 가장 큰 장점은 혼자여도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도록 편안한 심리상태를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러하다. 체감상 캡슐호텔에 묵는 90% 이상은 혼자 여행 온 사람들인 듯 보인다. 다들 혼자 돌아다닌다. 나만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은 나에게 위안이 된다.


오늘도 역시 계속 걸어 다녔다.

*오늘의 여정

오호리 공원, 후쿠오카 성터 주변, 후쿠오카 시 박물관, 후쿠오카 타워 1층, 시시이드 모모치 해변공원. 등.


나만의 시간. 나 혼자만의 여행.

나를 위해 돈을 왕창 썼다. 먹고 마시고 또 마시고 먹었다.


체력 바닥. 배터리 없음. 보조배터리도 다 씀. 핸드폰 저장 공간 부족.

있는 게 없다. 이틀 동안 최선을 다해 돌아다니면서 나에게 있는 걸 탈탈 털어 다 써버린 것 같다.


사진 정리를 해야 한다. 밀린 업무 카톡도 다시 확인해야 한다. 고작 이틀 하루 종일 여행했을 뿐인데 뭐가 이렇게 많이 쌓였는지 모르겠다. 이틀이 매우 길게 느껴진다.


모모치 해변공원에서 노을이 지는 순간 처음으로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쁜 걸 함께 보면 좋으니까. 그 순간을 내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함께 사진 찍고 놀았으면 좋은 추억이 되었을 텐데.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최선을 다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또 즐겼다.


뒤죽박죽 생각나는 대로 적는 중이다. 이 글이 나의 머릿속 같다. 오늘 했던 생각들을 퍼즐 조각처럼 모아 모아 글로 풀어쓰는 중인데 아주 엉망진창이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적어놓으니 마음은 편하다.


남은 기억들은 다음 글에 적어보겠습니다. 조용해야 하는 라운지 공간이 시끄러워 집중이 안 되거든요. 한 명이 떠들기 시작하니 다른 사람들도 떠든다. 다들 조용히 하세요. 조용한 환경을 유지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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