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일차 인생 첫경험이다. 청양고추를 그려본 것, 34일간 매일 그린 것, 그린 것을 공개하는 것도..
어렸을 때도 그림에 대한 기억이 없으니 얼마나 초보인지 말 다했다. 그림은 내가 전혀 모르는 세계라서 다가갈 때 용감해지고 매일 새롭다. 그림자를 그려넣을 때는 쾌감이 있다. 종이에 바짝 붙은 죽은 사물을 일으켜 비스듬히 눕혀놓는 작업이다. 그림자는 빛의 반증이고 빛의 반사로 청양고추가 내 앞에 존재한다. 인생의 이면을 헤아리게 되면서 주어진 삶을 수용하는 법을 배웠다. 새소리를 들으려면 먼저 침묵하고 고요를 들어야한다. 그림자가 있어야 사물의 존재가 뚜렷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