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사 기록하기로 다짐하는 여행기
단순히 일기적 기능만 하는, 나 어디 갔다왔다는 인스타그램식, 네이버 블로그식 여행기 외의 여행기.
누가 보고
"당장 비행기표 끊고 싶은 여행기"라는 것이 가능할까.
여행 작가라는 말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화보집인지 여행기인지 경계가 모호한 책들을
펄럭 거려왔었지만 그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았다.
그러니까 독자가 화자의 시점에 폭 빠지기 제일 어려운 것이 여행기 인것 같았다는 말.
누군가에게는 생을 마감할 순간, 강렬한 잔상으로 남을 것만 같을 무지막지한 기억인데도,
읽는 내게는,
그래서 여기를 어떻게 이해하란 말인지 막연하고 어려웠던 여행 에세이류의 책들. 이사할 때마다 한 박스씩 이별을 고하던 그것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여행기는 필요하다.
어디가면 뭐가 있다는, 생생정보통 같은 네이버 지식인 정보 외에도, 그냥 여행 이야기가 좀 필요하다.
'왜 그곳이었는지, 그 곳에서 어땠는지' 궁금해서라고.
그래서!
과감히 도전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이대로 살다간, 나는 외로운 독거노인일 것이고,
인생 사는 낙이라고는, 추석 연휴에 몇 안되는 휴가 붙여 여행 가방을 꾸리는 일만 남았던데, 그나마도, 무릎 아프단 타령 없이 고이 다닐 날은 열 번 정도 남은 것 같아서, 무서워져서 부랴부랴 시작부터 질러 두기로 했다!!
다만, 목표의식은 좀 구체적으로 갖고 시작하겠다!
이번 여행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일주일 시리즈를 시작으로, 굳이 퇴사를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일주일 여행기'를 계속 써보겠다는 말!(마음을 먹고 나니, 작년 추석을 보낸 동부 캐나다, 재작년 추석을 보낸 시카고, 등등 주절 거리고 싶은 일주일 시리즈가 넘실대지만, 일단 모든 것을 리셋하고 멋지게 시작해보기로!)
그럼, 모두 1주일 휴가를 계획하면서 내 글을 뒤적일 날이 오길 바라면서...
이 책의 타켓 독자층은, 직장 다니며 여행을 다닐 생각에 혼자 실실 웃는 (노)처녀 싱글들이며,
이 책의 목표 의식은, 그들이 네이버 블로그에 올라오는 단편적인 일기글, 유랑 카페에서 올라오는 생활의 달인 같은 단편 지식 제공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굳이 이 장소를 선택하고,
최선을 다 해본 나를 보고,
내가 그 곳에서, 걷는 동안, 먹는 동안, 누운 동안 느낀 모든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받아
내가 만족한 만큼 매혹당해 꼭 같은 행선지에 초대할 수 있는, 감정적인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다.
물론, 실패한 여행이 될 수도 있지만.
일단 비행기 뜨기 전에는 긍정적인 생각만 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