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이십오년 이월 이십일
글쓰기가 이렇게 의지대로 안되는 일이었던가.
역시 사람이 부지런해야 없던 글도 생기고 그런단 말이지.
오랜만에 기분 좋은 연락을 받았다.
대학생이었을 때 복수 전공 프로젝트로 베트남 껀터라는 지역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만났던 두희라는 친구가 한국에 유학을 오고 싶다며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
서툰 한국말로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두희가 사랑스럽고 멋있고 대견했다.
나보다 고작 한 살 어린 동생이지만 베트남에서 한국 유학을 고민하며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줬다.
두희도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데 내가 뭐라고 불만투성이 부정 인간이 된 것인가에 대하여.
일하기 싫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던 요즘의 나를 반성하며 열심히 살아보자는 순간의 다짐을 했더랬다.
오랜만에 동종업계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기분도 느꼈다.
비슷한 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비슷한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 친구가 오래오래 버티자고 하는 말에 버티고 싶어졌다.
비슷한 공감대를 가진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은 꽤 괜찮은듯싶다.
일반 친구와는 할 수 없는 이야기를 공감하며 말해줄 수 있는 친구도 분명 내 삶에 필요하다.
약속을 잡고 후회하는 편이지만 약속을 다녀오고 만족하는 날들이 쌓여가고 있다. 요즘 약속이 드문드문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런 시간들이 나를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준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모두가 힘들구나. 이 친구도 이렇게나 열심히 살아가는데 나도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야 마땅하지. 그런 생각이 스치게 한다.
역시 사람으로 상처받고 사람으로 위로받는 사람 사는 인생.
위로가 되는 사람들이 있어 참 다행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다.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에 오늘이 있다.
모두가 오늘을 잘 살아가면 좋겠다. 상처가 생겨도 곧 아물겠지 생각하면서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