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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kki Apr 09. 2018

에어비앤비 트립 VS 마이리얼트립 in 태국 방콕

직접 체험한 여행서비스 플랫폼 비교분석

태국 출장을 다녀왔다. 때마침 휴가도 겹쳐 출장 후 일주일 간 개인적으로 더 태국에 머무르게 됐다. 태국, 그리고 혼자 떠나는 여행은 처음이었기에 경험 여행 서비스이자 데이투어를 제공하는 플랫폼, '에어비앤비 트립(Airbnb Trip)' 서비스 두 건과 '마이리얼트립(Myrealtrip)' 서비스 한 건을 이용해 보았다. 이 글은 두 개의 플랫폼을 직접 경험해본 소비자로서 작성하는 후기이다.  


에어비앤비 트립
마이리얼트립


에어비앤비 트립과 마이리얼트립은 무엇인가.

경험을 풀기에 앞서 에어비앤비 트립과 마이리얼트립에 관한 간단히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먼저, 에어비앤비 트립은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제공하는 여행 플랫폼 서비스이다. 기존에 제공되고 있는 숙박서비스처럼 에어비앤비 트립 호스트가 자신의 지역에서 특색 있는 투어 프로그램을 구성해 사용자에게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2016년 11월에 출시됐으며 현재 60개 국에서 5000여 개의 트립이 선보여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과 제주에서 에어비앤비 트립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2012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여행 플랫폼 서비스이다. 여행자들의 성향이 단체 패키지에서 점차 개인 취향과 니즈에 부합하는 '큐레이션'여행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것과 더불어 인터넷과 모바일에 친숙한 소비자들의 성향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가이드 투어를 비롯해 명소 입장권, 교통패스, 액티비티 및 현지 문화 체험까지 다양한 체험들을 제공하며 520개의 도시에서 1만 3020개의 투어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의 주된 특징 중 하나는 사용자의 후기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으로 작성된 후기들을 통해 여행의 품질을 체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마이리얼트립에 작성된 후기는 18만 여 건에 달한다.


에어비앤비 트립-'방콕 시내 자전거로 둘러보기', '방콕 길거리 음식 체험'

앞서 언급했듯, 방콕은 처음 방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방콕 유명 관광지 방문'과 '방콕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 두 가지로 선정했다. 때문에 에어비앤비 트립도 그 목적에 부합하는 '방콕 시내 자전거로 둘러보기'와 '방콕 길거리 음식 체험'을 선정했다. 에어비앤비 트립의 경우, 현지인이 제공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때문에 현지어 혹은 영어를 모른다면 투어를 참가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참고로 필자가 직접 경험해본 두 개의 트립은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방콕 시내 자전거로 둘러보기(Jump in the Saddle and Go)'



방콕 시내 자전거로 둘러보기(Jump in the Saddle and Go)는 말 그대로 자전거를 타고 네 시간 동안 시내를 둘러보는 것이다. 방콕 유명 관광지인 '차이나타운',  꽃시장인 '빡크롱 딸랏', 이른바 방콕의 랜드마크로 일컬어지는 톤부리 지역에 위치한 사원 '왓 아룬'을 등 다양한 유명 관광지역을 둘러본다. 이외에도 거북이에게 먹이주기, 악어 구경하기, 점심식사 제공 및 짜오프라야 강 페리 입장권이 포함됐다.


트립 호스트는 방콕에서 여행업을 하는 네덜란드인이었다. 자전거를 타는 투어 말고도 태국 음식 만들기 등의 투어상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어찌 됐든 그가 직접 트립을 진행하진 않았고 그의 여행사에 소속된 태국인 가이드가 나를 안내해주었다. 공교롭게도 선택한 시간대에 나 혼자만 있었기에 가이드와 나, 단 둘이서만 거리를 누볐다. 하지만 이 점 때문에 이 트립이 방콕에서 경험한 서비스 중 최고가 됐다. 꽤나 궁합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앞에 주황색 상의를 입고 자전거를 탄 청년이 가이드다. 자전거를 타면서 촬영한 차이나타운의 전경.


