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이십오년 일월 이십육일
막상 글을 쓰려니 나 자신이 부끄러워서 첫 문장을 시작하기 어려움. 현재 매우 어려운 상태.
한 달에 한 번은 꼭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과 다짐만 종종 하다가 드디어 들어왔습니다. 그동안 어떤 말투로 썼는지 기억도 안 남. 어느덧 이천이십오년이 됐고, 벌써 설 연휴는 시작됐고, 곧 2월이 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퇴사를 외치는 직장인으로 해야만 하는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가버렸고, 8월에 떠날 가족여행을 계획하느냐 정신없었던 1월. 빨리 나에게 주어진 드라마 한편이 끝났으면 좋겠다.
스물다섯 살. 지금 삼 년째 스물다섯으로 살고 있는 기분이 드는데 뭐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만 나이 계산기에 생년월일을 넣어보니 만 스물다섯, 연 나이도 스물다섯이라고 하니 올해도 스물다섯 살로 한번 살아보려 합니다.
이십 대 우울증이 가장 많은 나이가 스물일곱 살이랬던가. 영화 '힘을 낼 시간'을 함께 본 동기가 해준 말이 강렬하게 머릿속에 박혀버렸다. 그래서 나이 얘기를 글로 남겨봐야지 생각했던 게 두 달 전이었나. 세 달 전이었나. 사람이란 왜 당장 해야 하는 일이 아니면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는 걸까요? 역시 난 부지런과 거리가 멀다.
누구는 취업을 해서 일을 하고 있고, 누구는 여전히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며, 누구는 졸업을 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백수. 또 다른 누구는 임용고시를 세 번째 도전 중이며, 다른 누구는 퇴사를 세 번 넘게 하고 또 다른 직장에서 일을 하며 퇴사를 외친다.
이십 대 후반 불안정한 청춘들의 이야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지난 우리들은 같은 나이, 비슷한 또래일지라도 졸업과 동시에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간다. 자연스레 너와 나를 비교하며 누구는 울적함을 느끼고 누구는 기세등등함을 느끼겠지.
삶에 정답은 없고, 인생은 길고, 이십 대인 우리들은 사회에서 어딜 가나 막내라인에 서지만, 이십 대들도 한 해 한 해 시간이 지나갈수록 나이 듦을 느끼며 생각이 많아집니다.
보이는 게 많아지고, 시간은 빨라지고, 이제 아프면 안 될 것 같은 나이.
나는 스물다섯이지만 친구들은 스물일곱, 스물여섯.
한살이라도 어린 게 좋고, 나이 드는 건 어렸을 때부터 싫었다. 지금도 여전히 싫지만 어렸을 땐 보이지 않던 게 나이 들며 보이는걸 느끼며 늙어가는 게 아주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 생각한다.
아직 여러모로 어린 어른이라는 걸 알기에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기도 한데 그게 가능한 일인가 싶다.
생각이 많아지는 게 싫어서 그냥 어리게 살고 싶은 마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고, 미래가 걱정된다. 다른 친구들보다 사회생활을 먼저 시작한 편이라 벌써 3년 차 직장인이 됐는데 앞으로 길고 긴 인생을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 두렵기도 하다. 2년 차까지는 하고 싶어서 재밌어서 했던 일이 이제는 안 하면 안 되니까 스트레스 잔뜩 받으며 해내고 있기에 힘들 때가 많아졌다.
퇴사를 하고 싶지만 갈수록 어려워진다. 불안정한 세상 속에 내던져질까 두려움이 커진다.
스물다섯 살이 되고 가장 놀라웠던 건 1년 계획이 눈에 보인다는 거다. 당장 오늘을 생각하고, 일주일을 생각하고, 가끔 한 달을 생각했지 1년을 바라본 적은 없다.
아마도 지금 1년이 한눈에 보이는 건 8월에 떠나는 첫 해외 가족 여행 때문일 텐데 그 이유를 알면서도 괜히 1년이 금방 지나가버릴까 불안하다.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가버릴 것만 같다.
생각이라는 걸 좀 덜하고 싶다. 그냥 하고 싶은 걸 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살고 싶다.
다시 또 일에 치이는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그런지 텅 빈 시간이 왔을 때 무엇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해야 할게 산더미인 걸 알지만 앞서 말했듯 당장 급하지 않으면 미루는 게 사람인지라.
오랜만에 와서 주절주절 맥락 없이 써내려가 본 스물다섯 살의 넋두리 끝.
당신처럼 저도 불안 속을 헤매며 오늘을 버티고 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날들이 두렵지만 일단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걸로.
오늘도 수고했다 나 자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