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일지) 장편소설이 야기한 광증
미칠 것 같아!
작업 중에 광증이 도져서 써내려간 욕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능하면 읽지 마세요.
장편소설가는 제정신이 아니라는 글을 본적이 있다. 장편소설가가 쓴 에세이였던가. 손에 꼽기도 힘들만큼 많은 장편소설가들이 그렇게 말했다. 어렸을적부터 미친사람들에게 호기심이 있어서 였을까, 나는 스스로를 미치광이라고 선언하는 사람들이 웃기고 궁금했다. 어느정도는 작가들의 자의식과잉으로 인한 호들갑(말이 심한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하하..하하..하... 작년 초부터 써내려가던 장편소설하나로 매일매일이 고통과 기쁨의 불구덩이에 살고 있는 지금, 장편소설가=미치광이 이공식을 정확하게 이해했다. 내가 미쳤다는 건 아니고, 미칠것 같다는 뜻의 현재진행형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썼다가 지웠다가, 자학도 했다가, 이게 맞나 싶어서 써놓은 걸 읽다가 얼굴이 시뻘개지기도 하고,, 후딱해치우고 싶지만 그게 안되니까 다시 키보드에 손을 올리는 일을 5시간째 반복중인 지금! 나는 미칠 것 같다! 어떻게든 글을 쓴다는 느낌을 얻기위해 이런식으로 감정을 배설하는 글을 쓰지만, 이것마저 미치광이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 있는 것만 같다..
나는 여태껏 많은 소설들을 나름의 결말을 맺어서 퇴고 했다. 지금와서 둘러보면 그 소설들은 원고지 500장이 조금 안되는 단편들이었다. 그 이야기들은 단순하고 명료해서 쓰는 순간이 진실되게 즐거웠다. 떠오르는대로 씹어서 뱉어내면 적당히 이어지고, 인물들도 적당히 성장했다.
단편을 쓰다보니 주인공을 더 적극적으로 성장시키고 싶어졌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인물들과 만나야 했다. 시련도 필요했고,, 내 팔자에 없는 빌런도 만들어야했다.(필자는 빌런이 없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시련도 3단계로, 수많은 작법서가 이끌어준대로 주인공을 높디높은 나무까지 끌어올린다음 제멋대로 등을 떠밀어 버리는 플롯도 완성했다. 그런데도 미칠것 같다!!! 할 수 있는 내에서 모든 준비가 된것 같은데도 이렇게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니? 글의 분량은 늘어가는데, 주인공은 아직도 이모양이꼴이다! 쓰면서도 이 장면이 꼭 필요한지 모르겠다!! 내가 모르면 누가아는가? 나는 그것도 모른다!!!!!!
심지어 장편은 글을 쓰는 호흡도, 기간도, 단편의 배에배에배는 걸리니까 이글을 처음쓰던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너무 다르다!!! 어느정도냐면 이야기의 주제의식이 흔들릴정도로!!!!으악으가응각악악악아가악아가악!!!
장편소설이란 어디에 털어놓아도 온전히 내가 선택하고 해결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 사실이 이렇게나 미칠것 같다니.. 소리라도 왁왁 지르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성격도 아니라서 브런치에나 키보드를 놀리는 나라니...
지금 쓰는 이야기로 말하자면 원고지600매를 넘기는 시점부터 나를 돌아버리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까지... 힘들 일이냐고... 소설가들이 왜그리 소설이 아닌글도 많이 쓰나 했더니, 다들 이런 시간에 짬짬히 배설한 글을 모아내는 걸까...
어떤 때는 아~ 못먹어도 고. 묻고 따블로 가진 못해도 그냥 킵고잉. 이러지만 어떤 때는 아니 이게 맞냐고... 누가 틀렸다고 한마디만 해주라... 싶은 날도 있다. 그렇다고 이걸 포기하자니 평생 마음에 짐이 될것같고, 어떻게든 얘들이야기를 끝내주고 싶은데.. 씨이발
악!악악!!악악악!! 광증이 도지는데도 키보드 앞을 떠날수가없다. 시발
브런치에서는 고상한 척 해야할 것 같아서 이런글을 올린적이 없었는데.. 이젠 이모저모 가릴 처지가 아니게됐다. 읊어내자면 끝도 없이 제자리 걸음하다가 발밑에 구덩이도 못보고 엎어지는 기분이랄까. 대작을 쓰려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사회문제를 말하고 싶은것도 아닌데. 이야기속 인물 몇명을 성장시키는게 이렇게.. 이렇게나 어렵다. 길복순씨가 말했던가. 사람을 죽이는 건 쉽고, 키우는게 어렵다고. 그래.. 그런듯하다.. 내 광증이 커져서 어떻게든 이 이야기를 끝내고 싶다면 다 죽여버리고 끝내면 될테니까....... 그런데 어떻게 그러나..
잘... 끝내고 싶으니까... 이지랄 떠는 거지.... 씨이발.......... 나는 너무 바보 같고... 글쓰기는 하면 할 수록 어렵다.... 젠장............ 바보같은 나.. 멍청한나... 그런데도 욕심내는 나.....
내가 읽은 수많은 장편소설 작가들에대한 경외심과 공포심이 차오른다. 미치광이가 아닐 수 없다..
돈키호테라는 사내가 있었다. 그는 싸웠고, 승리했다. 해피엔딩~!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니..시이팔...
다시 쓰러간다....시이팔