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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준 Aug 21. 2021

#2. "일본군 '위안부'를 뭐라 불러야 할까요?"

일본군 '위안부' 명칭에 대해 학생 한 명이 물어왔다.

"선생님은 일본군 '위안부'라고 할 때, 따옴표를 붙이셨는데, 뭐라 불러야 맞다고 생각하세요?"


언젠가 강제동원 문제 관련 시민단체 간부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간부는 '성노예 피해자'란 표현을 썼다. 그리고 간부 피셜로는 요즘엔 그 명칭이 좀 더 보편적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으나, 또 생각을 말했다가 귀찮은 오해가 생길 수 있어 따로 얘길 하진 않았다. 그러나 굳이 학생이 물어 보았을 땐, 아무래도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일본군 '위안부', 성노예 명칭하고 둘 다 쓰이는 듯하다.
나는 일본군 '위안부' 명칭이 지금으로선 적절하다고 보는데? 일단 당시에 쓰여진 역사적 용어라서 그런 것도 있어. 그리고 다른 이유도 있지. 전시에는 분명 일부 병력의 일탈이나, 지휘관의 묵인 혹은 허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례가 분명히 많이 있었지. 그런데 일본군 '위안부'처럼 국가나 군이 제도로 만들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마도)그게 유일한 사례였을 거야. 그러니깐 '위안부'라는 말은, 다른 것이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전쟁 시기에 존재했던 바로 그 일을 가리키는 단어지. 그 시기 일본이 저지른 전시 성범죄라는 걸 바로 떠올릴 수 있기도 하니깐.

다만, '위안부'라는 명칭이 옳다곤 할 순 없겠지. 아까 수업 때 배웠던 것처럼 강제동원인데, 그 할머니들이 '위안'하러 간 건 아니잖아. 근데 그걸 대체할 만한 용어가 없어서, 내 생각엔 '덜' 나쁘다고 생각해서 '위안부'라고 쓰는 거야. 더 좋은 용어는 생각해 봐야지.

'성노예'라는 표현 말인데. 나 같으면 '위안부'라는 말보단 그 말이 더 끔찍할 것 같거든? 물론 '위안부'라는 말은 어느 정도 개인의 자유가 있었다는 느낌이 있어 꺼림칙하지만, '성노예'라는 건 말 그대로 인간도 아니란 느낌이 있는 말이잖아. 그 말이 충격적이라서 싫어하는 할머니도 있더라고(찾아보니깐 이용수 할머니였다). 근데 일본이 할머니들 자유를 빼앗은 나쁜 짓을 저지른 건 마찬가지고.

역사적 사실을 어느 하나의 용어라고 보는 게 쉽지 않아. 나는 '위안부'라는 단어를 쓰기보단, 굳이 그 사실을 표현한다면, 일본군 '위안부'라고 불리면서 '노예적 조건'을 강요받았다 라고 하는게 낫지 않나 싶다. 할머니들을 '위안부'니, '노예'니 하고 부르는 것보단, 길어도 그게 낫지 않나 싶어. 대신 불편하지. 한번 스스로 잘 생각해 봐. 어떤 용어가 좋을지. 좋은 생각 나면 한번 알려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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