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을 하는 자 만이 맡을 수 있는 냄새

by Reeh

관광공사 비정규직으로 7년 차에 한 달 내에 해고 통지를 받고

어느 토요일 오후

매일의 일상이 회사와 미래에 대한 공부 자기 계발 벨리댄스강사를 위한 강의 준비 싱글맘여동생의 조카 만나서 놀기 골든레트리버 같은 남자친구와 데이트 들로 넘쳐흐르는 일 일 일이 하루아침에 다 정리되고

맞이하는

텅 빈 밥숟가락 같은 시간이

저녁이

입에 넣었지만 이빨에 빈 숟가락 바닥이 긁히는 소리만 나는

텅 빈 저녁이

선 낮잠을 깨니

기다리고 있었다.


그 냄새.

청소년기에선가 맡았던

초여름의 풋내가

봄의 머리카락에서 떨어져 바람에 일렁이다

다시 불혹이 넘은 내 코에 스친다.

30년 만에 다시 맡아보는 이 향기.


평생 다시 맡아볼 줄 몰랐던

그 존재 자체를 까맣게 있고 있었던

그 냄새.


네가 살아있어.

라고 말해 주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문체부산하 관광공사의 1330 통역안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