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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뇨리따 Oct 06. 2017

당신은 어떤 사람과 일하고 있나요?

난기류 속 화염에 휩싸인 의문의 K. 누구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요즘 한참 

'나는 어떤 사람과 일하고 있는가'

'나는 앞으로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할 것인가'

'나는 이제 어떤 자세료 일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내가 속한 팀은 소위 말하는 여성여성함의 난기류가 흐르는 곳으로 

아직 정확히 확인된 바는 없지만(현재 1차 피해자만 발생) 한명을 미워하고, 그 미워하는 마음이 모여 나머지가 똘똘 뭉치는 형상을 구현해내고 있다. 

사실 같은 팀이지만 아웃사이더를 자초하고 있는 나는 이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쉬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친구 팔짱을 끼고 화장실로 향했던 5~6명의 여자아이들이 생각나곤 한다. 시간이 지났고, 나이의 앞자리는 수십배 커졌지만 누군가의 노랫말 속 '돌고도는 인생사'처럼 우린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편하게 살려다가 거지꼴 못면한다

편하게 살아보려했다. 어떤날은 그들의 말에 장단도 쳐주고, 오랜 내 마음속에 버려진 껌딱지를 다시금 긁어내서 '누가 이걸 버려서 내 신발을 더럽게했냐'고 그냥 잊혀 보내버릴 수 있는 화제도 굳이 그들에게 꺼내보였다. 지금 생각하면 참 내 인생도 딱하다. 


깨달음은 예상치 않은 곳에서 오듯. 나 역시. 

조금씩 이상한 스멀스멀 올라왔다. 얼마전 팀내에 흐르던 난기류가 나를 덮치기 시작한 것이다. 평소 곰이라 불릴 정도로 나름 우직하게 일해왔지만 말이다... ㅎㅎ 



그래 남한테 부탁해서 뭐하겠어 내가 하고 말지. 기대하고 실망하는게 더 힘들어. 언제는 누가 도와줬나? 그래. 내 자리는 내가 만드는거지 그냥 즐겁게 하자   



이렇게 생각했던 나 역시 그 난기류를 피하긴 힘들었다. 기류에 불과했던 어정쩡한 기분은 점차 분노로 승화했고, 나는 화염에 휩싸였다. 그리고 화염과 난기류로 불규칙함이 팽배해진 그 곳에서 생명체를 만났다. 1차 피해 대상자인 팀원이었다. 내 눈에 비친 그 사람은 이미 수차례 화염에 가슴 정중앙이 뚫렸고, 조각난 영혼이 구천을 떠돌고 있었다. 


#나당연합군 결성

서로는 서로를 알아보는 법. 한번에 서로의 상처와 분노를 알아본 두 사람은 빠르게 연합모드에 들어섰다. 그도 그럴것이 난기류를 알아보고 도망간 사람이 대다수인데... 갑작스런 수직류에 두 사람만 미처(?) 피하지 못한것이다. (라고 둘만 생각하고 있다...) 


치솟는 동지애에 두개의 입과 네개의 손은 쉼 없이 움직였다. 두개의 시나리오가 합쳐졌으니 얼마나 이야기가 차고 넘치겠는가 껄껄껄껄... 그렇게 두명의 잔다르크는 이야기 성을 쌓으며 적진을 향해 미세한 비비탄을 날렸고 적의 배수진에 조그마한 기스라도 내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정확히 말하면 애를 쓰고 있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처럼 말이다.


#누구와, 어떻게 일할 것인가

1. 어떻게 일할 것인가  - 공중부양 권법.

난기류가 온몸을 감싸는 이 순간 내 선택은 공중부양이다. 허망하다 못해 미간에 굳은 살이 잡힐 결정일지 모르겠지만 일단 흙'토'에서 발을 떼보기로 했다. 지금 이곳이 아닌 집중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자. 그 일을 재밌게 해보자. 그러다 보면 언제, 어디에선가 방법이 보이겠지? 


2. 그렇다면 누구와 일할 것인가 - 난기류는 피하자.

일단 난기류는 피할 수 있다면 피해보자. 

단 하나의  고민은 내 몸하나 챙기기 어려운 이 척박한 회사 모퉁이에 난기류 한가운데 만난 내 팀원과 함께 가는게 맞을까? 서로 웃으며 떠날 수 있을 때 헤어지는게 맞을까. 분명 추석 당일에 달을 보며 그래 같이 가보자라고 생각했지만, 나도 그저 평범한 휴먼이기에 계속 망설여진다. 


어찌 할것인가~ 침몰하는 배라도 함께 타는게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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