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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Aug 29. 2021

1일1드로잉

들장미

#44일차

새벽부터 장대비가 내렸다. 길가 나팔꽃은 모두 떨어졌는데 들장미는 굳건히 피어있었다. 이래서 외로워도 슬퍼도 안 울고 참고 참고 또 참던 캔디를 들장미 소녀라고 불렀나 보다. 초등학생 때 만화광인 친구 집에 놀러 가 캔디 전집을 읽었던 추억이 있다. 친구네는 1980년대 유행하던 양옥집이었다. 다락방에는 삼면 벽을 따라 황미라, 원수연, 신일숙, 강경옥 등 그때 유명했던 만화가들의 전집이 꽂혀있었다. 우리 집에서 만화책은 등짝 스매싱당할까 숨어서 봐야 했는데.. 취향을 존중해주고 꿈의 환경을 만들어준 친구의 부모님이 그저 신기했다. 친구에게 만화책을 빌려보려면 조건이 있었다. 그 아이가 좋아하는 뉴키즈 온 더 블록 공연비디오를 함께 보고 수다를 떨어줘야 했다. 5명이 결성된 사연에 같이 열광해주고 댄스를 따라 하는 친구의 춤선을 진지하게 감상하고 평가해줬다. 그렇게 빌려온 캔디를 이불 뒤집 어쓰고 몰래 읽으며 숨도 안 쉬는 몰입감으로 울다가 웃다가 가슴 벅차다가 다음 책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궁금해서 잠을 못 자며 읽었다. 그런데 빵모자에 킬트를 입은 알버트 아저씨가 동물친구들에 둘러싸여 백파이프 불며 언덕에서 등장하고 캔디가 달려가 안기던 결말이 참 마음에 안 들었다. 테리우스와 연결되길 바랐는데.. 무대 조명이 떨어져 수잔나가 구해주는 바람에 어긋난 운명의 장난을 보며 진짜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을 거란 예감을 갖게 되었다.

괴테의 시 <들장미>는 슈베르트의 가곡으로 재창조되었다.

괴테와 슈베르트 동시대에 활동했다.

1800년대 초 조선은 정조 시대였다.

유럽은 우리와 정서가 많이 달랐구나!

https://youtu.be/aUtf2ZHDU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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