가이드는 대학생이자, 프리랜서로 투어 가이드일을 하는 23살의 태국 청년이었다. 각 관광지에 대한 유창한 설명도 설명이지만 이에 국한되지 않고 같은 청년으로써 생각하는 고민들도 함께 공유했던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가족, 진로, 여행, 음식 등 다양한 사담이 오갔으며 이는 단순히 도시 명소를 독특한 교통수단으로 둘러봤다는 경험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이와 더불어 특별한 인연을 맺게됐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했다.  별점을 매길 수 있다면 방콕서 진행했던 세 개의 트립 중 가장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방콕 길거리 음식 체험(Bangkok Walking Food Journey)  


태국에서 지내던 2주가 채 되지 않았던 기간 동안 스스로에게 가장 놀랐던 점은 태국 음식에 대한 선호도이다. 통상 여행을 떠난 후 3~4일이 지나면 한국음식이 그리워지곤 했던 나였다. 하지만 태국에선 단 한 번도 그러한 현상(?)을 겪지 못했다. 때문에 자유여행 4일 차 즈음 경험하게 된 방콕 길거리 음식 체험(Bangkok Walking Food Journey)에 더욱 큰 기대를 걸게 됐다.


이 트립의 경우 가이드, 나, 대만 국적의 커플 그리고 미국 국적의 커플이 한 팀이 돼 식사를 진행했다. 태국식 오징어 구이, 태국인들이 아침에 즐겨먹는 빵과 연유, 온전한 태국식 저녁 그리고 디저트를 조금씩 맛봤다.

트립 내내 즐겼던 다양한 음식들.

일단, 개인적인 취향이 태국 음식과 굉장히 부합했기 때문에 제공된 음식들은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이외에도 태국식 음식 예절과 음식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곁들여져 좀 더 즐거운 식사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모든 투어가 그러듯 완전한 타인과 어울려 식사하는 것이 약간 불편했다는 점은 감수해야 할 몫인 듯하다. 아마 내가 혼자였기 때문이었을는지도.


이렇듯 에어비앤비 트립은 현지 가이드가 특별한 콘셉트를 잡고 진행하는 형태로, 일반적인 투어 프로그램과는 차별성을 두는 것이 특징이다. 여행지에서 단순 관광만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하길 원하는 여행객이라면 분명 메리트가 있는 상품들이 즐비하다.


마이리얼트립-왕궁사원 둘러보기

아유타야 사원을 둘러보기 위해 마이리얼트립을 신청했다. 하지만 집결장소인 수쿰윗 지역의 교통체증이 무척이나 심해 5분 차이로 아유타야 사원 투어를 놓치고 말았다. 투어 공급 여행사는 태국 현지에 위치한 한인 여행사로 추정된다. 전화를 걸자 친절하고도 차분한 한국인 직원 분이 응대해주셨다. 대략의 사정을 전하자 무척이나 감사하게도 같은 날 오후에  진행될 '왕궁사원 둘러보기' 투어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해주셨다.


시간에 맞춰 집결장소로 향하자, 한국어를 할 줄 아는 태국인 가이드 한 분이 나와계셨다. 혼자만 투어에 참가하는 듯했으나 두 명의 고객이 왕궁에서 함께 합류할 것이라 말해 별생각 없이 차에 올라탔다. 왕궁에 도착했지만 합류하고자 했던 두 명은 개인적으로 참석하지 못했고 결국 나 혼자만 가이드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됐다. 에메랄드 사원 및 왕궁으로 유명한 '왓 쁘라깨오'와 톤부리에 위치한 새벽 사원 '왓 아룬'을 방문했다. 왓 아룬은 앞서 진행한 자전거로 방콕 시내 둘러보기에서 방문했었지만 왓 쁘라깨오는 처음이었다. 후덥지근한 더위와 온 나라에서 모여든 가늠할 수 없는 수백 명의 관광객 때문에 숨이 턱턱 막혔지만 긴 왕족의 역사만큼 그 웅장함과 화려함을 자랑하는 사원과 왕궁의 모습은 나무랄 데 없이 멋졌다.

