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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진 Sep 10. 2024

여행, 출발

이천이십사년 유월 이십일 어김없는 밤 시간

어느 곳에 발을 들이고 무언가에 흥미를 붙이면 뜨겁게 타오르다 식어버린다. 고로 난 지금 불타는 상태다.

오늘 하루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찬 하루를 보냈다. 신기했고, 뻔했다.


좋아하는 일만 하는 사람. 친구들에게 늘 하는 말이다. 나를 설명하는 말. 좋아야 할 수 있다. 싫으면 못한다. 물론 핑계다. 내가 못한 건 못한 게 아니라 싫어서 안 했기 때문이라는 핑계.

핑계라고 하지만 사실이다. 지금까지 난 좋으면 했고, 싫으면 안 했다. 고집이 아주 강하거든. 그러나 좋다고 느끼는 무언가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싫은 것도 잘한다. 어차피 할 거. 해야 할 거. 좋게좋게 해보자고. 안 하면 어쩔 거야 어차피 해야 하는걸.


어떤 말을 써볼까. 머릿속에는 쓰고 싶은 말들이 뒤엉켜 내가 먼저 적히겠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머리의 주인은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한다. 선택은 참으로 어렵다. 선택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쉽지 않다.

내 선택으로 누구라도 한 명이 곤란해지는 상황을 못 견뎌한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누군가로 인해 피해를 입기도 싫다. 불가능한 일이란 걸 안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다. 망했다. 어제만 해도 거침없이 써 내려갔던 것 같은데 생각이라는 것들이 내 생각보다 많아졌나 보다. 글을 꾸미고 싶구나? 뭘 또 꾸미려고 하는 건지 나조차 이해할 수 없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제발 그냥 해! 그냥 써!


최근 김동률의 '출발'을 코인노래방에서 혼자 부르며 가사가 원래 이런 의미였나? 생각했다. 여행을 사랑해서 여행 소재의 노래를 좋아한다. '출발'은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노래였다. 가사가 너무 예쁘거든요.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그곳에선 누구를

만날 수가 있을지

아주 높이까지 오르고 싶어

얼마나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마냥 목적지가 정해진 여행 노래라고만 생각했다. 작은 물병,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상상만으로도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짜릿한 단어들.

그러나 이건 단순한 여행 노래가 아닌 걸 깨달았다. 이제서야 말이다.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는 삶. 언제나 우리는 출발선에 서있다. 출발을 하고 또 하고 또 했는데,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설렘과 지침을 반복한다. 그럼에도 여행은 계속된다. 끝나지 않을 것이다. 멀리 가보고 싶고, 높이 오르고 싶다. 체력관리 열심히 해야겠네.


여행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난 여행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돈을 버는 이유 중 하나도 여행 가기 위함이다.

국내여행도 좋고 해외여행은 더 좋다. 여행으로 얻은 경험이 얼마나 값진지 알거든. 많이 보고 경험하고 싶다. 그럴 것이다. 아, 여행 가고 싶다.


[내가 가본 나라]

독일(경유), 스웨덴, 영국(경유)_프로젝트 과제의 탈을 쓴 인생 첫 해외여행이자 유럽여행

일본_친구와 함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든 자유여행 ft. 롱바투어

대만_성적이 좋다는 이유로 선정되어 어쩌다 가게 된 다큐멘터리 여행

베트남_첫 번째_복수 전공을 잘 선택한 죄, 과제하러 갔다가 베트남 친구가 생기게 된 소중한 여행

베트남_두 번째_인턴십의 탈을 쓴 해외에서 두 달 살기 프로젝트, 자랑스러운 나의 인생 경험

홍콩, 마카오_결국 이루어진 나의 꿈, 동생과의 첫 해외여행


여행을 꿈꾸며 나는 오늘도 살아간다. 가고 싶은 나라가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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