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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진 Sep 10. 2024

또, 다시

이천이십사년 유월 십구일 밤

한 발자국 더. 또 한 걸음 내딛기.

언제 또 질려서 그만둘지 모르는 새로운 것. 일? 무언가.

얼마나 꾸준히 하겠냐는 마음으로 미루고 미루다 또다시 새로운 일을 벌인다.

방금 '글'이라는 것을 오랜만에 읽고 어디 한번 나도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자신감이 생겼는지도.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방금 난, 나의 흔적을 남기기로 결심했다. 또, 다시 한번.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을 꾸준히 글로 적어놨다면 책 한 권이 나오고도 남았을 거란 생각을 한다. 어쩌면 확신한다. 베스트셀러가 되었을지도. 언젠가 나의 책을 만들어야지! 하며 꿈을 꾸던 어린 시절의 나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블로그는 왜인지 싫다. 일기를 다시 써보려고 했지만 얼마 못 가 수첩의 형태를 띤 일기장은 멈추고 또 내 머릿속 일기장이 살아 숨쉬기 시작했다. 그 순간뿐이지만.

나는 내가 아깝다. 그래서 남기고 싶다. 이렇게라도 말이다. 나의 흔적을 누군가 봐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아니 모르겠다. 나조차 이해할 수 없는 곳으로 튀어버리는 이 글을 누가 읽어주길 바라는 거람.


글을 쓰고 맞춤법 검사를 돌린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읽어 내려간다. 직업병일 수도, 완벽주의의 성향을 띤 나의 고질병일 수도 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흐른다. 글을 쓰는 시간보다 검사하는 시간이 더 길다.


웃긴 건 지금 난 재밌다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 나쁘지 않다. 내 맘대로 언제든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 글이거든. 엉망진창으로 적어내려가도 괜찮거든. 아무도 시킨 일이 아니니까.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사진을 찍는 직업이기도 하다. 내가 글 쓰고 사진 찍는 일을 할 줄 상상이나 했겠냐고. 하지만 난 꽤 잘해내고 있다. 아니, 잘하고 있다. 잘한다.

내가 하는 일은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책 한 권을 쓸 수 있을 정도다. 물론 과장해서 말한 거임. 그만큼 남들은 상상도 못할 만큼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난 대단하다.


청소년의 끝자락. 만 24세. 어리다는 것을 어필해 본다. 난 어린 게 좋거든. 실수를 적립해나가는 나이.

어리고 능력 있는 여성이고 싶어서일까. 쉬지 않고 달려왔으며, 쉬지 않고 달려가는 중이다. 실수를 하고 경험을 쌓는다. 벌써 사회인이 된지도 2년이 넘었고 내년 2월이면 3년이 된다.

내가 잘났음을 어필하고 싶어서일까. 계속 어리고 싶다. 난 아직 어려요. 그래도 이 정도면 꽤 잘하죠.


세상의 중심에 내가 서있다는 말을 좋아한다. 처음 들었을 때 뇌리에 박혀 인생의 모토가 된 말이다.

세상의 중심은 나예요. 날 중심으로 세상은 움직이고 있어. 물론, 당신에게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열두시가 넘어 이십일이 되었다. 오늘도 출근을 해야 하기에 한시 전에는 무조건 자야 한다. 하지만 나의 글을 적어내려가는 이 순간이 너무 재밌는걸요. 주제도 맥락도 없이 손이 움직이는 대로 자판을 누른다. 글이 된다. 왜 이제서야 시작을 알렸단 말인가.

이렇게까지 말해놓고 금방 그만두면 어쩐담. 시작해놓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수많은 계정들이 스쳐 지나간다. 하하하. 여기 이곳,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자주 들어오는 곳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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