에매랄드 사원 '왓 쁘라깨오'


하지만, 이러한 멋진 풍경을 목도했음에도 이 투어는 내 인생 최악의 투어로 남았다. 바로 가이드 때문이었다. 애초에 출발할 때 그는 끝나고 왕궁에서 자신은 현장 퇴근을 해도 되냐고 물었다. 뭐, 개인 사정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러라고 했다. 그날 밤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집결장소였던 아속역에서 저녁 요기를 하고 택시를 잡아 공항을 갈 예정이니 무사히 데려다만 준다면 상관없다고 전했다. 투어를 끝마치고 팁을 전해주면서도 두세 번 신신당부하였다. 그럼에도 그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벤을 타고 돌아가길 한 삼십 분, 한국어는 고사하고 영어도 되지 않는 드라이버가 '어이'하며 수화기를 건넸다. 어리둥절한 마음에 수화기를 귀에 갖다 대니 가이드였다. "손님. 차가 많이 막혀서 여기서 내리세요. 드라이버 분이 막힌데요." 맙소사, 이름도 모르는 낯선 곳에 다짜고짜 내리라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이드의 의도는 내리라고 했던 BTS역이 바로 수완나폼 공항으로 향하기 때문에 상관없다 생각했던 것 같다. 또, 투어 끝나는 시간이 퇴근 시간대와 겹치니.. 겸사겸사 나를 그곳에 내리게 하려 했으리라. 하지만 앞서 말했듯 짐이 너무 많았고, 애초에 아속역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택시를 타고 편히 공항을 갈 생각이었다. 이런 나의 의도를 분명 여러 번 정확히 전달했다.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기에 가이드에게 컴플레인을 걸 것이라고 통보했다. 그러자 그는 그러지 말아달라고 사정했다. 하지만 이미 상해버린 기분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고 다른 고객이 이런 피해를 당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결국 불편한 마음으로 여행사에 컴플레인을 걸 수밖에 없었다.


가이드의 실책으로 여행사 측에서 제공한 호의가 빛이 바래져버렸다. 모르는 곳에 버려둔 것이 가장 최악이었지만, 궁극적으로 이 모든 사태는 가이드의 부족한 한국어 실력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투어를 진행할 때도 왕궁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으면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가 제공하는 설명들도 죄다 달달 외워서 하는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태국인들에게 라마 5세는 어떤 의미를 갖는 왕이죠?"라고 물으면, "지금 왕 여기 안 살아요."라는 식의 동문서답이 여러 번 반복되자 나는 질문을 멈췄었다. 그저 완벽한 사진 스폿이 나오면 "사진, 여기 잘 나와요. 사진."이라는 문장이 내가 그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어쩌면 그렇기에 그가 일부러 나를 낯선 곳에 버려둔 건 아닐 거란 짐작이 든다.


결국 플랫폼이다

이렇게 신나게 직접 겪은 트립들을 설명했지만 분명하게 해두고 싶은 건 마이리얼트립이던, 에어비앤비 트립이던 두 서비스 모두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즉,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매개체로써 공급자가 제공하는 투어의 품질에 대해 플랫폼이 모두 책임을 질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픈마켓에서 의자를 구매했는데 바로 산 의자가 앉자마자 부러져도 그것이 오픈마켓의 온전한 책임은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해두고 싶다.


특히나 여행상품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사람이 제공하는 서비스로써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다. 비록 태국에서 경험한 마이리얼트립 서비스는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이 경험 때문에 마이리얼트립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지 않을 건 아니다. 언젠가 또 다른 국가를 방문하게 된다면 그때도 에어비앤비 트립과 마이리얼트립을 같이 이용할 생각이다. 그때도 지금처럼, 후기를 남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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