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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진 Sep 11. 2024

친절, 하기

이천이십사년 구월 오일, 육일

열심히 산다. 살고 있다. 살아갈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일까.

제시간에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출근을 이십분 정도 일찍 하는 게 나의 최선이다.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 간힘 쓰며 살아갈 뿐이다. 정해진 틀을 지키며 사는 사람. 약속을 어기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조금이라도 늦거나 정해진 규칙을 어기게 될까 두려워하면서.


사소한 것들이 행복을 만든다. 일상의 행복. 유퀴즈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길을 걷다가 작은 친절을 만나면 세상 기분 좋을 수가 없다. 반대로 작은 장애물을 만나기라도 하면 온갖 짜증이 밀려온다. 기분은 한순간 사소한 것 하나로 정해지기 마련이다.


며칠 전, 할머니 집을 갔을 때 할머니가 몇 년 만에 택시를 탈수밖에 없었던 일화를 전해 들었다. 일화라기보다는 어느 버스기사를 향한 욕이라고 해야 할 수도 있겠다. 도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시내와도 같은 곳에서 시골집으로 오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버스기사가 차를 세우지 않았다는 거다. 시골은 서울과 다르게 버스가 한번 떠나면 세 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루에 단 한 번 오는 버스도 있다. 그런 버스가 뒤돌아보지도 않고 갔으니 화가 날 수밖에. 할머니는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탔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만 원이 넘게 나오는 택시비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버스를 향해 느린 발걸음을 내딛는 할머니를 보고 지나쳐 떠나버린 버스기사.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 한숨만 나올 뿐이다.

할머니는 그 버스기사를 욕하며 다른 버스기사 칭찬을 늘어놓았다. 짐을 양손 가득 들고 버스를 타는데 기사가 버스에서 내려 짐을 들어주기까지 했다는 거다. 그런 사람도 존재한다.


친절과 불친절이 공존하는 세상. 나는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 본다.


불만이 많은 사람을 싫어한다. 말의 힘을 믿는다는 김예지 선수의 말에 깊게 공감한다.


서울과 청주를 오가는 버스를 탈 때면 두 종류의 기사를 마주한다. 천천히 가는 차가 앞에 있기라도 하면 빵빵거리며 욕하는 기사. 그들은 날 불안하게 만들고 불편하게 한다. 멀미 때문에 맨 앞좌석을 선호하는 나는 그 욕을 들으며 두 시간을 달린다.

반면 욕을 하지 않고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기사님도 있다. 그런 기사님을 만나면 마음이 편하다. 다행이다 싶다.


예상 못 한 친절은 웃음을 가져온다. 그런 친절이 모이면 행복이 따라온다. 최선을 다해 친절하고 싶다.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주기. 작은 관심 표현하기. 응원하기. 에너지가 소모되기는 하지만 가치 있는 일이다.


힘이 든다. 열심히 친절하게 살아가는 건 어렵다. 하지만 언성을 높이고 불만을 쏟아내는 건 더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오늘도 노력할 뿐이다. 그렇게 하루를 견뎌낸다. 조금은 나은 하루가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수고했으니 내일도 수고해 보자.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하루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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