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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팍 Mar 31. 2017

태어나줘서 고마워

니나팍과 딸 은둥이의 이야기 8

딸이 잠든 얼굴을 보면

하루동안 

내가 했던 잔소리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씻었니?

준비물 챙겼니?

숙제 다 했니?

장난감 치웠니?

옷은 세탁기에 넣었니?


이 수많은 물음에

딸이 명쾌하게

'어!'라고 한 적은 별로 없다.


그 때부터 내 잔소리는

제곱에 제곱을 거듭하며

딸에게 퍼부어진다.


'내가도대체몇번을말했는데맨날똑같아

매일같은말을말해줘야너는알아듣는거니

대체언제까지내가똑같은말을반복해야

알아서할수있는거니응다른애들은벌써다하던데

엄마도이제입이아프다입이아파그만말하고싶어

제발알아서좀잘하자!!!응???'


이 수많은 잔소리들을 들으며

딸 은둥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렇게 건강하게

내 옆에서 쌔액쌔액 숨쉬며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사실 너무나 감사한 일인데.


나는 그걸 매일 까먹는다.


네가 태어난걸
매일매일 축하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일부터는 살도록 할게


(이 약속이 얼마나 지켜질지 

엄마는 사실 잘 모르겠다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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